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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단, 가까이 보이는 나무보다 큰 숲을 보길 바라며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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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11.11  15:5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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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험기간에 간식 먹으려고, 내일로(패스형 철도 여행 상품) 무료로 이용하려고, 학생회실에서 고데기 사용하려고 학생회 뽑는 거겠습니까? 대체 학생회는 왜 존재하는 겁니까?”

후보자의 공약 검증이나 흠결 부각과는 동떨어진 질문에 일순간 장내가 조용해졌다. 대다수 후보자의 공약이 포퓰리즘(인기 영합주의)에 가깝다는 비판이었다. 지난해 우리 대학 총학생회장단 및 단과대학 학생회장단 후보자의 공청회에서 나온 질문이었다. 이날 공청회는 공약집에는 담아내지 못했지만 학교의 부조리한 정책에 침묵하지 않고 학생들을 돕고자 이면 공약도 준비했다는 후보자들의 약삭빠른 자기방어로 끝을 맺었다.

이후 공약집에는 없지만 실재한다던 ‘보이지 않는 공약’은 임기 초부터 단 한 차례도 확인할 수 없었다. 명문화했던 공약들을 이행하기도 바쁘다는 이유에서다. 대표자들은 시험기간에는 간식 사업에 주력했고 평상시에는 인쇄 및 복사 서비스를 제공하느라 분주했다. 학생들은 연수생 부적응에 따른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학교 측과 대응책을 마련하거나 연수생의 적응을 돕는 데는 무관심했으면서 말이다.

그리고 올해도 어김없이 선거철이 다가왔다. 이달 21부터 23일까지 각 단대 투표소에서는 내년 총학생회와 단대 학생회를 이끌 대표자를 선출한다는 공고문이 단대 게시판에 게시됐다. 또한 후보자들의 공약을 실은 포스터도 지난 10일 학내 이곳저곳에 부착됐다.

하지만 포스터는 사진 속 인물들만 바뀌었다. 내용은 ‘그 밥에 그 나물’이었다. 지난해 공약 가운데 몇 개 공약을 파기하거나 학생 편의 증진을 위한 공약을 추가했을 뿐이었다. 선거관리위원장조차 인준 당시 지난해 공약을 토시 하나 틀리지 않고 통째로 베껴 냈다. 공과대학 학생회장단 후보자는 포스터에 설문조사를 통해 학생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공약(현 공대 학생회장단 ‘INTEGRAL’의 핵심 공약)만 파기하고 나머지 공약들을 그대로 적어냈다. 사회대학과 인문대학, 경영대학, 자연과학대학 학생회장단 후보자는 모두 복지를 늘리겠다는 약속만 늘어놨을 뿐이었다.

복지를 늘려 학생 편의를 확대하겠다는 생각은 좋다. 하지만 복지에만 치우쳐서는 학생들이 진정 필요로 하는 학생회가 될 수 없다. 복지에 쓰이는 예산 가운데 상당액을 학교가 부담하기 때문이다. 복지정책이 늘수록 학생회는 학교에 의존하는 정도가 커질 수밖에 없게 된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학생회가 학교에 학생들의 입장을 모아 전달하고 목소리를 높일 기회는 줄어들기 마련이다.

또한 몇 년 째 새로울 것이 없는 공약집도 실망스럽다. 그저 1년 임기 만료에 따른 교체인 것인가. 후보자들이 대체 무엇을 바꾸고자 출마를 결심했는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심지어 올해 경영대학에서 경선을 치르는 모습이 매우 생소할 정도로 매해 선거는 단일후보만을 내왔기 때문에 항간에서는 서로 돌아가며 자리를 채우는 것이라는 얘기가 돌기도 한다.

그렇기에 후보자들의 각성이 절실한 때다. 1년을 설계하는 데 진보하지 않고 지지부진한 정책만을 보완해 내놓은 모습은 학생들로 하여금 학생회에 거는 기대감은 점점 떨어지게 할 것이다. 학생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학생들이 선거에 무관심한 풍토 위에서는 공약의 발전을 기대하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후보자 공약에 주의를 기울여야 할 뿐만 아니라 학생회장단 후보자에 직접 나서 적절한 긴장감을 조성해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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