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교양
우리 학교 설립자 일송 선생 이야기 ④ 병원 경영의 선구자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6.05.28  12:35:11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 1970년 11월 한강성심병원 기공식에서 연설하는 일송.
   
▲ 1985년 1월 강동성심병원 기공식. 가운데가 일송, 그 왼쪽이 윤대원 현 일송학원 이사장. 사진 일송기념사업회 제공

독립 병원과 재단의 설립

1960년을 지나 산업화가 진행되고 사람들이 수도권으로 몰리자 시민들의 의료 수요가 크게 증가했다. 가톨릭 의대를 사직한 일송과 동료 의사들은 그 흐름을 읽고 독자적으로 병원을 세우려 했다. 그들은 서울 중구 필동에 종합병원을 세웠다. 일명 ‘필동성심병원’이었다. 필동성심병원이 순조롭게 운영되자, 일송은 영등포 쪽으로 확장을 생각했다. 그곳에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인구를 감당할 만한 변변한 의료시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동료들은 시기상조라며 반대했다. 이에 일송은 독자적으로 병원을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1970년에 일송이 세운 새 병원은 기공식을 가진 후 1971년 12월에 개원했다. 일송이 단독으로 세운 첫 종합병원이었다. 병원 이름은 ‘한강성심병원’이다. 이 병원의 설립이 한림대학교의료원의 기원이자, 우리 학교 재단의 출발이다. 한강성심병원은 서울 한강 이남에 건립된 최초의 종합병원으로서 영등포 뿐만 아니라 인근의 마포, 구로 일대를 아우르는 중심 의료 기관이 되었다.

한강성심병원은 개원 2년을 넘기면서 크게 성장했다. 1970년대 중반에 접어들면서는 직원들의 복리후생이 점차 갖추어지고, 병원 월보(月報)를 창간하는 등 병원 문화도 정착됐다.

1974년 4월에 일송은 한강성심병원을 기본으로 한 법인을 설립했다. 명칭은 ‘의료법인 성심중앙유지재단’이었다. 이름에 ‘중앙’이 들어간 것에는 사연이 있었다. 1970년 초반 중앙대학교는 의과대학 설립을 위해 필동 및 한강성심병원과 결연관계를 맺었다. 필동, 한강성심병원은 중앙대 의대의 교육을 맡았고, 일송은 중앙대학교 의무원장을 겸임했던 것이다. 의대 교육과의 두 번째 인연이었다. 그러나 이 관계는 1974년 말에 중앙대 측의 요청으로 소멸됐다.

병원의 확대

일송은 1970년대와 1980년대에 여러 병원을 설립했다. 1976년에는 청량리에 있는 서울동산병원을 인수했는데 이 병원은 동대문구 일대 시민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후 1999년 경기도 평촌에 한림대학교성심병원이 설립되자 이에 통합됐다.

1980년 1월에는 영등포에 강남성심병원을 설립했다. 일송의 세 번째 병원이자, 한강성심병원과 함께 영등포 일대를 대표하는 병원이 되었다. 네 번째 병원은 1984년 강원도 춘천에 설립됐다. 이 병원 설립은 우리 학교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다. 1982년에 우리 학교가 개교하고 의대가 신설돼 가까운 부속병원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큰 의료 기관에 가려면 서울 등지로 다녀야 했던 강원도 영서 지역 사람들의 불편이 춘천성심병원의 설립으로 크게 개선되었다. 1986년에는 강동성심병원이 개원됐다. 다섯 번째 병원이었다. 일송은 1990년대 초에 경기도 안양시 평촌에 새 병원을 구상했다. 그러나 1996년에 별세해 이 병원의 설립은 보지 못했다. 그 병원은 1999년에 한림대학교 성심병원으로 개원했다.

일송은 환자가 있는 곳에 병원이 찾아간다는 철학으로 병원을 설립했다. 그 정신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마리아나 의료원’의 운영이다. 일찍이 우리나라는 1960년대까지 미국, 가톨릭을 비롯한 해외 기관의 도움을 받았다. 1970년대 중반 일송은 일정한 기술과 자본을 형성했고 이제는 의료 여건이 더 어려운 곳으로 진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 대상을 굳이 국내에만 한정할 필요가 없었다. 일송은 미국과 한국 가톨릭 측의 부탁을 받아 1977년 1월부터 미국령 괌에 있는 마리아나 의료원을 위탁 운영했다. 한국에서 파견된 의사들과 현지 인력이 병원을 운영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미국 정부의 지방 장관에게 이관됐다. 마리아나 의료원의 운영은 공공 법인 차원에서 의료진을 해외에 진출시킨 첫 사례이기도 하다.

