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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유학생 문제 ‘제노포비아’여서는 안 된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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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04  13: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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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만 명 정도이던 외국인 유학생들의 숫자가 2015년 ‘유학생 유치 확대 방안’ 계획이 실행된 지 2년만인 올해 12만 명을 돌파했다.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는 것은 중국 유학생이지만, 베트남 유학생의 숫자는 10년 새 8배나 급증했다. 국립국제교육원에 따르면 한국으로 유학 온 베트남 학생 수는 2015년 4,451명에서 2017년 14,614명으로 증가했다. 이는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기업에 취업하면 임금을 두세 배 높게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베트남인들이 한국어를 배우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우리 대학은 지난해 한두 명에 불과했던 베트남 학생을 올해 270여 명까지 유치했다. 이번 학기 학내에서 베트남 학생을 부쩍 쉽게 마주치는 이유가 바로 이것이다.

한국 학생들은 이러한 상황이 썩 반갑지 않은 눈치다. 학기 초부터 베트남 학생을 향한 크고 작은 불만을 토로하더니 근래 들어 하루가 멀다 하고 이들에 대해 항의하고 나섰다. 한국 학생들 사이에서 베트남 학생들의 갖가지 기행에 관한 증언이 남발 중이었다. 본보는 바로 취재에 나섰다.

베트남 학생들을 둘러싼 소문은 상당수 사실이었다. 이들이 학생생활관에 거주하며 일으키는 잡음들, 지나가는 여학생을 희롱하는 것 등 한국 학생들이 분노할만한 일이 많았다. 하지만 소문에 불과한 것도 있었다. 예컨대 학교 앞 상점이나 원룸에 해를 끼쳐 주인들이 베트남 학생을 싫어한다든지 변기가 아닌 화장실 바닥에 대변을 보고 처리하지 않았다든지 하는, 확인되지도 않은 이야기를 한국 학생들은 사실인양 받아들이고 있었다. 학교 앞 상점의 주인들은 오히려 “한국 학생들보다 베트남 학생들이 순수하고 착해 좋다”며 어리둥절해했다. 화장실을 청결하게 사용하지 않은 범인이 베트남 학생 중에 있다면 이들이 거주하는 학생생활관 1관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는 게 논리에 맞다. 하지만 생활관 측에 따르면 지금껏 그런 일은 단 한 번도 없었다.

한국 학생들의 믿음처럼 일련의 사건은 베트남 학생들의 소행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들이 벌인 일이 아닐 수도 있다. 그 가능성을 제쳐두고 베트남 학생들을 향해서만 쏘는 비난의 화살이 혹 제노포비아(Xenophobia)에서 비롯된 것은 아닌지 묻고 싶다. 외국인 혐오라 단정 짓기 어렵더라도 ‘외국인이기 때문에’ 그 행동이 더 도드라져 보이고, 한국 학생들이 더 엄격하게 그들을 판단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다. 흡연구역을 지키지 않는 것이 비단 베트남 유학생들뿐이던가? 지나가는 여학생을 눈으로, 말로 희롱하는 사람 중에 한국 학생은 전혀 없는가? 학생생활관 시설물을 더럽게 사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만은 베트남 학생들이 오기 전에도 넘쳐났다. 흡연구역을 둘러싼 실랑이도, 성희롱에 대한 문제도 느닷없이 그들 때문에 생겨난 것이 아니다. ‘똥남아’ 등 인종차별적 표현을 감각 없이 사용하며 모든 잘못의 원인을 그들 유학생에게 돌리는 현재의 학내 분위기를 경계해야 한다.

문제의 본질은 ‘그들이 질서를 지키지 않는다’에 있지 않다고 본다. 문화와 환경이 다른 외국인 학생들을 지도하고 관리하는 건 필요에 따라 그들을 유치한 학교의 역할이다. 또 한국 학생들이 그들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어울릴 수 있게끔 안내하는 것도 학교의 몫이다. 현재 우리 학교에 베트남 유학생을 위한 통역사는 단 한 명뿐이다. 270여 명의 베트남 학생과 한국 학생을 연결하기에는 터무니없는 숫자다. 베트남 학생들이 하루 빨리 학교생활에 적응하도록 안내하며, 한국 학생들이 마음을 풀고 그들을 돕도록 중간자 역할을 학교가 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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