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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끼이고 치이고 깔려 숨지는 노동자들안전관리 미흡·감독부실 여파 한달새 노동자 4명 이상 사망
한다녕 편집장  |  annyeong0930@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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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5.15  09: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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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 신나라 기자

노동자들이 업무현장에서 목숨을 잃고 있다.

지난달 22일 20대 청년이 산업재해로 숨졌다. 언제나처럼 사고는 하청업체 소속 비정규직 노동자가 일하던 현장에서 벌어졌다. 사망자는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 부두에서 적재물 정리작업을 하던 故이선호(23)씨다. 그는 개방형 컨테이너 내부 뒷정리를 하던 중 무게 300㎏가량의 지지대가 무너지면서 아래에 깔려 숨졌다. 사고 당시 현장에는 작업 지휘자나 작업유도자가 없었다. 이는 지게차 같은 중장비를 쓰는 현장의 안전 수칙을 어긴 것이다. 사고 조사가 늦어져 유가족은 2주가 지나도록 장례를 치르지 못했다.


지난 1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평택항에서 산재로 사망한 23살 이선호씨의 친구입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이 글에는 평택항 사고 원인 5가지가 담겨 있었다. 무리한 인원 감축과 전반적인 안전관리 미흡, 노후된 구조물, 미흡한 초동대응, 정부의 안전관리 감독 부실 등이 원인으로 꼽혔다.


이에 유족과 시민단체 등이 진상규명을 촉구했다. 지난 6일 민주노총 평택안성지부, 경기공동행동 등으로 구성된 故 이선호씨 산재사망사고 대책위원회는 경기 평택시 평택항신컨테이너터미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이선호씨 사망사고가 발생한 지 보름이 지났으나 사고 조사나 진상규명은 여전히 답보 상태이다”라며 “하청 관리자에게만 책임을 묻는 게 아닌 원청에 책임을 묻고 해양수산청, 관세청 등 유관기관에도 재발 방지 대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지난 8일에는 울산 현대 중공업에서 노동자 A씨가 작업 중 추락해 사망했다. 그는 용접용 도구를 가지러 가기 위해 탱크 위를 올라가다 떨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A씨는 11m 높이 탱크에서 용접작업을 하다 바닥으로 낙하한 뒤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숨졌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작년에도 추락과 질식으로 노동자 4명이 숨지면서 고용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을 받았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안전관리 강화에 최선을 다해왔으나 불의의 사고가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며 “사고 수습에 온 힘을 다하고 관계 기관 조사에도 적극적으로 협조해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같은 날 충남 당진의 현대제철 당진공장에서 작업과정을 점검하던 40대 노동자 B씨가 끼임으로 추정되는 사고로 사망했다. 그는 철강괴를 눌러 강판으로 만들기 위해 고열을 가하는 가열로를 점검하는 업무를 진행했다. 교대시간이 다 됐음에도 오지 않자 이를 이상하게 여긴 동료 직원들이 B씨를 찾으러가 발견했다.
경찰은 A씨를 발견한 동료 직원들과 당진 현대제철 관계자 등을 대상으로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경기도 시흥의 한 자동문 부품 제작 공장에서 40대 노동자가 기계에 끼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C씨는 공장 내 부품 제작 기계에 끼어 숨졌다. 당시 공장에는 C씨를 비롯해 6명의 근로자가 있었지만 사고가 벌어진 뒤 동료들이 뒤늦게 발견했다.

경찰 관계자는 “스크린도어처럼 기계에 사람이 들어가면 작동이 자동으로 멈춰지게 돼 있는데 사고 현장에 가보니 이 기능이 ‘수동’으로 돼 있었다”고 전했다.


위험한 작업 현장에서 혼자 일하던 노동자가 목숨을 잃은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8년 12월에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故김용균(19)씨가 혼자 작업을 하던 중 기계에 끼어 사망했다. 2016년 5월에는 서울메트로 하청업체 직원이던 김씨가 서울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혼자 정비하던 중 열차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이런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국회에서는 법안을 개정한다. 2018년 12월 26일 산업안전보건법을 전면 개정해 일명 ‘김용균법’을 만들었다. 그럼에도 여전히 노동자들을 보호하기에는 역부족이다.


한편, 최근 평택항과 현대제철에서 사망 사고가 계속되자 더불어민주당이 당내 산업재해 특별위원회 설치를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위에서 산업안전보건청이나 근로감독청 신설을 서두르고, 근로감독관 증설도 본격적으로 논의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의장은 “철저한 사고 조사를 통해 산업안전보건법의 위반 사항에 대해서 책임자의 형사 입건 등 법에 따라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또 5월 중 전국 항만공사 유사 사업장에 대해 긴급 점검을 실시하기로 했고, 안경덕 고용노동부 장관을 불러 평택항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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