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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원] 솔저:76의 사랑에는 왜 설명이 필요한가?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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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9.05.25  10:3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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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게임유저들 사이에서 이슈 중 하나는 성소수자 캐릭터들이었다. 2017년 말 라이엇게임즈의 <리그오브레전드>가 바루스 캐릭터에 동성애적 요소를 넣은 것이 큰 논란거리가 되었고, 올해 초에는 블리자드의 <오버워치>에서 인기 캐릭터 솔저:76이 게이였음이 밝혀지면서 적지 않은 유저들이 패닉에 빠졌다. 이 유저들은 게임사의 이러한 설정에 배신감을 토로하거나 “과도한 PC” 때문에 유저 자신들이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한다.

성소수자 캐릭터의 설정을 비난하는 몇몇 유저들의 주장은 대체로 다음과 같다. 완성도와 개연성이 떨어지는 스토리, 바루스나 솔저:76의 캐릭터성 붕괴, 이성애자들에 대한 존중 부족. 말하자면 왜 서사에 억지로 퀴어적 요소를 끼워 넣었느냐, 그리고 이러한 설정으로 변경되기 이전에 퀴어적 요소에 대한 암시가 왜 없었느냐이다.

이들이 보기에 바루스의 배경스토리에는 퀴어와 관련할 만한 내용이 없었다. 게다가 그런 퀴어적 요소는 미리 암시하지 않으면 당황스러우니까 미리 암시하지 않고 갑자기 드러나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이들은 성소수자들이 어떤 모습이라고 상상한 것일까? 그들이 이성애자와는 완전히 다른 배경과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 것일까? 이성애자들을 존중해야 한다는 말은 더 이상하게 들린다. 어떤 캐릭터에게 이성의 연인이 있었다는 것이 갑자기 드러났는데 동성애자들이 패닉에 빠졌던가? 이성애자들이 사랑에 빠지면 축하하는데 성소수자들이 사랑에 빠지면 왜 그걸 이성애자들에게 미리 암시하거나 ‘설명’해야 할까?

해당 게임을 좀 더 우아하게 비난하는 어떤 기사는 유저들이 <오버워치> 게임개발사인 블리자드에 불만을 표하는 이유가 “블리자드가 (성소수자 문제와 같은) 관심 없는 내용을 자꾸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인터넷게임언론의 또 다른 기사는, 게임이 성소수자를 조명하는 것은 오히려 동성애를 차별하는 것이라는 신박한 논리를 편다.

이 기사들은 모두 “(우리는) 동성애를 차별하는 것이 아니다. 단지 그들이 이슈가 되어야 하는 것이 이해가 안가고 불편할 뿐이다”라며 항변한다. 사실상 이들은 성소수자들의 존재를 부정할 수 없지만 그 존재가 크게 드러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것 같다. “나는 당신들을 비난하는 게 아니에요. 그냥 좀 조용히 있어줘요.”

그러나 정말로 지적되어야 할 문제는 성소수자나 성소수자 스토리가 아니라, 오히려 성소수자로 드러나는 것을 불편하다고 느끼는 사회적 반응이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나의 감정과 행동들을 이해가능하게 설명해야 하는 의무는 왜 성소수자들에게만 지워지는가? ‘너의 사랑을 설명하고 설득해 보라’와 같은 이상한 질문과 요구들은 상식과 개연성이 우리 모두의 상식이 아니라 ‘누군가의 부분적인 상식’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 데에서 비롯한 것이다. 자신의 논리를 전체화하여 타자를 밖으로 몰아내고 위협적인 존재로 여기는 나르시시즘인 것이다.

/김남이 사회학과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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