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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꽃 향기, 아침고요수목원 나들이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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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11.22  21: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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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아침고요수목원 입구 전망대에서 오색찬란한 국화와 단풍나무를 만날 수 있다.
   
▲ 2. 대한민국지도 모형을 본따 만든 하경정원의 풍경.
   
▲ 3. 아침고요수목원의 상징인 천년향은 세월의 흔적만큼이나 그 자태가 고풍스럽다.

아침고요수목원을 가기 위해 청평 버스터미널에서 버스를 기다렸다. 30분쯤 지났을까, 수목원행 버스에 승차하라는 안내방송이 들려와 탑승했다. 버스가 출발하자 건물들은 시야에서 사라지고 왼쪽 창문 틈 사이에는 녹수 계곡과 저 너머 새빨갛게 물든 운두산이 보았다. 햇볕이 내리쬐고 바람까지 선선하게 불어오니 놀러 가기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들었다. 20분쯤 지나자 관광객과 자동차들로 빽빽하게 늘어선 아침고요수목원이 보였다.

경기도 가평군 축령산 자락에 있는 아침고요수목원은 한국식 정원을 만들어 자연의 아름다움과 계절에 맞는 꽃과 나무를 심어 놓은 곳이다. 그래서 그런지 입구에 들어서자 화분에는 국화가 가득 채워져 있고 짙게 물든 초록색 소나무와 향나무들이 우뚝 솟아있다. 마치 알록달록한 색지로 감싼 종이로 만든 게 아닌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길은 여러 갈래로 나눠있어 안내책자에 따라 추천코스(고향 집 정원 - 산수경 온실 - 하경정원 - 서화연 - 아침광장)로 발걸음을 옮겼다.

초가집이 보이는 ‘고향 집 정원’을 지나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올라가면 꽃향기가 그윽하게 뿜어져 나오는 곳에서 발걸음을 멈췄다. 붉은색 벨가못, 푸른색 보리지, 유칼립투스 등 다양한 종류의 허브가 색깔별로 옷을 입고 있다. 허브 향을 따라 올라가면 국화를 전시해 놓은 ‘산수경온실’이 보인다. ‘산수경온실’은 각 계절에 맞는 꽃들을 전시해 놓고 11월 말까지 다양한 종류의 국화를 전시하고 있다. 안에 들어서자 관광객이 지나다니는 길을 제외하고 전부 국화꽃으로 장식되어 있고 가운데 조그마한 연못에서 물이 흐른다. 연못 맨 꼭대기에는 소나무가 푸르게 자리를 잡고 주변에는 노랑, 보라, 분홍색의 국화가 물길을 감싸 안았다. 연못 안이 궁금해 목을 쭉 빼서 연못 안을 둘러본다. 수 십 마리의 작은 물고기와 큼지막한 부레옥잠이 살고 있다. 때마침 졸졸졸 흐르는 물소리와 새가 지저귀는 소리가 들려온다. 자연과 동물이 함께 어우러져 자연의 소리를 만끽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온실을 나와 형형색색의 아스타, 맨드라미, 천일홍이 아름답게 펼쳐진 ‘하경정원’을 거쳐 ‘서화연’으로 향했다. 서화연은 4천 제곱미터 정도 되는 연못에 다양한 꽃나무, 멋스러운 정자가 함께 어우러진 모습이 아침 빛처럼 아름다워 붙여진 이름이다. 뒤로 몸을 돌리면 무지갯빛 단풍으로 둘러싸여 있어 낭만적인 풍경을 자아낸다. 서화연의 모습이 왠지 경복궁에 있는 ‘향원정’을 축소해 만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주변에 사는 식물들은 다르겠지만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을 나타내는 데는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서화연을 걷다 보면 낙엽들이 카펫처럼 깔려 있다. 낙엽을 밟자 사그락사그락 소리와 함께 발에 닳는 촉감도 부드러웠다. 가을 낙엽을 걷는 건 곧 겨울이 온다는 뜻이기도 해서 마음 한구석이 허전했다. 서화연 중앙에는 정자와 돌다리가 있는데 위험하단 이유로 개방하지 않아 아쉬웠다. 서화연을 지나 찻집을 지나면 한국정원이 보인다. 정원 가는 길에는 소나무, 향나무가 쭉 펼쳐져 있어 나무에서 향기가 올라온다. 나무 향기에 취해 걷다 보면 어느새 한국정원에 도착해있다. 정원은 한국 고유의 전통 기와집으로 꾸며져 있었다. 기와집에 들어서자 땡그랑 땡그랑 청명한 풍경소리와 국화 향기가 나를 반겨줬다. 집 내부가 궁금해 신발을 벗고 안방부터 부엌까지 둘러보았다. 안방은 선조들이 썼을 법하게 꾸며지고 부엌도 장작에 가마솥까지 갖춰 있어 옛 모습 그대로를 표현해놓았다. 경치가 매우 좋아 대청마루에 잠시 앉아 있으니 고향에 계신 할아버지, 할머니 생각이 났다. 몇 년 동안 공부한다는 핑계로 찾아뵙지 못한 것 같아 죄송스럽게 느껴졌다.

몸을 일으켜 잣나무가 무성하게 펼쳐져 있는 아침고요산책길로 들어선다. 산책길은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그녀는 예뻤다’에서 황정음과 박서준이 촬영했던 곳이다. 길에는 연보랏빛 벌개미취와 각종 야생화가 흐드러지게 피어있다. 잣나무를 가로질러 가니 피톤치드가 온몸으로 스며드는 듯했다. 산책길을 지나 자작나무가 쭉 펼쳐진 길을 가다 보면 푸른 잔디가 곱게 깔린 곳 아침광장이 나온다. 광장은 수목원의 중앙으로 넓은 잔디와 축령산의 풍경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다. 축령산은 오색찬란한 단풍들에 둘러싸여 있고 잔디밭의 넓게 펼쳐진 풍경에 속이 후련했다. 학기가 시작되면서 받았던 스트레스를 넓은 잔디밭과 시원하게 부는 바람으로 날려 버렸다.

드라마 속의 한 장면까지 구경을 마치고 출구로 나오니 벌써 2시간이나 지났다. 온 천지가 꽃과 나무들로 되어있어 지루할 것 같지만 전혀 그렇지 않았다. 처음 접하는 꽃들을 하나하나 구경하고 낙엽이 바람에 날리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가을이 가기 전 붉게 물들인 축령산과 형형색색의 국화꽃을 구경 해보는 건 어떨까.

/ 한귀섭 정치행정ㆍ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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