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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 군민들의 전략은 평화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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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26  19:2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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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집에 가서 만들래요?”

성주군청 앞에서 평화리본 만들기를 돕다가, 주민의 초대를 받았다. 한반도 사드배치에 반대하며 40여 일 차 리본을 만들어온 분의 제안이었다. 그녀는 “멀리까지 왔는데 성주군민이 어찌 사는지도 한번 봐야 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집이 어지럽다’는 말을 듣고, 집 안으로 들어갔다. 쌓인 설거지와 넘치는 쓰레기통이 눈에 띄었다. 냉장고를 살피던 그녀가 마침 수제초코파이가 집에 있어 다행이라며 요구르트 한 줄과 함께 간식을 내줬다. 상을 차려주며 이야기를 이어갔다.

“조금 더럽죠? 아시다시피 사드배치가 발표된 이래 집안에 신경을 쓸 수 없어요. 삶이 완전히 달라져서요.”

그녀의 말처럼, 주민들은 이전과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사드배치 발표 이후, “생존권 위협하는 한반도 사드배치를 반대한다”며 본인들이 키운 참외밭을 뒤엎었다. 마을 곳곳에는 소통 없는 정부를 규탄하는 현수막이 걸렸다. 덧붙여 상점과 버스, 패스트푸드점까지 ‘사드배치 결사반대, 한반도에 평화협정’이라는 스티커가 붙어있다. 무엇보다 매일 밤 8시, 주민들이 촛불을 들기 위해 군청 앞으로 모인다.

글을 쓰는 오늘(25일)로 44일째 촛불이 이어졌지만, 하루도 그냥 지나간 날이 없었다. 어제(24일)는 ‘촛불문화제가 더 이상 없다’는 유언비어가 퍼졌다. 한 읍장이 마을 경로당 등을 찾아가 일부러 퍼뜨린 것이었다. 외부의 압력은 어느새 내부로 들어와 주민들을 분열시켰다.

성주군을 대표하는 자의 행보도 실망스럽다. 김항곤 군수는 21일 주민들의 반대를 외면한 채 “제3부지 모색을 국방부에 요청한다”라며 독단적인 기자회견을 했다. 이에 저항한 주민들은 공무원과 경찰에게 끌려나갔다. 22일은 주민들의 군청 출입이 금지됐다. 게다가 군청 전력이 차단됐다. 이날 주민들은 “별의 고장 성주에서 오랜만에 별이나 보자”며 함께 촛불을 밝혔다.

언론의 오보도 심각하다. 최근 주류 언론에서 “성주투쟁위가 제3부지 검토에 찬성한다”는 논조로 기사가 쏟아졌으나, 소수의 의견이 전체로 왜곡되거나 대부분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자료였다.

그때마다 주민들이 나서서 반박 기자회견을 했다. 하지만 성주를 향한 대중의 비난이 거세졌다. 언론이 배출한 오보들로 “어쩔 수 없는 님비”라는 여론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주민들은 “외로운 싸움이 되더라도, 한반도에 사드가 들어서는 건 절대 안 된다”며 오늘도 촛불을 들고 있다.

성주군민 중 한 분은 춘천에서 왔다는 내게 “멀리서 와주신 분들께 너무 고맙다”라면서도, “기자 등 외부인에게 너무 속아 한 편으로 의심하게 된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이 말을 한 후, 그녀는 자신이 메고 있던 평화리본 뱃지를 떼어 내게 달아주었다. 타인을 경계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신뢰를 놓지 않으려고 군민들은 애쓰고 있었다. 정치와 무관한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이념을 떠나 서로를 격려하며 촛불을 이어가고 있다. 성주군민들의 전략은 평화다.

/김다원 (사회복지ㆍ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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