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중에도 살아 있는 학교 조성, 저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 크다”

  2001년 여름방학, 우리학교에는 어린 학생들과 낯선 외국인들로 가득 차 있었다. 이는 필자 뿐만이 아닌, 학교를 가끔씩 오가던 학우라면 누구나 볼 수 있는 특이한 광경이었으리라 생각된다. 몇 차례 학교를 오가며 필자가 특이하게 생각했던 그 일이 ‘엘리트 교육 캠프’라는 이름으로 학교에서 진행한 수익 사업이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알 수 있었다.

  처음엔 대학 캠퍼스에 어린아이들이 대거 나타났다는 것이 적잖은 볼거리였다. 하지만 시간이 가면 갈수록 이런 나의 생각은 점차 변하기 시작했다. ‘엘리트 캠프’라는 명목으로 그들이 사용한 공간은 우리학교의 80% 이상이다. 기숙사를 비롯한 학교 식당, 강의동 등 우리학교의 주요한 시설들은 거의 이용한 셈이다. 기숙사의 경우 방학 중 집으로 간 기숙생들의 방을 내주는 형식으로 캠프 참가자들이 사용할 수 있게끔 한 것이다. 하지만 기숙사에 캠프 참가자들만 있었던 것이 아닌, 집에 돌아가지 않고 기숙사에서 생활한 일부 우리학교 학생들이 있었다. 듣기로 기숙사를 사용한 학생들 중 대다수가 소음으로 인해 기숙사에서 제대로 쉴 수 없었으며, 잠까지 편히 잘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인해 기숙사 홈페이지 게시판에 여러 글들이 올라왔지만 시정은커녕 시일이 갈수록 그들의 소음은 더해만 갔다고 들었다.

  이뿐이었다면 기숙사에서 생활하지 않았던 학우들은 그냥 모른 척 아무 말도 하지 않았을 것이다. 모든 학생들이 사용하고 있는 학교식당의 경우를 들어보자. 학기중에도 번잡스러워 이용하는데 어려웠던 식당이 방학중엔 더더욱 북새통을 이뤄 학우들의 비난을 샀다. 무리를 지어 다니는 캠프 참가자들, 그들이 내는 소음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절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밥을 먹으면서도 빨리 식당을 나가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게다고 잔반 처리 하나 제대로 하지 못하는 그들과 짜증내는 식당 아주머니를 보며, ‘이것이 과연 올바른 학교의 사업인갗라는 생각까지 하게됐다. 수익사업은 수익을 남기기 위해 하는 사업이리라.

  물론 물질적인 수익은 얻었다. 학교식당의 수저가 바뀌고 학생회관 3층 분식 식당에 에어콘과 거울이 설치됐다. 일부 학생들은 이를 보며 ‘학교에서 괜찮은 일도 하네’라며 무심코 지나친다. 하지만 여름 내내 학교에서 벌인 사업을 지켜보며 몸살을 앓았던 우리학우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는 결과적으로 방중에 살아 있는 학교 조성을 저해하는 요소로 자리잡을런지도 모른다. 학교측은 이러한 반대측의 의견수렴 통해 누구나 만족할 수 있는 사업을 진행해야 할 것이다.

/ 윤일규(언론정보학부·2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