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달 30일 국제회의관 15103 회의실에서 표창원 특임교수가 강연을 진행했다. 사진 박도협 기자

표창원 특임교수가 이번 학기 첫 번째 강연 주제를 들고 강단에 올랐다.

지난달 30일 국제회의관 국제회의실 15103호에서 표창원 융합과학수사학과 특임교수의 강연이 오후 2시부터 약 2시간 동안 펼쳐졌다. 범죄 수사 특강은 우리 대학과 표창원범죄과학연구소가 주관하며 1학기와 마찬가지로 이번 학기도 총 3번의 표 교수의 강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특강에선 ‘살인범죄 심리와 수사’를 주제로 신정동 옥탑방 살인사건을 분석하는 시간이 마련됐다. 표 교수는 “여러분들 중 살아오면서 누군가를 죽이고 싶은 마음을 가져본 적 없던 사람 있으면 손 한번 들어봐 달라”는 질문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누군가에게 억울한 일을 당할 때면 수천 번도 사람을 죽이고 싶었다”면서 그러나 “실제로 실행에 옮긴 적은 맹세코 없다”는 말을 덧붙였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다른 차원의 문제이자 도박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어 살인마들은 전부 ‘사이코패스’이기 때문에 범죄를 저지르는 것인가에 대해 고찰했다. 그는 “진정한 사이코패스는 살인을 저지르지 않는다는 결론에 도달한다”며 그 이유는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특성 때문에 자신의 이익 관점에 해석하고 행동한다”는 특성 때문이라고 역설했다.

다음으로 신정동 옥탑방 살인사건을 통해 범인 윤모씨의 범행이 우발적 살인과 계획적 살인 중 어디에 해당하는지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신정동 옥탑방 살인사건은 지난 2010년 서울 양천구 신정동 소재의 한 다가구 주택에 일면식도 없는 윤모씨가 침입해 저지른 사건이다. 표 교수는 우발이란 범행의 의도나 계획 없이 순간적으로 발생한 상황으로 인해 나오는 행각이라고 정의했다. 또 “범인이 놀이터에 앉아 막걸리를 마시고 가정집에서 들리는 웃음소리에 분노해 흉기와 둔기를 챙겨 현장으로 가기까지 우발의 연속으로 볼 수 있는가”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생존한 유가족을 위해 사회적 도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은 세계 10위권의 선진국인 반면 범죄 피해자 구제 제도는 미비하다고 언급하면서 표 교수는 “우리나라 정서상 국회의원이 자신의 지역권 유권자들의 눈치를 보는 실정 때문에 보편적인 법안만 채택한다”는 소신을 밝혔다. 더불어 “피해자에 대한 관심도 범죄 관련 분야 전공자들이 한 번씩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문제다”라고 주장했다.

특강을 수강한 박한비(간호ㆍ1년)씨는 강연 중 인상 깊었던 부분으로 “범죄자가 기분이 나쁘다는 이유로 살인을 저지르는 행위가 사회 통념적으로 우발적 살인이라고만 단정하는 분위기인데, 살인을 저지르기 위한 과정을 면밀히 살펴보면 계획범죄의 일부가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소감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