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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술기획]대학교육의 위기②곪아가는 교육현실, 돌파구는 없나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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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10.20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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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술부에서는 ‘대학교육이 위기’라는 주제로 네번에 걸친 학술기획을 싣는다. 대학교육의 현실태와 대안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

①‘대학교육의 위기’에 대한 담론
②대학교육이 갖는 본래의 역할과 현 실태
③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현실
④대학교육의 올바른 방향 모색

곪아가는 교육현실, 돌파구는 없나

  “신자유주의를 대학교육에 대입시키는 것은 문제의 근본해결이 아니다” 교육은 항상 우리사회의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고, 임시방편의 정책변경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실태이다. 어떻게 바꾸느냐보다 자주 바꾸는 데에만 초점이 맞춰져 사람들의 일시적인 주목을 받고, ‘한 것이 있다’라고 보여지게 만든다. 여기에서 발견되는 교육의 문제는 여러가지 교육제도를 통해 설명할 수 있다. 교육정책과 대학자체의 문제는 한국사회의 현재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곳이 없을 만큼 거대한 신자유주의 담론을 그 바탕에 깔고 있다. 따라서 현재 대학교육정책의 사안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는 것도 의미있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지난해 12월 교육부가 발표한 국립대학발전계획 확정안은 국립대 뿐만 아니라 전체 대학사회에서 적잖은 파문을 일으켰다. 정부가 밝히고 있는 계획 시행의 배경은 ▲공공부문 개혁의 일환으로서의 국립대 구조조정 ▲국립대의 중복적인 학과개설로 인한 과잉인력양성, 경직된 조직 및 재정운영 등 구조적 문제점에 대한 개선 ▲사회여건의 변화에 따른 국립대의 역할 변화 ▲사립대과 구분되는 국립대정책 방향설정 등으로 요약된다. 여기서 첫번째로 지적되는 것이 바로 교육기관의 구조조정이라는 문제이다. 공교육의 핵심적 기능을 담당하는 국·공립대의 구조조정은 정부에 의해 실시되고 있는 기업의 구조조정과 마찬가지이다. 수많은 노동자가 구조조정의 이름으로 마치 능력이 없어 짤린 것처럼 생존경쟁의 패배자로 물러나게 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것이다. 또한 국립대학발전계획안은 연구·연구교육 중심과 교육중심대학으로 대학 간의 역할분담을 강조하지만 결국 이러한 분담은 지역거점 대학을 중심으로 대학 간의 위계서열화를 조장할 것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지난 5월에 있었던 국립대학발전계획 토론회 중 춘천교대 총학생회장은 ‘국립대학발전계획의 비판적 분석’이라는 발제문을 통해 “교육기회를 박탈당한 민중들을 보면서 헌법에 명시된 누구에게나 보편적인 교육권을 위해 국립대학발전계획안이 철회돼야 한다”며 “교육의 공공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교육의 사회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에는 다른 어떤 나라보다도 사립학교의 비율이 높다. 사립학교법은 1963년에 제정됐다. 그동안 여러 차례 개정돼오던 사립학교법은 지난해 정기국회를 거점으로 개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현재의 사립대학 운영은 대부분 학생들의 등록금에 의존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재단은 학교를 마치 자본가가 기업을 거느리는 것과 같이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사립대 총장은 재단 이사장의 보조 역할을 담당하고 있어 학교가 마치 재단의 소유물인 것처럼 여겨진다. 이와 같은 현상이 부당하다는 것은 재정적인 부분에서 재단이 보조하는 운영비의 비율이 6%정도에 지나지 않는다는 현실로 대변된다. 사립학교는 결코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고 공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기관이다. 사립학교법에 명시된 ‘자주성 확보와 공공성 양양’의 목적 중에 자주성 확보에만 치우쳐져 있는데다 그 자주성마저도 재단의 권력을 높이는 형태인 것처럼 변질되고 있다.

  사립학교법 개정요구의 목소리는 학교 운영 구조의 민주화, 부패방지 방안의 제도화를 강조하고 이에 대한 구체적인 개정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요구는 교육의 공공성을 회복하고 부패하지 않은 사학들의 피해 -부패한 사학들로 인한 사람들의 사학전체에 대한 인식- 를 최소하기 위한 방안으로 설명되고 있다. ‘대학발전에 다방면으로 크게 기여한 자에 대해 우대’,‘사회적 기여문화 풍토 조성’,‘지식사회에서의 대학 경쟁력 제고를 위한 재정 확보’. 올해 연세대에서 기여우대제를 실시를 위한 계획 중 그 목적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이 계획안이 제시됐을 때 이러한 목적 중 재정확보의 측면이 사람들의 눈길을 모았다. 기여의 범위 중 물재적 기여자가 포함돼 있었고 물재를 기여한 직계자손의 입학을 우대한다는 내용이었다. 20억이라는 물재의 양은 화제가 됐으며 이 사안을 가지고 사람들 사이의 의견이 대립됐다. 이 거액을 기여한 자의 직계자손이 입학할 시 재정적인 충당으로 인해 학교의 환경이 개선될 것이라는 의견과 대학 입학증을 돈으로 사게 되는 것이 공교육에 대한 포기와 같다는 의견의 대립이 그것이다. 이에 대한 연세대 학생들은 양쪽 의견을 비슷한 비율로 수렴하고 있는 추세다. 연세대학교는 이월적립금이나 기본재산을 전국 어느학교보다 많이 보유하고 있는 상태다. 따라서 투명한 행정을 약속하는 학교측의 발언에 의구심을 갖는 의견도 있다. 연세대 총학생회측은 “기여우대제는 학교측의 일방적 결정이었다는 것에 대해 반대한다”며 “아직 기여우대제는 생활보호 대상자를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고 별다른 진전은 보이지 않아 앞으로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한편 성균관대에서는 10억을 내면 자손대대로 교육비를 지급하는 ‘후손장학금 기부제도’를 실시한다고 발표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것은 거대금액을 지불하면 특권을 준다는 것은 기여우대제와 다를 바 없다는  등의 많은 문제점을 지적 받고 있는 상태다. 올해 동덕여대에서 실시한 학점당 등록금제는 학점을 듣는 만큼 등록금을 낸다는 합리적인 느낌과는 달리 학생들의 반발을 샀다. 기본적으로 책정된 고액의 등록금 위에 수강하는 학점이 늘어날 때마다 추가적으로 등록금을 지불하는 제도의 채택은 현실적으로 등록금을 대폭 인상하는 결과를 초래했기 때문이다.

