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에게 맞지 않는 옷, 억지로 입히면 탈난다
대학교육사회 민주화, 교육주체 중심으로 이뤄야
학술부에서는 ‘대학교육이 위기’라는 주제로 네번에 걸친 학술기획을 싣는다. 대학교육의 현실태와 대안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
①‘대학교육의 위기’에 대한 담론
②대학교육이 갖는 본래의 역할과 현 실태
③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현실
④대학교육의
올바른 방향 모색
대학교육을 비롯한 대학전반의 현 실태를 가장 흔하고도 적절하게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신자유주의는
사회복지를 강조하는 수정자유주의 이전의 고전적 자유주의로 돌아가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정책의 측면에서 살펴보면 개인의 경쟁력을 강조하는
것이 고전적 자유주의의 교육내용이다. 반면에 수정자유주의에서는 국가개입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교육에서도 사회복지 차원의 공교육이 등장하고 발전하게
된다.
그 후 등장하는 것이 신자유주의인데 작고 강한 정부와 고전적 자유주의로의 복귀 논리를 펼친다. 또한 시장질서만이 사회와
이기적인 개인들의 복리를 증진시킬 수 있다는 내용이다. 교육에서도 시장주의적 관점으로 접근해 공교육의 해체를 불러온다. 이러한 신자유주의 정책은
적극적 사회복지 실현으로 인한 국가 재정 지원의 부담을 덜고자 유럽에서 실시했다. 현재에 와서 신자유주의는 미국을 비롯한 세계적인 추세로
보인다. 그러나 프랑스 교육현장에서 교사와 학생들이 미국식 신자유주의를 반대하며 대대적인 시위를 펼칠 만큼 그 문제점도 여러차례 지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는 선진자본국가의 교육 조건에 비해 매우 취약한 환경속에서 신자유주의를 강행함으로써 학생들과 교수들에게 많은 부작용을
남기고 있다. 이런 문제점을 언급할 때 재정적인 부분을 빠뜨릴 수 없다. 교육인적자원부에 지급되는 재정은 학교들의 재정에 도움을 주기에는 부족한
데다가 정부에서 제공하는 액수 또한 해가 가도 늘어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오히려 삭감하는 일이 많을 정도다. 교육인적자원부로부터 지원을 얻기
위해 각 대학에서 제출하는 발전계획이 있다. 우리학교도 마찬가지인데 여기에도 문제점이 존재한다.
우선 대부분 졸속으로 만들어지는 문서라는 점이다. 작년 1학기 추진됐던 한림발전 계획안은 백지화돼 올해 다시 논의하고 있지만
작년과 별다르지 않다. 또한 변함없이 학교의 구성원인 학생의 여론수렴을 배제한 채 진행되고 있다. 또 계획안의 내용을 살펴보면 우리학교의 취약점
중 ‘기초학문 중심의 이미지’라는 항목이 있다. “개교이래 순수학문 중심의 교육체제와 연구체제를 유지해 왔으나 진학지도 교사나 지원 학생은
실용적인 전공분야를 더 선호하는 추세임”이라는 내용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실행목표도 설정하고 있다. ‘새롭고 실용적인 기술을 습득한 창의적인
졸업생의 배출’이라는 명분 아래 정해진 ‘실용적 전공 및 교과과정 운영’에 관한 항목이다. 여기에서는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고 사회적으로 수요가
큰 전공과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교과과정을 운영함”이라고 목표를 세우고 있다.
우리학교는 인문·사회학 중심으로 세워졌지만 현재에 와서는 이것저것 여러가지 학과를 신설·증설해 나가고 있다. 발전계획안에서는
이를 교사나 지원 학생의 요구와 선호로 인한 결과로 설명하고 있지만 사회적 배경과 정부의 정책에 대한 문제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 그리고
‘학생들의 선호도가 높고 사회적 수요가 큰 전공의 발전’은 교육에서의 수요와 공급에 있어서 현 정책의 논리를 보여주고 있다.
수요가 많다는 것은 ‘돈이 되는 상품’을 팔겠다는 말과 상통한다. 기초학문이 붕괴되는 정책은 고쳐져야 할 필요가 있다.
현실에도 맞지 않는 신자유주의 경제논리를 우리나라에 굳이 적용시킬 이유가 없다. 또한 교육의 공공성을 해치는 사학재단의 대학 사유화 역시
청산돼야 할 과제다. 이는 대학의 민주화를 기반으로 하는 공교육의 실현을 전제한다. 이러한 대학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 교육정책 개선의 고민과
예산확충 및 대학행정의 투명화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교수, 학생, 교직원의 대학 구성주체가 대학교육환경의 현실태를
직시하고 올바른 방향을 세우는 것이다. 교육의 문제는 그 누구보다도 교육현장 속에 처해있는 사람들이 이끌어야 하기 때문이다.
/ 홍수경 기자 laught1234@hanmail.net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