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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원] 학교가는 게 목적인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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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2.27  12:4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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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학교에 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너무나 당연한 걸 새삼스럽게 생각하게된 것은 그날 날씨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었다. 물론 코로나19로 밖으로 나오는 게 주저되고 사람 만나는 것도 피하는 시절이기 때문이기도 했다. 코로나 19가 발흥하기 시작한지 1년이 넘어서, 3차, 4차 확산기를 보이며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생각했던 우리나라의 상황도 다시 2020년 봄 대구에서 시작했던 코로나19 1차 유행이 휩쓸던 시기로 돌아간 듯 위태위태하다.

사람들은 왜 학교에 올까? 교수들에게 물어보면 “강의하러” 온다. “연구하러” 온다, “학생이나 외부인 만나러” 온다는 답이 상위에 오를 것이다. 학생들에게 물어보면 “수업 들으러” 간다, “동아리 활동하러” 간다, “도서관에 가려고” 간다, “팀플이나 과제하러” 간다고 응답하는 수가 상위에 속할 것이다. 직원들에게 물어보면 “일하러” 간다, “휴가낼 수 없으니까” 출근한다, “직장이니까” 출근한다는 말이 대부분일 것이다. 이런 대답들을 생각해보면서 나의 지난 20여년간 대학교수 생활을 되돌아 보았다. 나는 왜 학교에 올까? 나 역시 “강의하러” 학교에 왔고, “연구하러” 학교에 왔고, “학생과 약속이 있어서” 학교에 왔다. 학교에 오는 이유는 무언가 할 일이 있어서였다.

햇볕 좋은 날에는 학내를 이곳저곳 걸어 보곤 한다. 어느 날인가 가벼운 마음으로 이리저리 발가는 대로 학내를 걸었다. 문득 이런 생각이 났다. 나는 오늘 학교에 왜 왔지? 단순히 학내를 걸으며 이런저런 생각을 하거나 그냥 학교에 오고 싶어서 학교에 온 적이 있었나? 사회대 5층에서 일송아트홀을 지나 도서관에서 책을 빌리고, 도서관 앞에서 자연대, 산학협력단을 지나 유봉여고 담벼락가까지 걸었다. 최근 조성된 차 없는 길에 동네 사람들이 몇 명 걷고 있고, 테이블에는 학생들도 몇몇이 보인다. 그들을 보며 생각한다. 아무 이유없이 학교를 걷고, 단순히 교정 이곳저곳의 생활을 즐기기 위해 학교에 온 적이 몇 번이나 되는가?

뒤돌아 걷다가, 사회대로 들어오는 진입로로 들어왔다. 사회대 앞은 여전히 차도가 중심이라 평소 수업이 있을 때였으면 학생들과 차로 뒤엉켜 아수라장이 되었을 것이다. 지금은 코로나로 학생들이 없어 한적하지만, 도서관 뒤편 차없는 거리에 비교해보면 걷는 맛은 반감된다. 사회대 앞을 걸으며 사회대 앞 진입로와 주변을 차없는 거리로 조성하고, 이 길을 봉의산과 연결하여 둘레길을 조성해서 봉의산 숲속까지 유유히 걸으면 얼마나 좋을까 공상해본다.

주차는 어떻게 하냐고? 각자 알아서 하겠지! 교문주변이나 기숙사 빈 주차장에 세우든가, 집에 두고 오던가, 아니면 교문 옆에 내버려진 도로에 주차공간을 만들면 될 듯하다. 차량소유자와 학교당국의 의지만 있으면 해결될 문제일 것이다. 어쨌든 알아서 방법을 찾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공상을 계속한다. 그냥 학교에 와서, 좋아하는 학내공간을 즐기면서 학교를 숨쉬고 싶다. 신학기엔 학생들도 학교에 나와서 학교를 마시고 학교를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 코로나19가 여전히 극성이고 도무지 멈출 생각을 안하니까 더 더욱 이런 생각을 한다. “오늘따라 더 더욱 그냥 학교를 거닐고, 학교를 숨쉬며, 학교를 마시고 싶다” 

 

/이주일 심리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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