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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독교 암굴교회의 메카, 카파도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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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9.25  18:2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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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 기독교의 동방전파의 흔적

기암괴석으로 유명한 카파도키아는 실크로드에서 돈황과 더불어 유서 깊은 종교 유적지다. 터키 중앙부에 펼쳐져 있는 아나톨리아 고원지대에 자리 잡고 있는 이 지방은 히타이트 시대부터 교역로의 요충지로 번영했다. 4세기부터는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 수도사들이 응회암에 동굴을 파고 살기 시작했다.

그들은 외부의 적으로부터 신앙을 지켜내며 동굴 내의 천장과 벽에 귀중한 프레스코화를 많이 남겨 놓았다. 동굴교회의 프레스코화를 많이 볼 수 있는 괴뢰메 야외박물관이 볼만했다. 전체적으로 트라브존에 있는 쉐밀라수도원의 성화보다 우수하지는 않았지만, 종류는 훨씬 더 방대했다. 괴레메 계곡에는 30개가 넘는 암굴교회가 있으며, 이 교회들은 대부분 5~13세기에 만들어졌다고 한다.

 인상적인 교회는 원시적인 기독교 성화가 그려진 엘마르 키리세(애플처치)였다. 여러 가지 물감을 사용하여 성서 내용을 그린 정교한 성화보다 갈색 단선으로 그린 초등학생이 그린 것 같은 성화에 더 마음이 갔다. 장욱진 화백의 그림처럼 천진하고 순수한 그림들이다. 카란르크 키리세(어둠의 교회)는 특히 보존 상태가 좋아서 그리스도상과 수태고지, 세례식, 최후의 만찬 등 선명한 색상의 프레스코화가 인상적이었다. 유란르 키리세(뱀의 교회)에는 성 그레고리가 뱀을 물리치는 벽화가 그려져 있다.

불교 석굴과 비슷한 주위 환경

우흐라라 계곡의 절벽에 있는 암굴교회는 신장지역의 불교 석굴이 조성된 주변 자연환경과 놀랄 정도로 비슷했다. 이런 유사성으로 살펴볼 때, 불교 석굴이나 교회를 만들 당시에 실크로드를 따라 오가던 사신들이나 상인들, 종교인들, 일반 여행자들에 의해 상대방의 신앙생활이나 종교시설의 건축기법, 벽화 기법 등이 전달되었을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특히 불교와 기독교 사회의 중간에 자리 잡은 터키와 아르메니아, 그루지아(조지아)나 이란에 있는 수도원이나 기독교 교회에서 그런 흔적을 자주 볼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아시아인을 닮은 예수와 성모 마리아를 들 수 있다. 카파도키아에 있는 한 동굴교회에서는 간다라 지역의 부처 얼굴을 닮은 예수 얼굴도 보았다. 이란 이스파한에 있는 아르마니아교회에 가면 아시아인의 얼굴을 한 예수와 제자들을 묘사한 비슷한 부조 조각을 볼 수 있다. 또한, 벽화의 얼굴들이 서양인이 아니라 아나톨리아 터키인의 얼굴이다. 이건 로마 가톨릭과 동방 정교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이 두 기독교가 분열된 근본적인 이유는 지리적 요인과 교리 해석의 차이, 교회 장식에 관한 견해 차이 등 여러 가지가 많지만, 이런 사람 얼굴의 차이 등 외면적인 차이도 동서교회의 분열에 일정 부분 작용을 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후라라 계곡에서는 불교가 여기까지는 전달되었다는 확실한 증거를 찾아볼 수 없었다. 이 계곡도 이란 페르세폴리스 부근에 있는 로스탐 암벽 무덤 유적처럼 수십 미터가 넘는 수직 절벽이 즐비한데도 불구하고, 불상을 새기거나 불화를 그린 흔적을 전혀 찾을 수 없었다. 저렇게 좋은 평평한 자연 절벽을 불교도들이 그대로 놓아둘 리가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불교 석굴을 만들 때 가장 중요시하는 수량이 풍부하고 깨끗한 계곡 물까지 있다. 돈황석굴과 베제리크석굴, 키질석굴, 용문석굴, 병령사석굴, 낙산대불도 모두 앞에 강이나 하천이 흐르는 바위 절벽에 조성되었다. 폭이 좁은 계곡 절벽에 조성된 병령사석굴이나 베제클릭석굴과 자연환경이 가장 비슷했다.

신비에 쌓인 지하도시

카파도키아에는 지금까지 36개의 지하도시가 발견되었다. 그중에서 관광객들에게 개방되는 곳이 데린쿠유, 카이마크리, 웨즈코나크, 무쿠르, 웨렌테페, 궤뭬스켄트, 게르베리, 타크라린, 아시궬 등이다. 데린쿠유와 카이마크리가 인기가 좋다. 가장 인기가 좋은 데린쿠유와 카이마크리에는 약 4,000명이 거주할 수 있을 정도로 깊고 넓다. 이 지하도시는 7세기 말까지 초기 기독교인들에게 은신처, 거주지, 예배 장소를 제공했다. 그러나 기원전 400년경의 기록에도 나올 정도로 그 역사가 오래되었다.

이런 지하도시가 가능했던 것은 바위가 부드러운 응회암 성분으로 되어 있기 때문이다. 간단한 도구로도 쉽게 팔 수 있으므로 사람들이 굳이 지상에 집을 짓기보다는 동굴을 파서 거주지로 사용했다. 그러다가 전쟁을 피해 달아난 피난민들이나 이단 기독교 박해를 피해 동쪽으로 달아나던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인들이 거주지와 교회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암굴호텔에서의 하룻밤

암굴호텔에서 잤다. 이런 암굴호텔에서 자보는 것은 처음이다. 이스탄불에 있는 동방호텔 여행사에서 예약할 때 암굴호텔로 해달라고 부탁을 했다. 카파도키아 지역의 도시들은 바위를 파내고 지은 암굴호텔이 유명하니까 나도 한번 자보고 싶었다. 응회암 바위를 통째로 깎아 내고 지은 방은 좁지만 깨끗한 샤워실도 갖추고 있다. 벽과 천장을 온통 하얀색으로 칠해서 요술의 방 같은 느낌이 든다. 밤에 잘 때는 좀 추웠다. 마을을 내려다보는 전망도 좋고, 수영장도 있어서 여름에는 더 좋을 것 같다. 겨울 비수기라 나 말고 손님은 거의 없었다.

/고태규 (경영ㆍ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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