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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이슈] 올해만 택배 노동자 14명 숨져ㆍㆍㆍ택배노조 “무리한 업무로 과로사” 택배 회사, 잇따른 처우개선 약속 인권위 “국가ㆍ기업, 대책 모색해야”
방성준 편집장  |  lbj@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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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10.31  11:4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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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신나라 기자

지난 달 12일 택배 노동자가 숨졌다. 전국택배연대노동조합에 따르면 올해만 택배 노동자 14명이 숨을 거뒀다.

한진택배 서울 동대문지사에서 근무하던 김 모씨는 지난 달 12일 자택에서 숨진채 발견됐다. 사망 당일 김 씨가 출근하지 않자 동료가 김 씨의 자택으로 찾아가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택배노조 측은 무리한 업무로 인한 과로사라고 주장했지만 한진택배 측은 김 씨가 다른 기사들보다 낮은 수준인 200박스 내외 물량을 담당했다며 평소 지병을 앓고 있던 점을 지적했다. 이어 심장혈관 장애로 숨진 것으로 공식 판정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김 씨가 숨지기 나흘 전 동료 택배 기사에게 보낸 메시지에는 물량이 너무 많아 감당할 수 없어 물량을 줄이고 싶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김 씨는 문자를 통해 “오늘 420(개) 들고 나와서 지금 집에 가고 있습니다. 집에 가면 5시 밥 먹고 씻고 바로 터미널 가면 한숨도 못 자고 나와서 터미널에서 또 물건정리 해야 해요”라며 전날도 새벽 2시에 도착했음을 강조하며 평소 업무가 많았음을 호소했다.

이어 “오늘 배밭골 9시에 들어와 배송을 하지도 못하고 가고 있다”며 중간에 끊고 가려고 해도 배송을 하지 못한 것도 많고 “대부분이 큰 짐”임을 알리며 늦은 시간까지 많은 업무를 처리하는 데 큰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거듭 호소했다.

노조 관계자는 “경력있는 사람을 기준으로 1시간에 많아야 30개에서 40개를 배송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어 하루에 420개 물량을 배송했다는 것은 다른 기사들도 모두 놀랄 물량이라고 김 씨의 메시지가 유서와 다를 바 없음을 지적하며 과로사를 주장했다.

일각에선 택배 노동자 근무 처우 개선에 대한 목소리도 나왔다. 김 씨는 1년 3개월 근무했지만 입직신고가 돼있지 않았음이 지적됐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실에 따르면 근로복지공단에 확인결과 김 씨의 이름으로 입직신고된 기록이 없다. 이에 대해 한진택배는 “입직신고 여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잇따른 택배 노동자 과로사에 지난 달 20일 CJ대한통운은 과로사 방지 대책을 발표했다. 박근희 CJ대한통운 대표는 “최근 택배 업무로 고생을 하시다 유명을 달리하신 택배 기사님들의 명복을 빈다”며 “택배 기사님들의 사망에 대해 회사를 맡고 있는 대표이사로서 책임을 통감한다”고 머리숙여 사과했다. 이어 택배 기사 및 택배 종사자들의 건강과 안전을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현장 혁신 및 관련 기술을 지속해 나갈 것을 약속했다. 정태영 CJ대한통운 택배부문장은 “택배 기사의 인수 업무를 돕는 지원인력 4천명을 내달(11월)부터 단계적으로 투입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또한, 업무개시시간 조정을 할 수 있는 ‘시간 선택 근무제’와 3명에서 4명이 한 팀을 이뤄 업무를 분담하는 ‘초과물량 공유제’를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택배 회사는 잇따라 내년 상반기까지 택배 기사 전원 산재보험 가입, 연 1회 건강검진 지원, 소형 화물 자동 분류 장치 마련, 100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 기금 조성 등을 약속했다.

한진택배는 1일부터 오후 10시 이후 심야 배송을 전면 중단한다고 지난 달 26일 밝혔다. 또한, 집중 배송물량은 분산시켜 특정일에 근무 강도가 심해지지 않도록 할 것을 전했다. 한진택배와 롯데글로벌로지스는 1천명 규모의 택배 분류 인력을 단계적으로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지난 달 29일 최영애 위원장 명의의 성명을 통해 “최근 주요 택배사에서 관련 대책을 마련하여 발표한 것은 긍정적”이지만 국가와 기업은 노동자의 건강권 및 생명권 위협의 문제가 지속되지 않도록 시급히 대책을 모색해야 함을 강조하며 그보다 더욱 실질적인 대책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관련 법안 제정 논의를 통해 택배 노동자들의 처우와 노동조건이 실질적으로 개선”될 수 있도록 입법화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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