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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으로 폭리 취하는 ‘누진제’, 개편 요구하는 목소리 커져
이효정 선임기자  |  dawn@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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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26  19:3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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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가 그야말로 ‘적색지대’였다. 지난 11일 전국 전 지역에 폭염특보가 내려졌다. 30도 초반을 웃돌던 기온이 34도, 36도까지 오르더니 12일 경북 경산시는 39.5도를 기록했다. 비공식 적으로는 40.3도까지 치솟은 것으로 전해진다.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물을 많이 마시라는 국민안전처의 긴급재난문자가 연일 발송되기도 했다. 발령된 폭염특보는 2주가 넘도록 해제되지 않으며 시민들의 속을 태웠다.

한여름에 냉방은 필수불가결하다. 최근과 같이 불볕더위가 이어지는 날씨에는 더욱 그러하다. 지난달 22일부터 시작된 열대야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시민들은 밤잠을 설치기 일쑤였지만 마음껏 냉방기를 가동하지 못했다. ‘전기요금 폭탄’을 맞을까 두려워서였다.

대한민국의 전기요금제는 용도와 상관없이 사용량에 따라 요금을 부과하는 종량제 방식이다. 문제는 가정용 전기요금에 한해 ‘누진제’가 적용된다는 점이다. 누진제는 전기를 많이 쓰는 사람에게 1kwh당 더 높은 금액을 매기는 방식으로 사람들의 전기 사용 절제를 유도하는 것과 동시에 높은 사용량에 대한 일종의 징벌인 셈이다.

우리나라에서는 누진제 구간을 6단계로 운영하고 있다. 1974년 고유가 상황에서 3단계 누진제로 도입돼 21차례 수정을 거치며 지금과 같은 제도로 자리 잡았다. 현행 누진제는 1단계의 1kwh당 가격이 60.7원이고 2단계에서는 125.9원이 된다. 이는 105.7원인 상업용 전기세와 산업용의 81원과 비교했을 때도 높은 금액이다. 누진 6단계의 1kwh당 가격은 709.5원으로 1단계와 11.7배 차이가 난다. 세계적으로 유례없이 높은 수치다. 프랑스ㆍ독일 등은 누진제 없는 단일 전기요금 체제다. 누진제를 시행하더라도 미국 2~4단계 1.1배, 중국 3단계 1.5배 등으로 6단계의 차이가 12배에 가까운 우리나라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인다. 한국의 가정용 전기 사용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현저히 낮은 데 비해 누진제 부담이 큰 편이다.

당초 정부는 시민들의 누진제 개편 요구에 대해 “전력 대란 위기가 현존하는 상황에서 누진제를 완화해 전기를 더 쓰게 하는 구조로 갈 수 없다”며 누진제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누진제 완화로 가정용 전기 사용량이 급증하면 블랙아웃(정전)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한국 전력 소비구조에서 가정용이 차지하는 비율은 13%에 불과하다. 오히려 제조업 52%, 상업용 32%로 산업ㆍ상업용으로 더 많은 전기가 소비된다. 또한 가정용 전기 소비량은 3년째 제자리인 데 비해 산업용 전기 소비량은 매년 10%씩 증가하는 현 추세에서 블랙아웃 원인을 가정용 전기에서만 찾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덧붙여 전력수급이 어려운 시간대는 오후 2~3시로, 여름철 최대 주택전기소비가 오후 8~10시 사이에 이뤄진다는 점도 정부의 설명을 반증한다.

정부의 또 다른 주장은 누진제 완화가 ‘부자감세’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누진제를 완화하면 경제력이 있는 고소득 가구에 혜택이 가기 때문에 불합리하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소득이 낮더라도 노부모나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에서는 전기 사용이 많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력 소비량이 높다고 해서 고소득 가구와 묶어 취급할 수 없다.

사용 비중에 비해 가정용 전기요금이 매출에서 큰 비용을 차지하는 것도 문제다. 누진 6단계에서 1kwh당 가격은 709.5원으로 산업용 전기요금의 7배에 달한다. 2015년 한국전력공사의 총 매출액은 약 59조 원이다. 그 중 가정용 전기요금으로 거둔 수익이 15%를 차지하는데, 판매 비중에 비해 높은 비율이다. 이는 누진제 개편에 대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누진제를 유지하는 이유로 꼽히기도 한다.

결국 정부가 올 7~9월 가정용 전기요금 누진제에 대해 한시적 완화 조치하기로 결정했다. 우태희 산업통상자원부 제2차관은 “누진제 완화 시 가구별 여름철 전기요금의 평균 19.4%가 낮아진다”며 효과를 설명했다. 하지만 ‘언 발에 오줌 누기’일 뿐이라는 비판도 거세다. 한시적 누진제 완화 정책으로 줄어드는 전기료를 계산하면 그다지 큰 차이가 나지 않을뿐더러 이번 논란만 넘기려는 정부의 수작이라는 반응이 잇따르고 있다.

여름철 시민들의 전기 사용량은 무엇보다 기온과 큰 관련이 있다. 특히 올해와 같이 기록적인 폭염에는 냉방기 사용이 잦아진다. 지난 4일부터 24일까지 열대야가 없던 날은 단 하루도 없었다. 자연히 에어컨 등의 사용이 많아지는데 냉방기는 한마디로 ‘전력소모 깡패’기 때문에 사람들은 하계 전기요금에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여름철 냉방이 시민들의 건강 및 생존과 직결된 문제인만큼 누진제 개편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본교 냉방비 부담 적어
학생생활관만 냉ㆍ난방 제어

 

가정용 전기요금뿐만 아니라 교육용 전기의 요금폭탄 문제도 심각한 것으로 나타나자 교육용 전기요금 인하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리 대학 역시 고등교육법으로 인가된 학교이기 때문에 교육용 전기요금을 적용받는다. 교육용 전기요금은 일반용ㆍ산업용 전기와 같이 계절별ㆍ시간대별 차등요금제가 적용된다. 또한 교육용 전기는 ‘피크 전력소모량(15분 간 최대전력사용량)’을 기준으로 1년치 전기요금의 기본단가가 정해진다.

우리 대학의 2015년 기준 월평균 전기요금은 1억4천만 원 정도로 그중 기본요금은 2~3천만 원이다. 학교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5~6억 원 가까운 전기요금을 부담하는 타 대학과 비교했을 때 그리 큰 수치는 아니다. 대학의 경우에는 냉ㆍ난방으로 인한 전력소모가 가장 큰 여름과 겨울에 긴 방학을 하기 때문에 초ㆍ중ㆍ고등학교에 비해 전기요금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우리 대학의 경우도 방학 중에 운영되는 행정부서와 실험실, 학생생활관 시설이 전기소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학내 임대 업체와 학생생활관의 전기요금은 해당 시설의 사용량에 따른 금액을 따로 고지해 지불하게 한다.

학생생활관의 경우 사생을 위해 냉ㆍ난방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방학 중에도 전기소비량이 높은 편이다. 이번에 생활관으로 고지된 금액은 2천2백만 원 정도로 우리 대학 월평균 전기요금의 15% 이상을 차지한다. 시설팀 오유영 주임은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학생생활관은 전기 단가가 높은 시간대에 학생들의 양해를 구해 냉ㆍ난방제어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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