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과 구조조정 반대하는 ‘대자보 물결’ 지난달 20일부터 대학 본부 4층에 붙여진 ‘국어국문, 사학, 철학 인문학부 통합 반대’ 대자보를 읽고 있는 학생들의 모습이다. 대자보는 지난달 17일 열린 학과장 회의에서 발표한 ‘10개 단과대학ㆍ39개 학과, 전공 개편안’에 반대하는 인문대 학생들이 작성해 붙였다. (사진=이은채 기자)

우리 대학이 2016년부터 7개 단과대ㆍ45개 학과, 전공에서 10개 단과대ㆍ39개 학과, 전공으로 개편된다. 이와 관련, 우리 대학 입학 정원이 2016년까지 총 1천7백 명 가량 감축될 예정이다.

대학 구조조정은 교육부의 고등교육정책에 따른 것으로, 총 3주기로 이뤄져 감축된다. 전국 전문대를 포함한 4년제 국공립사립대학은 1주기(2014년~2016년)에 4만 명, 2주기(2017년~2019년)에는 5만 명, 3주기(2020년~2022년) 7만 명으로 총 16만 명 감축할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원 감축은 정부재정지원사업과 대학구조개혁 평가 연계를 병행해 이뤄진다. 

대학 평가 방식은 절대평가 방식으로, 최우수, 우수, 보통, 미흡, 매우미흡 등 5개 등급으로 나뉜다. 미흡과 매우미흡 등급의 경우 정부재정지원사업에 참여가 제한되며, 국가장학금과 학자금대출에도 제한이 걸린다. 우리 대학은 특성화분야지원 사업을 강원대와 컨소시엄한 지역 산업 연계 사업 1개를 포함한 8개 사업단을 교육부에 제출한 상태다. 대학 측은 결과에 따라 추가적으로 정부로부터 재정지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CK-1 사업에 참여하는 학과는 정원이 감축되지 않으며, 미 참여 학과는 감축된다. 단, CK-1 참여 학과 중 학사제도 개편 또는 전공 신설을 통해 경쟁력 확보가 필요한 학과는 일부 감축이 이뤄진다.

그러나 대학 본부의 일방적인 학과 구조조정 통보에 학생들은 지난달 18일 열린 교무회의를 저지하는 등 강력히 반발했다. 총학생회가 학생 대표로 공식 성명서를 냈으며, 각 학과에서도 학생회, 총동문회 차원의 성명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인문 2관에는 통ㆍ폐합을 반대하는 대자보가 붙었다.

이에 지난달 30일 열린 공청회에서 전호성 기획처장은 “구조개편을 할 때 중점을 둔 것은 우리 대학이 가지고 있는 학문 분야의 체계를 건드리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전 기획처장은 “전공이 유사하거나 규모가 작아 정원이 줄어든 학과의 경우 수업을 유지하기가 어렵다”며 “학과 규모가 작아서 정원이 감축됐을 때 학과를 유지하기 어려운 전공 중심으로 묶어내는 작업을 했다”고 덧붙였다.

학생들의 학과 통ㆍ폐합 반발이 가장 큰 국어국문, 사학, 철학과는 정부의 CK-1 사업에 참여하는 학과에 선정될 경우 정부의 지원을 받게 된다. 전 기획처장은 “그럼에도 이 세 학과를 묶은 이유는 가산점을 주겠다는 정부의 방침과 세 학문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며 “세 학문의 정체성을 보호하기 위해 외부에서 방침이 와도 대응하기 위헌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