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교 앞 대학가 한 상가에 임대 현수막이 걸려 있다. 사진 박도협 기자

일명 ‘불금’ 금요일 밤, 우리 대학 앞 골목은 조용했다. 본보는 우리 대학의 상권을 인근 대학과 비교 분석해봤다.

인근 대학인 강원대학교(강대) 후문 일대가 새벽까지 환한 불빛과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는 것과 우리 대학의 모습은 대조된다. 우리 대학 정문 기준 500m 이내에 자정 이후까지 운영되는 식당은 총 16개다. 그중 주점(술집)으로 지정된 가게는 9개다. 강대 후문 같은 기준으로는 약 31개의 식당이 자정 지나도 열려 있다. 술집만 보면 총 22개로 우리 대학의 배가 넘는다.

이런 기조의 이유는 다양하게 나타난다. 우선 재학생 수의 차이가 있다. 우리 대학은 6958명인데 비해 강대는 1만 2479명에 달한다. 약 2배 가까이 차이나는 학생 수를 수용하려면 자연스레 상권의 크기 역시 차이날 수 밖에 없다. 두 번째로 이용가능 부지에 차이가 존재한다. 우리 대학 뒤에는 해발고도 약 300m가 되는 봉의산이 있어 공간 활용에 한계가 있다. 그러나 강대는 평탄한 지대에 대학가가 형성됐다.

춘천시에서 택시를 운행하는 이영택(58)씨는 “학생들 등·하교 시간에 맞춰 한림대를 오긴 하지만 밤에는 잘 오지 않는다”라며 “강대나 남춘천 주변을 선회하는 것이 손님들을 빨리 태울 수 있다”고 밝혔다.

학생들 역시 이를 느끼고 있다. 지난달 12일 익명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 ‘한림대정도면 인프라 좋은 편인가요?’라는 글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물에 댓글 17개가 달렸는데 모두 우리 대학 상권에 부정적인 의견이었다. 올해 입학한 오예건(미디어스쿨·1년)씨는 “한림대 상권이 좋다고 느껴지지 않는다”며 “학교 앞에서 사람들을 만날 때 늘 가는 곳만 가는 것 같다”며 부족한 인프라에 아쉬움을 표했다. 이어 “대학가다 보니 가게들의 주 타겟은 학생들이다. 그러나 추가로 수요를 받쳐주는 주거인구나 유동인구의 비율이 높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오 씨가 말한 바와 같이 우리 대학의 상권이 보다 부실한 이유 중 하나는 ‘유동인구’와 ‘주거인구’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분석시스템에 따르면 우리 대학이 위치한 후평동의 유동인구는 약 8만 7567명이다. 유동인구가 높은 순으로 강남동(20만 9688명), 퇴계동(20만 2857명), 신사우동(15만 6705명)에 비하면 현저히 적은 수다.

또 급격한 경사지대로 인해 대단지 아파트가 들어서기 힘들어 주거인구가 타 동네에 비해 많지 않다. 대학 근처에 총 6개의 아파트 단지가 존재하지만 500세대 이상의 아파트는 세경 3차 아파트(540세대)가 유일하다. 다른 아파트들은 132~343 세대의 소단지 아파트다.

춘천시도 이런 우리 대학의 상권을 살려보고자 하는 노력을 펼치고 있다. 지난달 27일 춘천시청에서 ‘골목형 상점가’ 지정서 전달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골목형 상점가에 우리 대학 일대 67곳 상점이 포함됐다.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되면 국·도비 골목 사업인 시설 경영 현대화 사업, 상점가 활성화 지원 등에 참여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