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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총 파업, 블랙리스트에서 시작된 자유의 투쟁
김동운 편집장  |  chobits309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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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9.02  15: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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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는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또한 민주주의가 자라나는데 반드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 언론도 같은 피를 흘리며 시민사회를 이룩해냈다. 우리나라를 살펴보자면, 민주주의 정권이 자리 잡기 전까지 언론은 수 없이 많은 탄압과 피를 흘리며 끝내 언론의 자유를 쟁취해냈다. 하지만 민주화 이후 일어난 희대의 사건인 ‘최순실 게이트’ 이후, 우리들은 묵혀놨던 하나의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번져나가는 것을 보고 있다. 바로 하나의 ‘블랙리스트’에서 시작해 ‘총 파업’에 이른 ‘MBC 게이트’다.

 

5년, 그동안 잠들었던 이야기

사실 MBC가 총 파업을 결의한건 2017년이 처음은 아니다. 이 긴 이야기는 2010년으로 돌아가 엄기영 MBC 사장을 대신해 김재철 청주 MBC 사장이 MBC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하면서부터 시작됐다. 김재철 사장은 당시 대통령이던 이명박 대통령과 사적 친분관계가 있었고, 이후 ‘MBC GAME’을 폐국한 뒤 ‘MBC MUSIC’을 강제로 개국하거나, ‘뉴스데스크 게임 폭력성 실험’과 같은 논란이 되는 보도 강행 등, 대내외적인 비판을 무시하는 독선적인 행보를 보였다.

이 갈등은 쌓이고 쌓여 결국 2012년 1월 25일, MBC 소속 기자들이 ‘MBC의 불공정, 편파 보도를 비판’한다는 글을 내보내며 독선적인 운영을 비판했고, 30일에 MBC 노조가 총 파업에 돌입하며 새로운 국면을 맞이한다. 당시 MBC는 최고의 예능프로그램인 ‘무한도전’을 방영하지 못해 재방송을 송출 하는 등 6개월이 넘는 사내 투쟁이 계속됐지만, 사측은 6명을 해고하고 100명이 넘는 직원들을 정직, 대기발령처분을 하는 등 중징계를 내림으로서 타협이 없음을 선언했다.

특히 ‘PD수첩’과 같은 간판 시사프로그램을 만드는 시사교양국은 전체 인원의 1/3이 징계를 받게 됐다. 결국 PD수첩은 SBS의 ‘그것이 알고 싶다’에 시청률을 내주게 되고 이후 내리막길을 걷게 됐다. 또한 복직하지 못한 PD수첩 최승호PD는 뉴스타파로 옮겨가게 된다.

이렇게 ‘정권의 나팔수’로 비판받던 김재철 사장은 2013년 해임됐지만, 2014년 2월 26일 시청자 만족도 조사에서 지상파 중 최하위를 기록하며 MBC의 신뢰도는 심각하게 하락했다. 김재철 사장의 후임으로 부임한 김종국 - 안광한 체제를 거치며 MBC의 노조 탄압은 가속화됐고, 뉴스의 논조는 더욱 친정부적인 성향으로 변했다.

이야기가 너무 길다고 느낄지 모르겠으나, 12년도에 있었던 파업에 대해 이렇게 자세하게 푸는 것은 이번 총 파업은 12년도 파업의 연장선상인 것을 설명하기 위해서다. 이에 더해 우리가 알아야 할 이번 파업의 결정적인 신호탄이 있으니, 바로 ‘블랙리스트’의 존재다.

 

‘최순실 게이트’가 만들어낸 또 다른 블랙리스트,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

이번 총파업의 결정적인 계기가 된 ‘블랙리스트’의 정확한 명칭은 ‘카메라기자 성향분석표’다. 이는 김장겸 현 MBC 사장이 보도국장으로 취임한 직후인 2013년 7월 6일에 작성된 문건으로, 8월 2일 미디어오늘이 진행한 양윤경 기자와의 인터뷰 중 배현진 아나운서의 특혜 의혹을 제기하던 양윤경 기자가 블랙리스트를 언급하면서 존재가 알려졌다. 당시에는 명확한 증거가 없어 존재여부를 확신할 수 없었으나, 방송 직후 7일 MBC노조가 MBC에서 관리하던 블랙리스트 관련 문건을 공개하면서 의혹이 사실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MBC 측은 8일 이를 부정하면서 내부 인사들 중에서도 금시초문인 ‘유령 문건’이라 주장했으며 허위사실을 유포한 언론노조에게 법적 조치를 취하겠다는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타 언론에서 블랙리스트에 대해 보도하기 시작하자 이전까지의 입장을 바꿔 문건을 작성한 관련자를 엄중조치 할 것이라며 진상조사위원회를 제안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하지만 분노는 가라앉지 않은 채 7월 21일 MBC 경영진의 제작자율성 침해에 반발한 PD수첩 제작진 전원이 처음으로 제작거부를 선언하기 시작, 이에 동참하는 기자들은 점점 늘어 200명이 넘는 MBC 소속 기자들이 제작거부 행렬에 합류했다. 사태는 더더욱 걷잡을 수 없게 되며 8월 24일, 전국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본부가 총파업 찬반 투표를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같은 날 오전, 문호철 MBC 보도국장이 파업 참여 시 불이익을 암시하는 문자를 보내는 등 사측 간부들은 올바른 상황 판단을 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투표는 24일부터 8월 29일까지 총 6일 간의 총파업 여부 투표가 진행됐고, 개표 결과 총원 1,758명 중 투표 1,682명(95.7%)에 찬성 1,568명(93.2%)의 압도적 지지로 총파업이 가결됐다. 이로써, 지난 정권의 어두운 그림자를 걷어내고 언론의 자유를 쟁취하려는 투쟁은 다시 한 번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한편 총 파업이 4일에 확정됨에 따라, MBC의 정규 편성 방송들은 대규모로 결방이 확정됐다. 변경된 편성안에 따르면 ‘무한도전’을 비롯해 ‘나 혼자 산다’, ‘복면가왕’, ‘발칙한 동거 빈방 있음’(이하 발칙한 동거), ‘오지의 마법사’ 등이 결방되고 스페셜 편과 대체 프로그램으로 방송할 예정이다. 더불어 지난 12년 파업을 결부시켜보면 이러한 결방은 파업의 장기화와 함께 지속될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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