일송이 생전에 독자적으로 건립한 병원은 평안도 용강에 건립한 성심의원을 시작으로, 충청도 홍성의 성심의원, 한강성심병원, 동산성심병원, 강남성심병원, 강동성심병원이다. 그 외에도 백병원의 재건, 가톨릭의료원의 탄생, 필동성심병원의 공동설립, 마리아나 의료원의 운영, 한강성심병원 안의 성심자선병원 운영 또한 일송의 병원 경영과 관련해서 기억해야 할 업적이다. 한국의 현대 의료인 중에서 일송처럼 많은 병원을 설립하고 운영한 이는 전무(全無)하다. 일송의 후배이자 가톨릭 의대의 후임자였던 이용각은 일송의 업적을 ‘병원왕의 기적’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병원 경영 철학

일송은 필동성심병원 시절부터 의료와 연구를 병행했다. 당시 모든 사정이 열악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국립의학도서관과 자매결연했으며, 1968년에는 우리나라의 영양실태를 조사해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영양실태조사는 인력과 예산 때문에 외국에서는 대부분 국가가 실시한다. 이 같은 사업을 사단 법인이 주도했던 것은 의료의 공공성을 중시했기 때문이었다. 한편 대한병원협회와 공동으로 국내 최초로 전국병원실태를 조사했고, 중앙병리검사소를 부설하여 영세의원들에게 병리검사를 개방했다. 펄벅 재단의 지원을 받아 혼혈아동과 영세민에 대한 무료진료 또한 다수 실시했다.

일송은 독립한 후에도 공공 의료 진료를 적극적으로 실시했다. 한강성심병원을 개원한 이듬해인 1971년부터 이 지역에 매월 순회 무료진료를 했다. 1972년에는 병원 한 곳에 공간을 마련하고는 무료진료권을 가지고 찾아오는 환자들을 돌보았다. 그리고 1975년 2월에는 아예 ‘성심자선병원’을 개원했다. 성심자선병원은 한강성심병원 3개 층에 50병상 규모로 꾸려졌다. 내과, 외과 등 5개 과로 이루어졌으며 영등포를 비롯한 7개 구청에서 극빈환자에게 자선진료권을 매월 50~100장씩 발급해 환자들을 치료했다.

일송은 사회 복지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1970년대 중반 이후에는 성심중앙유지재단 산하에 보건 복지와 관련한 연구와 기구를 특화했다. 장애인을 위한 사업으로는 맹인점자도서실 운영, 가톨릭맹인선교회 후원, 맹인 재활 시설인 라파엘의 집 후원 및 대지 기증, 천주교 구라회(救癩會, 나병 환자 치료ㆍ예방 기관) 운영 등이 있었다.

일송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병원은 사기업이 아닌 국민의 것이며 경영자는 관리자’라고 했고, ‘병원을 해서 돈을 번다면 결코 성공할 수 없으며, 오로지 병원을 훌륭히 키우겠다’는 결심을 밝혔다. 일송의 병원 경영 핵심은 소유와 부의 창출이 아니라 국민과 사회에 대해 책임을 다하는 것이었다. (다음 호에 계속)
 

/이경구 ( 한림과학원ㆍ부원장 )

한림학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1
[보도] 학우들 마음속 ‘그림’으로 남은 대동제
2
[보도] 대동제, 이색 프로그램ㆍ부스로 열기 후끈!
3
[보도] 모두가 즐긴 축제, 쓰레기 처리 등 빈틈도
4
[보도] 개교 40주년, “이젠 자신감으로 100년의 도약을”
5
[보도] 함께 뛰며 하나되는 ‘한림 어울림 한마당’
6
[보도] 군 공백기 최소화, 이러닝 학점 취득
7
[보도] 학생·교직원·주민 한마음 산행 “개교 40주년 축하해요”
8
[보도] 다채로운 체험이 있는 박물관으로 오세요~
9
[보도] 빅데이터 시대, 데이터 분석 무상교육부터 자격취득까지
10
[시사] 곳곳에서 ‘히잡시위’, 이란 이슬람 정권 변화 생기나
신문사소개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24252 강원도 춘천시 한림대학길 1 캠퍼스라이프센터 9-308호 한림학보사
제보 및 문의 : news@hallym.ac.kr / 033-248-28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지혜수(간사)
Copyright © 2005 한림학보. All rights reserved. news@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