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희소가치가 거의 없다. 꼭 필요한 물질이기는 하나, 필요한 만큼 쉽게 구입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정수기니, 생수니 하여 물에도 차별화가 나타나는 실정이고, 이제는 물을 사용하는데도 사용료를 지불해야 할 처지가 됐다.

  춘천시와 한국수자원공사간의 장기적인 공방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물값문제가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수자원 공사법과 다목적댐 관리법을 들어 춘천시 상수원 원수에 대한 물값을 요구하고 있고, 춘천시는 “소양댐을 건설하기 이전에도 춘천시가 사용할 수 있는 수량은 충분하였으므로 물값을 낼 필요가 없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싸움은 지난 5년동안 계속됐는데, 그 이유는 춘천시와 수자원공사간에 세부적인 계약이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오랫동안 공방전을 펼친 물값문제가 요즘들어 더욱 불거졌다. 춘천시가 6천만원의 원수사용료를 올해 제1차 추가경정 예산으로 책정하고 시의회의 심의를 요청한 일 때문이다. 결국 시의회의 반발로 인해 무산됐지만 시민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못하고 적절히 타협하려는 선에서 일을 마무리 지으려고 한 것이 여간 씁쓸한 일이 아니다.

  춘천시가 물값문제를 해결하지 못하자 시민, 지역단체들이 물값 해결을 위해 발벗고 나서고 있다. 시민, 지역단체들은 지난 4일「춘천시 물값 해결을 위한 범시민대책위원회」를 결성했다. 범대책위는 수자원공사의 물값 요구에 대한 시민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고, 물값 요구와 관련된 수자원 공사법 및 특정다목적댐 시행령 개정을 국회에 청원할 계획이다. 더이상 춘천시만 믿을 수 없다는 의지의 표현인 듯하다.

  춘천은 호반의 도시이다. 그런 명칭을 듣는 만큼 많은 물이 도시 주변에 걸쳐 흐른다. 그러나 상수원보호구역이란 제재가 그 밑에 버티고 있다. 상수원보호구역이란 제재아래서는 춘천의 개발이 어렵다. 물론 상수원을 보호해야 한다는데는 이의를 제기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제재가 소양강의 물을 사용하는 서울, 수도권의 수질보호부담이 없이 춘천시만의 부담하고 있다는 것은 좀 불공평하지 않은가? 또 소양댐 건설 후 잦아진 안개로 기관지와 신경통 환자가 늘고 있는 등 불이익을 겪고 있는 춘천에게 말이다. 더욱이 춘천시의 안일한 행정 처리는 ‘물싸움’ 해결에 더욱 어려움을 주고 있다. 지난 5월5일부터 7일까지의 단수사태가 좋은 예라 하겠다. 
 
  물값문제 해결은 춘천시가 자발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이다. 춘천시는 물값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 위해 시민단체들을 도와 시민의 권리를 찾으려는 노력을 해야 할 때이다. 또한 개발제한의 피해보상 없이 춘천시에 물값의 부담을 지우는 일은 없어야 한다.

/ 송경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