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방지와 안전명목으로 시민권침해 이뤄질 것

  정치 경제적인 여러 효과에 대한 언급은 생략하고, 이번 사건은 상징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고비가 될 것이다. 이른바 ‘모더너티(high modernity)의 종언’의 상징으로서 후세에 기억될 것으로 본다. ‘위험사회’란 말도 있지만, 기술-환경적인 문제와 더불어, 개인의 자유와 자율을 지향하는 현대 사회는 근본적으로 이런 식의 테러에 취약(vulnerable)하다. 안전(security)이라는 가치가 최우선의 기준으로 등장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가뜩이나 억압적인 속성의 국가집단의 권력을 ‘안전’이란 명목으로 무제한적으로 확장할 좋은 빌미가 된다. 테러방지 혹은 안전(security)의 명목아래 감청이나 도청 혹은 그외의 광범위한 시민권의 침해가 이뤄질 것이다. 현재 피해 당사국인 미국은 그렇다 치더라도, 전세계적으로 보수강경의 목소리가(최소한 당분간은) 힘을 받을 것이다. 개인 자유의 침해는 이제 국가 이익, 안전의 이름으로 정당화될 것이다. 이번 테러는 세계화의 와중에 개인들의 자유에 그 자유의 신장에 아주 심각한 제약이 되는 고비가 될 가능성이 많다. 경제는 회복될 것이지만, 전쟁은 (만약 일어난다면) 언젠가 그칠 것이지만 (물론 이 전쟁을 정당화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다) 보다 구조적인 측면에서 향후 대시민사회의 공적 (과잉 우익적) 침투는 심각한 정도로 나아갈 것이다. 본격적인 ‘전자감시사회’의 등장, 이것이 진정 우려되는 점이다.

/ 이재혁(사과·사회·조교수)

국익의 차원에서 대응해야

  우선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을 치밀하게 계산해야 한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한겨레신문과 같은 언론에서 정부가 미국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는 것을 비판하고 있기도 하지만 그 이전에 어떤 것이 우리나라의 국익을 증진시킬 수 있는 최선의 방도인지를 생각해봐야 한다. 예를들어 아프간이 미국에 협조적이지 않은 것은 당장의 자존심을 세울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 국민에게 이익이 될 수는 없는 결정인 셈이다. 우리나라의 반미주의자들도 무엇을 위한 반미인지를 먼저 생각해 봐야겠다. 우리나라와 같이 대미의존도가 높은 나라에서 반미가 국가적으로 행해졌을 때 고용창출의 어려움으로 경제가 악화될 것은 물론이고 사회 전반적인 악영향을 끼칠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도 테러의 안전지대라 볼 수 없다. 얼마 후 우리나라에서 개최할 월드컵과 같이 이러한 우려를 낳을 요소가 존재하므로 이에 대한 치밀한 준비와 대응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우리나라의 무엇보다 중요한 과제는 국익에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방향의 정책 결정이다.

/ 김인영(사과·정외·조교수)

미국테러로 인한 경제침체 우려

  미국 테러가 일어난 다음날 전세계의 주가가 곤두박질을 하는 등 우리 경제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유가의 인상인데 이러한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생산비용이 증가하게 되며 중동지역 진출 등 수출계획도 무산될 가능성이 커 국내 산업에 악영향을 줄 것이다. 또한 앞으로의 일이 불확실하기 때문에 외화유치도 감소되는 등 우리 경제에 좋지 않은 작용을 하고 있다. 경제 침체에 따라 취업난 또한 우려된다.

/ 노석재(경제학부·교수)

미국에게 종속된 우리나라

  미국 테러사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근본적인 해결책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의 강경한 대응이 이후의 문제를 풀어나가는데 해결점을 제시할 수 있을까? 미국의 MD정책은 미국 본토방어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인 범위의 정책으로 결국 세계 많은 나라에 군사적 영향력을 행사해 예속시킬 수 있는 패권주의적 정책의 하나이다. 이러한 미국의 패권주의적 정책을 바꿔나가는 것이야말로 이문제의 본질적인 문제해결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우리나라 측면에서 보면 언론보도로 인해 편협한 시각을 갖는다거나 정부의 천편일률적인 생각에 무조건 동의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이번 미국 테러가 있고 나서 우리나라에서는 사망자들을 애도하기 위해 사이렌을 울리고 조기게양을 했다. 물론 무고하게 죽어간 시민들을 애도하는 마음은 가져야 하지만 삼풍백화점이 무너졌을 때나 다른 나라에서 큰 사건이 터져 많은 사람들이 희생당했을 때를 생각해봤을 때 이러한 행위를 한 적이 있었던가. 이는 우리나라가 미국에게 외교적이나 경제적으로 종속당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이다.

/ 총학생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