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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트로이 목마, 홍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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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08  10:1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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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콩은 청나라가 아편전쟁에서 패배한 이후 강제적으로 영국에 할양된 이후 1997년 반환될 때까지 155년간 대영제국의 동아시아 전초기지 역할을 하며 서구화와 경제적 번영을 동시에 맛봤다. 이미 지난 세기에 공식적으로 종언을 고한 공산주의적 체계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중국 대륙에 비해 홍콩은 정치, 경제 발전의 궤도를 대륙과 전혀 달리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관념 속에는 대륙인들에게 없는(혹은 부족한) 자유민주주의와 서구적 의식이 깊숙이 자리 잡았다.

이러한 역사적 배경 때문에 홍콩은 문자 그대로 동양과 서양이 충돌하고 공존하는 도시이다. 이 도시가 중국으로 반환될 당시 캐나다와 미국 등 자유 세계로 떠나버린 수많은 홍콩 이민자의 물결이 반증하듯 이미 자유에 물든 홍콩인들에게 공산당 지배하에 있는 대륙으로의 재편입은 가공할만한 것이었다.

이러한 변화를 감지한 중국은 인류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독특한 시스템을 고안해냈다. ‘일국양제(一國兩制)’라 불리는 이 체제는 중국과 홍콩을 정체(政體)적으로 분리함으로써 그들의 민주주의와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약속이었다. 이는 또한 대만 흡수통일을 위한 장기적 포석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약속은 서서히 희석돼갔고, 홍콩은 2014년 우산혁명 이후 북경 정부와의 다툼을 이어가며 끊임없이 민주화에 대한 열망을 표출해나갔다. 인종적으로는 중화 문명에 속하지만 정치적, 문화적으로는 영국과 서구의 영향을 크게 받은 홍콩인들에게는 적어도 문명국이라고 여겨지는 영국 통치 아래 식민시대로의 회귀가 차라리 중국 공산당에의 예속보다 더 매력적으로 느껴지는 것처럼 보였다.

필자는 지난해 홍콩에서 지내며 그간 필자가 인식했던 세계와는 사뭇 다른 세계를 목도했다. 필자가 있었던 2016년은 이러한 민주화와 그에 따른 독립의 열망이 절정에 이르던 시기였다. 독립여론의 폭증은 필연적이게도 반중감정으로 귀결됐다. 홍콩인들은 중국인을 지나인(支那人-과거 일본제국이 중국인을 낮추며 부르던 명칭)이라 멸시하고 차별했다. 미국과 중국의 패권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동아시아에서 홍콩인들은 팍스 시니카(Pax Sinica-중국이 주도하는 패권세계)를 공식적으로 부정한 것이었다.

그러면서 현지인들은 중화 문명 속 일부라기보다는 홍콩인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해가는 듯 했다. 이 정체성은 중국에 대한 시스템적 우월성의 발로라고 해석 할 수도 있다. 자유민주주의, 고도의 법치, 사유재산권, 언론과 결사의 자유 등으로 대변되는 이 권리는 중국에서는 찾을 수 없는 홍콩의 것이다. 이러한 아(홍콩)와 비아(중국)를 구별하고자 하는 홍콩인들의 의식이 지난 몇 년간 지속적으로 강해져 왔다.


혹자는 홍콩을 중국이라는 거대한 용의 여의주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그러나 점증하는 홍콩의 민주화 열기를 고려할 때, 과연 홍콩이 중국굴기를 장식하는 여의주일지 공산당 체제를 뒤흔들 트로이 목마일지는 지켜 볼 일이다.

/윤경효(경제 ·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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