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감고 기도한다. ‘이번만은 제발∼’ 실눈을 뜨고 십원짜리 동전으로 복권을 긁기 시작한다. ‘이것만 잘 되면 내 인생은 대박’이라는 허황된 꿈에 부풀어 복권을 사보곤 하는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재미로던지 아니면 자신의 일생일대에 한번 찾아오기도 힘든 행운에 자신의 인생을 걸어보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복권을 사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야기들은 열심히 일을 해도 자신의 노동가치에 준 하는 임금을 받지 못하는 상황, 일자리가 있다고 해도 고용 불안정으로 인해 제대로 된 권리를 행하는 것조차 힘든 우리나라의 평범한 중산층의 이야기일 것이다.

  힘든 일이 생기게 되면 사람들은 많은 기대 심리를 갖게 되는 일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특히 주식투자 같은 경우는 인터넷의 확산, 신문의 경제면이나 전문경제잡지 등의 보급으로 인해 한몫 잡아보려는 일반인들의 투자가 수월해 지면서 투자가 어느 때 보다 활발할 수 있었다. 이와 관련해 요즘 한창 논란이 되고있는 이용호 게이트 사건은 ‘보통 사람들’에게 절망을 안겨주고 있다. 높은 수익성과 안정성, 비과세 혜택을 선전하면서 많은 사람들을 주식시장으로 끌어들이고 있지만, 금융시장 정보를 알려주는 언론의 속마음은 선뜻 믿기 곤란한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이번 사건으로 인해서 정계 사람들은 수십억 원에서 수백억 원에 이르는 차익을 거둬들였다고 밝혀지고 있다. 또한 돈세탁 과정에서는 검찰, 국세청, 금융감독원 등이 너도나도 할 것 없이 로비와 비리, 뇌물을 통해 서로의 관계를 눈감아줬다는 사실이 들어 나고 있다.

  또한 지난해 일어난 정현준 사장의 불법대출을 눈 감아줬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사상 최악의 부패 행태를 보여주고 있다. 이번 사건에서 볼 수 있듯이 금융화를 추동하는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와 투기꾼들은 M&A나 전략적 제휴 등을 통해 주식시장을 주도하면서, 각종 루머와 미디어를 동원해 전체 투자자들로부터 수천 억에 이르는 돈을 끌어 모으는 등, 자본철수와 함께 거대 금융사기를 자행했던 것이다. 이미 지난 옷 로비 사건, 금융비리 사건 등 각종 비리사건들로 인해 검찰이나 정치관계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는 바닥으로 곤두박질 쳤다.

  이번 사건에 대해서도 특검제 등 말이 많지만 실제 도입된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실체가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할 수 없는 실정이다. 이번 사건을 결코 ‘이용호’ 한사람만의 사기극이 아니다. 이미 많은 정치권의 실세들이 끼어있다는 주장과 법은 수호하는 검찰들까지 연루된 굉장히 조직적인 구조적인 비리라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김대중 정권에 대해 ‘개혁실종’이라는 말을 붙인 적이 있다. 개혁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이러한 정치적이고, 구조적인 비리를 어느 때 보다도 정확하고 투명하게 처리하는 과정이 ‘개혁’인 것이다.

/ 김진희 기자 real-lie@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