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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조정래의 『태백산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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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08  15: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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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정래는 대한민국 교육과정을 거친 학생들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분단문학계의 대표적인 소설가이다. 그는 어린 시절 여수ㆍ순천사건과 6ㆍ25전쟁을 겪으며 고된 피난생활과, 어린나이에 감당하기 벅찬 수난을 겪게 된다. 뿐만 아니라, 이후 유신독재시대가 끝나고 다시 1980년 ‘5월 광주’를 거쳐 암담한 시련의 역사를 겪으면서, 조정래는 민중의 역사를 대하소설로 엮어낼 계획을 세우고 『태백산맥』을 집필한다. 조정래는 “직접 체험을 소설로 쓰지 말아야 한다”는 자신의 창작원칙을 전면 철회하고, 어린 시절에 겪은 여수ㆍ순천사건 등을 기억 속에서 끄집어내어 『태백산맥』에 녹여 넣는다. 몸소 겪은 그간의 경험으로 길고긴 역사의 흐름을 「아리랑」, 「한강」등의 작품으로 보여주고 있다.

『태백산맥』은 80년대 분단문학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데, 6ㆍ25전쟁 이후 분단이라는 민족적 비극을 바탕으로 당시대를 살아가던 사람들의 고단한 삶을 객관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다. 뚜렷한 민족의식을 바탕으로 민족의 아픔, 이러한 비극을 극복하는 길을 모색하게 된 것이다. 그의 작품에는 한국사회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던 수직 갈등, 계급 갈등 구조가 이데올로기의 대립과 맞물려 그려지고 있다. 분단의 아픔을 극복해보고자, 이를 위해 창작원칙을 깨가면서 적극적으로 보여준다. 우리 민족 안에 스며든 내재적인 모순을 비판하고 객관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과장도, 누락도 없이 우리들의 지나온 역사를 바로 보고자 했다. 이념을 위한 민족이냐, 민족을 위한 이념이냐. 과연 이데올로기는 누구를 위한 이데올로기 인 것인가. 두 갈래 길에서 이데올로기를 위한 민족을 선택해 버린 역사로 민중은 감당하기 힘들 정도의 고통을 감내하고 있었다.『태백산맥』속 수 없이 죽어간 사람들과 피로 물든 마을. 이데올로기의 양극화가 처참히 보여주는 일련의 사건들은 『태백산맥』에만 나오는 픽션이길 바랄정도였다. 하지만 이 모든 역사적 사실은 외면할 수 없는 현대의 극복 과제인 것임에 틀림없다. 많은 이들이 우리의 문학을 ‘한(恨)의 문학’ 이라고 인지하고 있다. 불필요하게 흘린 수많은 피를 마주했을 때 과연 대한민국의 대한은 ‘大恨’ 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불현듯 스쳐지나간다.

대하소설『태백산맥』은 원고지 1만 6천 5백장의 방대한 분량 속에서 60명이 넘는 주인공들이 등장해 각자 자신의 목소리를 선명하게 남기고 있다. 그 중 소설을 이끌어 나가는 염상진, 하대치, 정하섭, 이지숙 등의 좌익 빨치산 계열과 백남식으로 대변되는 토벌군, 염상구의 대동 청년단, 그리고 김범우, 서민영, 심재모, 손승호 등의 중도파 지식인 그룹 등으로 어우러진 인물군은 바로 당대 현실을 대변하는 전형적 성격들이다. 힘 있는 자가 힘 없는 자를 괴롭히고, 어두운 시대 모습을 적나라하게, 어쩌면 불편하게 그려낸 모습이 오히려 고개 돌리지 않고 현실을 직면하는데 많은 용기를 북돋아 준다.

『태백산맥』은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제1부는 여순반란사건이 종결된 직후부터 1948년 12월 빨치산 부대가 율어지역을 본거지 삼아 장악하는 데 까지를, 제2부는 여순 사건 이후 약 10개월 뒤 까지를, 제3부는 1949년 10월부터 1950년 12월까지 6ㆍ25전쟁 발발 전후를, 제4부는 1950년 12월부터 1953년 7월 휴전 협정 직후까지의 시기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1부와 2부는 여수, 순천에서의 반란이 실패하고 그로 인해 입산하게 된 과정, 빨치산의 유격전과 군경의 토벌 작전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3부는 6ㆍ25 전쟁의 발발과 빨치산의 하산, 미군의 참전과 빨치산의 재입산, 그리고 좌ㆍ우익의 극한투쟁을 다루고 있다. 4부는 휴전 협정의 조인을 다루고 있으며 투쟁의 방향을 '역사투쟁'으로 바꾼 후, 중심인물의 죽음으로 이 소설의 사건이 종결된다.

이 소설은 여순사건 이후부터 민중저항의 과정, 그리고 6·25전쟁에 이르기까지 한국근대사의 가장 중요한 사건들을 본격적으로 다뤘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소설은 끝이 나지만, 우리에게 던져진 물음은 여전히 계속 된다. 그동안 반공이데올로기에 의해 일방적으로 왜곡돼왔던 해방직후의 역사적 진실을 낱낱이 파헤치고 있다. 그러면서도, 작품에서 느껴지는 중립적 서술은 올바른 역사관으로 현대 대한민국의 현실과 문제점을 직시할 수 있는 좋은 이정표가 돼 줄 것이다. 탈이데올로기적인 생각과, 반공이데올로기 등의 물음이 사색(思索)이 필요한 현대인들에게 귀감이 되는 작품이 될 것이다. 시대는 발전한다. 늘 항상 발전해 왔다. 허나, 앞으로 발전할지 뒤로 후퇴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 두 갈림길에서 ‘어디로 가야하는가’ 에 대한 물음과 해답, 그리고 방향설정은 현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이 소설이 앞으로의 역사를 이끌어 나갈 이들의 사고에 물을 주고 볕이 내리 쬐길 기대한다.


“자각하지 못한 자에게 역사는 존재하지 않으며, 자각을 기피하는 자에게 역사는 과거일 뿐이며, 자각한 자에게 비로소 역사는 시간의 단위구분이 필요 없는 생명체인 것이다.
역사는 시간도, 사건도, 기록도 아닌 것이다. 그것은 저 먼 옛날로부터 저 먼 뒷날에 걸쳐서 살아서 꿈틀거리는 생명체인 것이다. 올바른 쪽에 서고자 한 무수한 사람들의 목숨으로 엮어진 생명체. 그래서 역사는 관념도, 추상도, 과거도 아닌 것이다. 그것은 오로지 뚜렷한 실체인 것이다. 그러므로 역사는 흘러가는 것이 아니라 크는 것이다.”

 

/용현정(광고홍보ㆍ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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