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입학했을 때 공대에 여학우가 별로 없다는 것에 많이 놀랐다. 공대의 여학우는 공대 정원 전체 2백25명 가운데 27명, 거의 1/10 수준이다. 하지만 그보다 더 놀란 것은 그 소수만을 위한 공간이 이공학관 어디에도 없다는 사실이다.

  우리가 공대 여학우를 위해 이공학관에 여학생 휴게실을 마련해 달라고 학교측에 요청하면 학교측은 이미 학내에 여학생 휴게실이 인문대, 자연대, 사회대에 1개씩 세 개나 있지 않냐고 말할 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공학관에서 인문대, 자연대, 사회대는 너무나 멀다. 또 여학생휴게실의 용도가 무엇인가? 월경으로 몸이 불편하거나 혹은 몸이 아픈 여학생이 공강 시간에 잠시 쉬기 위한 자리가 아니던가? 그런 여학우들이 불편한 몸으로 먼 거리의 여학생 휴게실까지 찾아다니며 쉬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더군다나 다른 건물의 여학생 휴게실을 찾아다닌다고 할지라도 다른 과의 공간처럼 되어있기 때문에 그 곳에 가서 쉬기란 눈치가 이만 저만이 아니다.(누가 눈치를 주는 건 아니지만…) 그래서 공대 여학우들은 여학생휴게실에 갈 엄두를 내지도 못하는 현실을 인식조차 하고 있지 않다. 그래서 휴식을 취하려고 할 때는 기숙사나 자취방으로 내려가거나 거의 포기하기 일쑤이다. 당연히 누릴 수 있는 권리를 적다라는 이유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소수의 여학우가 몸담고 있는 공대, 하지만 그들이 누릴 수 있는 편안한 휴식공간을 원한다. 이것이 그 소수자 중의 하나인 필자의 작은 바램이다.

/ 조지현(정보통신공학부·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