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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권 없는 미완의 제도, 국정감사
이효정 선임기자  |  dawn@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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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10.08  15: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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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정감사, 행정부 견제 위한 최소한의 장치

2016년 국정감사가 지난달 26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진행된다. 국정감사는 정치에 별 관심 없던 국민들도 관심을 가지고 눈여겨볼 만큼 많은 주목을 받는다. 사실 국정감사가 주목을 받는 이유는 청문회 당시 일어나는 해프닝과 가십을 보기 위해서겠지만, 행정부가 한 해 동안 잘한 일과 못 한 일을 입법부가 가려내는, 1년의 최종 결산이라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일이자 국회의 강력한 권한 중 하나다. 정확한 국정감사의 정의는 헌법 제61조 ‘국정감사 및 조사에 관한 법률’에 의거 국회가 정기의회 회기 중 법정 기간 동안 행정부의 국정 수행이나 예산 집행 등 국정 전반에 관해 상임위원회별로 법정 된 기관에 대해 시행하는 감사를 말한다. 국정감사는 매년 정기국회 때마다 시행된다는 점에서 특별한 사안에 대해 국회 의결에 따라 수시로 시행되는 국정조사와는 다르다.

국정감사의 역사는 영국에서부터 시작된다. 1689년 영국 의회가 아일랜드 전쟁 패배의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조사를 한 것이 국정감사의 기원이다. 현재 영국은 우리나라와는 다르게 감사원 구조의 부정기적인 국정감사를 실시하고 있으며, 국회가 주도하는 국정감사를 실시하는 우리나라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볼 수 있다. 오히려 한국은 미국의 ‘청문회’ 제도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는데, 미국은 상시청문회제도를 통해 미국의회가 행정부에 대한 의혹을 제기하거나 감사가 필요하다고 생각될 때 상시적으로 청문회를 열 수 있다. 초기에는 정치적인 매장수단으로 악용됐지만, 제도의 투명화와 개선이 꾸준히 이뤄져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실 우리나라의 국정감사는 대단히 독특한 제도로 국회가 행정부의 감사를 매년 시행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한국의 국정감사는 미국 헌법을 기반으로 한 청문회 제도를 수정해서 현재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국정감사 제도는 1972년 10월 유신으로 폐지됐다가 제6공화국부터 다시 부활했다. 일반감사와 특별감사를 구별했던 이전의 국정감사와는 달리 현재의 국정감사는 따로 구별하지 않는다.

 

수사권 도입이 해답이다

국정감사는 정부와 지방정부의 직무 수행과 관련된 각종 자료를 수집하고 분석해 현장에서 확인하고 시정할 수 있는 계기로 활용할 수 있는 1년에 단 한 번 있는 시간이다. 특히 언론 보도뿐만 아니라 직접 국정감사를 생중계로 확인할 수 있어 국민들은 자신이 선출한 공직자들이 일을 잘하고 있는지 확인할 기회다. 그렇기에 국정감사에 임하는 국회의원들은 공격적인 자세로 최대한 많이, 사소한 것으로 보일 수 있는 사안들도 집요하게 질문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국정감사는 1년 중 단 20일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진행돼 약 600개가 넘는 정부부처를 모두 확인하기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영국 의회는 특정 사건이 발생하면 직접 '임시수사센터'를 꾸려 감사와 조사를 진행하고 있으며, 상시적으로 청문회를 여는 미국이나 ‘상시 국정감사’를 실시하는 일본에 비하면 한국의 국정감사의 시간은 부족해 보인다. 더불어 국정감사 시기와 예산안 처리, 법률안 심사 등 내년을 위한 안건 논의 시기와 맞물리다 보니, 국정감사 준비가 미진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의 국정감사는 감사 이외의 활동이 제한되는 것도 문제점으로 꼽힌다. 앞서 언급했듯이 한국식 국정감사는 국정 조사권과 함께 수사권을 가지고 있는 미국식 청문회와 다르게 국정 조사권만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의 감찰부는 대통령 직속 기관으로 국정감사에서 문제점이 드러나도 감찰부에서 응하지 않는다면 수사로 넘어가지 않는다. 이는 감사 도중 비리나 다른 문제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행정부가 ‘제 식구 감싸기’식으로 나온다면 마땅한 대응책이 없다는 현실을 여지없이 보여주는 것이다.

결국, 우리나라의 국정감사는 반쪽짜리 미완의 제도라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문제를 바로잡아야 하는 수사기관이 대통령 직속 기관이란 것은 감찰부가 청와대의 눈치를 보고 원칙대로 행동하기 어렵게 만든다. 매년 정기적으로 입법부가 행정부를 감시ㆍ비판하는 유일한 국가가 한국이지만, 동시에 행정부의 잘못을 가리는 수사기관이 행정부에 소속돼 있는 국가도 한국이다. 전문가들은 국정감사를 통해 올바른 비판과 처벌을 하려면 수사기관의 독립이 우선적으로 보장돼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행정부와 국회의 심도 깊은 국정감사법 개정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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