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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대학이 나서야 한다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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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5.12  10: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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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이 획일화되고 있다. 교육부의 방침에 따라 우리 대학은 2016년부터 기존 45개 학과가 39개로 줄어든다. 통폐합 된 과들은 전혀 관련이 없는 과들로 엮인 것부터 해서 순수과학 학문은 응용학문으로 탈바꿈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대학의 축소는 부정할 수 없는 바다. 하지만 전국에 전문대를 비롯한 국공사립대학이 300여 개가 난무하도록 둔 책임은 누구인가. 이 좁은 나라에 대학을 300여 개가 넘어가도록 세우더니 이제 학령인구가 줄어든다고 마치 1998년 IMF 때의 구조조정을 연상하듯 기업식 구조조정으로 대학을 옥죈다.

그러나 학령인구 감소의 해결책이 정부의 기업식 구조조정은 아니다. 대학마다 특성이 있고, 장단점도 모두 다르다. 가장 크게는 취업률과 같이 획일화된 방식으로 대학을 평가하는 것은 잘못됐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학도 손을 내젓고 학생도 반발하는, 실효성 없는 정책이다. 관내 9개 시군에 유일하다는 한 대학은 이번 정부대학평가에서 정부재정지원대학으로 지정됐다고 한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우리 대학은 그동안 지역사회에 기여한 바가 큰데, 정부의 일률적 평가 기준에 의해 부실대학으로 낙인찍혀 퇴출당해서야 되겠느냐”고 울분을 토했다.

대학 구조조정은 학과가 통ㆍ폐합되고 학생 수가 줄어드는 것에만 그치지 않는다. 학생 수가 줄어들면 줄어들수록 등록금 수입은 줄어들 테고, 그 수입으로 운영되는 대학들은 점점 운영 형편이 어려워 질 것이다. 운영 형편이 어려워진다면 정부에서 실시하는 대학 평가에서 좋지 못한 등급을 받게 될 것이고, 그 피해는 학생들에게 국가장학금 미 지원과 학자금 대출 제한이라는 금전적 문제로 고스란히 돌아가게 될 것이다. 등급이 낮아지면 낮아질수록 정부 재정지원 사업을 받지 못할뿐더러 분기별로 있는 구조조정에 더 많은 학생을 감축해야 한다. 한마디로 정부는 대학을 서서히 죽이고 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런데도 대학은 아무 소리를 내지 않는다. 교육부가 권위를 이용해 대학을 마음대로 주무르고 ‘지방대 옥죄기’를 하고, 대학이 가르쳐야 할 학생들에게 불이익이 오는 방침이 내려와도 대학은 그저 손 놓고 따르기만 할 뿐이다. ‘대학 죽이기’를 밥 먹듯 하는 교육부의 방침에 총대를 매야하는 대학들이 정작 나서질 않는다. 이러다보니 학생들은 교육부의 말도 안 되는 대학 구조개혁안에 어쩔 수 없이 따르는 대학에게 화가 날 수밖에 없다.

그 권위 있다는 협회들도 어디로 갔는지 보이질 않는다. 전국 4년제 대학이 모인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나 국공립대총장협의회, 사립대총장협의회, 각 대학마다 있는 교수평의회, 교수 노조들도 말을 아끼고 있다. 진짜 고등교육의 질을 떨어뜨리는 대학을 색출해내고, 정부에게 대학 구조조정안을 재검토하자고 요청해야 한다. 교육부가 대학을 취업률로 재단하는 꼴을 언제까지 두고 본단 말인가. 

재정지원 사업을 받지 못하더라도 대학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이다. 대학은 소외받는 학문을 보호하고, 가르치겠다고 목소리를 내야 마땅히 맞는 것이다. 사람이 미래인 인재를 키워내는 것이 대학의 본래 소명이 아니었던가. 정부의 재정지원을 받는 것이 대학이 살아남는 길이라고 해도 부당한 것에 대해 부당하다고는 말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에게 가르쳐 온 것을 정작 대학은 왜 실천하지 않는가.

정부가 취업률로 대학을 재단하는 것에 대해 교수들은 “교수 입장에서 학생들에게 취업률, 취업률 하는 것이 미안하다”고 말한다. 이제는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보여줘야 할 때다. 대학이 ‘취업사관학교’라 불리는 오명을 씻을 때도 되지 않았나. 대기업이나 정부에 흔들리는 대학보다 주체성을 가지고 제 의견을 당당히 낼 수 있는 대학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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