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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IS에 그토록 큰 관심을 가지는가?분노, 관음증, 그리고 동경?, 막장 캐릭터를 만들어낸 막장의 현실을 보자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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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4.10  23:2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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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필자가 참가한 IS 관련 토론회에서 한 청중이 IS에 대한 논의가 국민의 안전문제에 치중된 것을 비판하면서 이라크 파병 등 다른 관련 사항도 고려해야 한다는 의견을 개진했다. 실제 IS가 점령한 이라크 북부 지역은 과거 한국군이 파병을 검토했던 지역이며 해외 자원개발의 목적으로 막대한 금액을 투자하였고 앞으로도 투자될 지역이다. 이러한 측면은 IS에 합류한 김 군과 같은 사례가 다시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만큼이나 중요할 수 있다. 

그러나 청중이 요구한 차분한 대응은 연일 언론이나 SNS를 통해 전해지는 IS의 엽기적인 행태 앞에 무력해지고 만다. 전쟁포로나 민간인 학살, 수니파나 아랍인이 아닌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인종청소, 동영상에 공개되는 인질처형, 잔인한 처형방식, 요인암살, 언론인테러, ‘문화청소’라고도 불리는 문화유적 파괴와 유물 약탈, 점령지역에 이슬람법을 적용한다며 자행하는 사우디적인 행태. 

우리는 이 전대미문의 악의 존재 앞에 압도당하고 있다. 정확히 말하면 전대미문은 아니다. 이들의 행태는 독일의 나치, 한국을 점령했던 일본,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르완다 내전, 그리고 더 직접적으로는 이라크를 점령했던 미군들에게 봤던 ‘데자뷰’인 것이다. 또 다른 예를 찾기도 그리 어렵지는 않다. 적어도 근대 이후 인류는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전례를 만들어냈다.

IS(Islamic State, 이슬람국가)는 극단적인 이슬람주의 단체로서 2014년 중반 이후 이라크 중북부, 시리아 중북부 지역의 도시들을 장악하고 있다. 이 IS가 얼마 전부터 한국사회의 핫 이슈가 되었다. 무엇보다도 우리 젊은이들이 IS라는 악에 현혹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실제 한 청년이 IS에 합류한 것 같다는 언론보도도 있고 하니 공연한 걱정은 아닐 것이다. 청년들도 마찬가지이다. 필자가 지도교수인 토론동아리 ‘지양’은 실용주의적인 시대의 흐름을 거스르는 기특한 동아리이다. 이번 학기 계획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학생들이 다루고 싶은 주제에 대한 얘기가 나왔다. 그중 하나가 IS였고 학생들은 다른 무엇보다도 큰 관심을 보였다. 미디어와 정치, 불평등, 썸, 동성애, 노인의 성 등 그간의 주제들이 생각났다. 학생들의 관심이 국내 문제에 국한되어 있다는 나의 아쉬움도 생각이 났다. 그래서 학생들이 국제적인 이슈를 떠올린 것에 잠시 만족스러웠지만 이내 의문이 생겼다. 이 관심은 어떤 성격의 것이지? 어디에서 오는 것이지? 비판인가, (설마) 동경인가? 

누구나 관심을 가지는 소재이기는 해도 청년들의 IS에 대한 관심은 남다른 배경이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잠도 잘 못 자고 순위경쟁에 시달리는 극한의 조건에서 살아온 짓눌린 이들에게 칼리프제도의 복원을 운운하며 강대국과 맞짱을 뜨자는 중동의 이단아들은 급이 다른 존재로 보일 수 있다. IS와 같은 이슬람주의자들의 전통적이고 도덕적인 면모가 누군가에겐 긍정적으로 비칠 수도 있다. 물론 이러한 동경보다는 저열한 모습에 대한 분노가 훨씬 강할 것이다. 그럴 리는 없지만 많은 사람이 우려하듯이 몇백 불의 돈, 여자, 집을 준다는 식의 IS의 다소 싼 티 나는 유혹에 빠지기에는 한국의 경제 수준이 너무 높다. 단순한 흥밋거리나 관음증일 수도 있다. 프랑스 학자 보드리야르는 사람들이 교통사고와 일기예보에 남다른 관심을 가지는 이유를 이제는 더 이상 혁명도 진보도 일어나지 않는 현대사회의 정체로 설명한 바 있다. 즉 이 두 현상은 지루한 현실과 달리 예상할 수 없고 매번 새로운 변화와 충격을 가져다준다는 것이다. 실제 우리는 그 어떤 뉴스보다 비행기 추락, 내전, 테러, 홍수, 태풍, 폭설 등에 눈길을 돌린다. IS가 저지르는 엽기가 주는 매력이 이보다 못하지는 않을 것이다.

우리의 관심이 어떤 성격의 것이든 한 가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IS를 주연으로 해서 연출되는 중동의 극단적이고 엽기적인 장면의 배경에는 수십 년, 아니 백 년이 넘는 일그러진 역사가 존재한다. IS에 대한 관심은 이 막장 캐릭터를 만들어낸 막장의 현실, 그리고 이 현실의 주연배우들에 대한 관심으로 확장되어야 할 것이다.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이 아니라 달을 바라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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