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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원] 여러분의 2020년은 어땠습니까?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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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4.03  10:4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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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이 시작할 때 사람들은 이 해가 어떤 의미로 자신의 인생에 남게 될지 모두 달랐을 것입니다. 수능 시험을 앞둔 고3 수험생들은 원하는 대학을 가기 위한 마지막 시련의 한해로, 대학 입학을 앞둔 신입생들은 새로운 환경에서 설레고 보람찬 대학생활을 누린 한해로, 또 졸업을 앞둔 학생들은 본인의 진로를 고민하는 진지한 한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생각했을 것입니다. 제 경우도 강의나 연구 등의 분야에서 작년보다는 조금 더 나은 자신을 발견하고 흐뭇해할 수 있는 한해로 기억되기를 기대했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2021년 신학기를 맞이한 지금, 2020년은 그런 기대와는 달리 모든 사람들에게 모두 비슷한 기억만을 남기게 됐다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습니다. 바로 코로나19라는, 인류가 지금까지 겪어보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형태의 감염병과의 길고 지루한 투쟁의 기억 말입니다.

저에게도 2020년도는 고난과 도전의 한해였으며, 무엇보다 우울한 한해였습니다. 급하게 마련된 온라인 강의 플랫폼을 익히고, 원활한 온라인 강의를 위해 이것저것 준비하느라 바빴음에도 불구하고, 막상 온라인 강의를 시작하자 예상치 못한 문제점이 속출하고 이를 해결하느라 쩔쩔맸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학생들에게 강의 내용을 잘 설명하기 위한 전자 필기도구도 여러 가지 시험해보고, 녹화강의, 실시간 화상강의 등 다양한 강의 플랫폼 등을 시도해보았습니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쓰더라도 학생들을 직접 마주보고 강의할 때에 비해 전달력도 떨어지고, 학생들의 수업 집중도도 떨어져서 결국 원하는 만큼 학생들에게 강의 내용을 효과적으로 전달하지도 못했습니다.

가장 괴로웠던 것은 캠퍼스에서 학생들을 보지 못하고, 강의시간에 학생들을 직접 대면하지 못하는 데에서 오는 우울함이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학교생활을 하면서 느낀 즐거움은 그런 것들이었습니다. 학생들이 바로 이해하기 어려울 것 같은 강의 내용을 어떻게든 방법을 생각해내서 설명하고, 학생들 사이에서 알아들었다는 표정을 읽었을 때의 기쁨, 학생들에게 조금 힘들 수 있는 과제를 제시했는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가져왔을 때의 놀라움, 학생들이 학업에 대한 어려움이나 진로에 대한 걱정, 학교생활에서의 곤란한 점을 상담하러 왔을 때 그들과 대화하며 그 어려움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작게나마 해결책을 제시해 줬을 때의 뿌듯함들이었던 것이죠. 이런 소소하다면 소소할 수 있는 긍정적 감정들이 이만큼이나 소중한 것이었다는 것을 빼앗기고 나서야 깨달았던 것입니다.

2020년, 코로나 때문에 잃어버린 한해라고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정신승리라고 매도해도 상관없습니다만, 저에게는 여전히 소중한 한해였습니다. 저에게는 그 진리를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깨닫게 해준 한해였고 거기서 힘든 한해를 보낸 의미를 찾으려고 합니다.

만약 여러분들이 작년 한해가 본인에게 무의미하고 고생뿐인 한해였다고 생각하신다면, 당연한 듯 주어졌던 삶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 것이었는지 돌아볼 수 있는 기회였다고 생각을 바꾸어보면 어떨까요. 실패에서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면 그 실패는 무가치한 것이 아니니까요.

 

/박두재 나노융합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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