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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적질하는 세대에게 보내는 경고 레스터 브라운의 『우리는 미래를 훔쳐 쓰고 있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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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1.05  16:2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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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죽어가고 있을 때, 파울 뮐러의 DDT 발견은 가히 엄청난 것이었다. 강력한 살충제인 DDT는 해충과의 전쟁(정확히는 해충이 옮기는 치명적인 전염병과의 전쟁)에서 큰 역할을 해낸다. 이로 인해 뮐러는 1948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게 된다. 하지만 1962년 레이첼 카슨이 <침묵의 봄>을 출간해 무분별한 살충제 사용이 인체와 생태계에 끼치는 악영향을 공개하면서 DDT 사용은 점차 그 사용이 금지됐다.

이보다 훨씬 이전, 한 사람이 산 속에서 사냥을 하던 중 검정 빛깔의 암층에서 불을 피웠는데 그 바위에 그만 불이 옮아 붙게 된다. 이렇게 우연히 발견된 석탄은 산업혁명 당시 증기기관에 대량 사용되며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이후에는 석유가 난방ㆍ동력을 위한 연료와 플라스틱, 아스팔트 및 각종 화학물질의 필수적인 재료로 사용되면서 중요한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석탄ㆍ석유 이용으로 인한 환경오염과 자원 고갈 문제가 대두되며 대체에너지 개발 등에 세계가 힘을 쏟는 현시점까지 오게 됐다.

역사적으로 인간이 새로운 것을 발견 또는 발명해 이용할 때마다 그에 따른 문제들은 항상 있었다. 이념과 사상의 문제, 제도의 불완전함, 기술적 한계 등이 돌파구를 찾아 세상에 적응하기도 하고, 해결책을 찾지 못해 결국 없어지기도 하면서 오늘날 세계의 그림은 완성됐다. 그리고 현재, 전 세계가 맞닥뜨린 기후변화와 환경 위기는 미래 세계의 그림을 어떻게 그려나갈 것인가에 대한 아주 중요한 문제이다.

레스터 브라운은 <우리는 미래를 훔쳐 쓰고 있다> 1장에서 과거 문명들이 몰락하고 붕괴된 원인을 ‘식량 공급의 감소’라고 분석한다. 식량 공급 감소는 토양 침식, 대수층 고갈, 열파, 산악빙하 용해 등이 원인이라고 덧붙인다. 이와 함께 비농업 부문에 사용돼 없어지는 경작지, 도시 전용 관개용수, 석유 공급 감소, 인구 증가 등의 동향 또한 식량 공급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한다. 그는 증가하는 세계 식량 불안은 토지 자원과 수자원을 위한 경쟁이 국경을 넘어 새로운 식량 부족의 지정학을 예고한다고 말하며, ‘파탄국가’에 대한 위험성과 그에 따른 문제들을 알린다.

이러한 추세에 대한 대응 방안으로 제시되는 것이 ‘플랜 B’다. 레스터는 “플랜 B의 목표는 현재의 몰락과 붕괴로 이어진 길에서 식량 안전이 회복되고 문명이 유지될 수 있는 새로운 길로 세계를 이동시키는 것”이라고 말한다. 또 그는 플랜 B의 구성 요소 네 가지를 제시한다. ▲202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80퍼센트 줄이는 것 ▲세계 인구를 80억 이하로 안정시키는 것 ▲빈곤 퇴치 ▲토양, 대수층, 숲, 초지, 어장을 포함한 지구의 자연 생태계를 회복시키는 것이 그것이다. 그리고 이 계획들은 정치적 실현 가능성이 아니라 과학적 진실에 의해 수행된다고 덧붙인다.

이어 2장에서 토지와 물에 대한 인구 압박을 설명한다. 레스터는 현재 세계의 관개 시스템은 대부분 위험한 상태이며, 토양 침식은 생산성을 감소시키고 경작지를 포기하게 만들어 세계의 식량 안보를 해치고 있다고 말한다. 덧붙여 곡물을 이용한 에탄올 사용으로 자동차와 사람이 곡물을 놓고 경쟁하게 된 상황과 늘어나고 있는 환경 난민 문제를 제시한다. 3장에서는 기후변화와 에너지 전환에 대한 이야기를 끄집어낸다.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의 기온 상승 문제와 엄청난 속도로 녹아내리는 얼음, 그로 인한 해수면 상승 문제를 여러 사례로 설명하고 있다. 4장과 5장에서는 두 가지의 에너지 혁명을 설명한다. 에너지 효율적인 새로운 기술로 옮겨가는 방법과 재생 에너지로 동력을 공급받는 경제로의 전환이 그것이다.

이 책은 오늘날 전 세계가 겪고 있는 환경 문제들을 여러 가지 측면에서 설명하고 그 심각성을 독자에게 알린다는 점에서 높이 살만하다. 환경 문제를 야기하는 다양한 원인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고 있으며 독자들에게 생소한 토지, 수자원 등에 대해서도 흥미롭게 전달하고 있다. 또 환경오염의 위험성과 파급력을 강조할 뿐만 아니라 ‘플랜 B’라는 구체적인 대안과 목표를 제시하고 있어 타 환경관련 서적에 비해 진일보했다고 할 수 있다. 자칫 허황된 얘기라고 받아들여질 수 있는 대안들도 어떠한 이유에서 이것이 최선의 길인지, 그 효과는 어떠한지를 자세히 설명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하지만 저자의 주장을 곰곰이 살펴야하는 부분도 있다. “플랜 B는 토지 자원과 수자원의 기반이 악화되고 기아가 확산되고 있는 개발도상국에서의 사망률 증가라는 선택 사항을 받아들인다”고 한 부분이 대표적이다. 즉, 식량 부족과 자원 부족 문제를 겪는 개발도상국 사람들이 죽도록 두는 것이 자연계를 복원ㆍ보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주장은 제아무리 세계 문명을 구하기 위한 일이라 해도 정당성을 인정받기 어려워 보인다. 그는 책에서 빈곤 퇴치가 최우선 목표인 마지막 이유는 “마땅히 해야 할 인도적인 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는데, 두 주장이 모순되기 때문이다.

또한 아직은 ‘플랜 B’에 대해 신중해야 할 때이다. 레스터는 책에서 플랜 B가 정치적 실현 가능성이 아닌 과학적 진실에 의해 수행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가 제시한 여러 대안들을 실현하려면 정치적ㆍ사회제도적 가능성이 수반돼야 하고 여러 가지 비용의 문제들도 고려해야만 한다. 또한 플랜 B가 실현됐을 때 마땅한 효과를 발휘할 수 있는지에 대한 검증도 해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들은 환경 대책에 대해 실효성과 타당성을 따져 미래를 훔쳐 쓰는 세대가 아닌, 미래를 세워나가는 세대로 거듭나야 할 것이다.

/김민송(심리ㆍ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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