  본래 복수전공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결정이라는 학교의 목적과는 달리 추가적으로 사용해야할 돈을 마련할 수 있어야 복수전공을 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보통 수강신청을 한 후 수업에 들어가 본 후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는 판단이 내려지면 다른 과목으로 대체하거나 수강과목을 철회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동덕여대의 학점당 등록금제는 학점을 취소해도 돈을 환불해 주지 않는다. 이에 대한 불만으로 최근들어 학점당 등록금제를 반대하는 학생들의 커뮤니티가 생겨나고 있다. 동덕여대 학보사 안명희 편집국장은 “상반기에 학점당 등록금제 반대 움직임은 그리 크지 않았다”며 “그러나 학점당 등록금제 실시는 학교의 공공적인 성격을 없애는 결정적인 계기로 작용하는 만큼 폐지의 목소리는 정당성을 갖는다”고 말하고 있다.

  ‘두뇌한국(Brain Korea) 21’사업은 21세기 지식사회를 대비한 고등인력양성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추진되고 있는 정책이다. 효율적인 인력의 개발을 위해 교육부가 채택한 이 제도는 소수의 대학의 특정분야를 집중적으로 지원해 그 대학, 분야의 활발한 연구를 돕는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국가 경쟁력의 증진이라는 현 사회 가장 유행하는 모토를 대학교육정책에서 수용해 적극적인 교육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이다. BK21사업의 집중적인 투자를 받고 있는 서울대 생명과학 사업단에서는 국제 학술지 논문 게재 건수가 늘었다는 보고가 있는 등 긍정적인 측면이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지원이 서울대를 비롯한 일류대학에 치우쳐 있고 특정중심지원으로 인해 학문탐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지적도 있다. 또 교수업적 평가와 급여 등과도 연관을 가진 제도적 개편은 보수를 이용, 교수들 간의 경쟁을 유발시켜 올바른 연구활동을 저해시킨다는 의견도 함께한다.

  그리고 지원금을 연구목적 이외의 소비로 버리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BK21사업의 부작용 문제가 실제로 드러났다. 얼마전 과학기술분야에서 지원대상이 아닌 졸업생에게 연구비를 지급한 경우가 서울대 77건, 연세대 36건, 고려대 41건, 포항공대 31건 등 7개대 1백90여건에 이른다는 보고도 있었다. 한나라당 교육위원회 김정숙 의원은 ‘BK21사업 왜 이렇게 됐나’라는 중앙일보 기고글을 통해 “이번 사업이 대학간, 지역간 서열화를 심화시킨다는 지적이 있다”며 “계획도 미흡했고, 추진도 졸속으로 이뤄진 이유로 이런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금까지 짚어본 현시대 교육정책들은 누구나 받을 수 있는 공정한 기회적용으로의 교육과는 거리가 멀다. 각각의 사안별로 문제는 약간씩 다르더라고 신자유주의 교육정책과 맥락을 같이 하는 데에는 공통점을 갖는다. 학문을 연구하는 자유가 ‘국가 경쟁력’이라는 신조어로 박탈당하고 있다. 또 학문의 소유가 학생이나 연구자가 아닌 ‘돈을 가진 자’에 의해 휘둘려 지고 있다. 이를 살펴보면 정책결정과 시행에 있어서 무언가 중요한 것이 빠져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은 바로 ‘인간’이다. 교육이 근본적으로 인간과 관련된 모든 문제를 연구하고 고민하는 학문탐구의 과정이라는 말이 이제는 설득력을 잃는 것일까?

  교육의 상품화와 학교운영의 비민주화, 소수 대학과 실용학문에 국한된 막대한 자본의 투자는 바뀌어야 할 대학교육의 현 실태이다. 따라서 공공성을 갖는 대학의 교육을 위해 정부는 좀더 많은 조사와 연구, 시간을 투자한 정책결정과 개정이 필요할 것이다. 그리고 대학이 학문탐구의 자유를 보장해야 하는 것 역시 정부의 몫이다. 교육을 하는 자, 받는 자 모두가 대학이 이윤추구를 위한 공간으로 변질되는 현실을 직시하고 이를 바꾸려는 노력을 해야 하겠다.

/ 홍수경 기자 laught1234@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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