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가 가져올 수 있는 2차적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곳은 강원대 후문의 자취방이다. 같은 층에는 여러 명의 강원대 학생들이 살고 있다. 옆방에는 여학생들이 사는 듯 한데 밤이 되면 남학생이 그 집으로 들어가 아침에 나오는 것을 종종 보게 된다. 대학가 원룸에서 이런 모습은 그리 낯선 모습이 아니다.

  동거는 강원대 뿐 아니라 대학 전체적으로 대학생들의 문화에 깊숙이 자리잡고 있다. 현대 사회 또한 성에 대한 개방적인 인식과 결혼 제도에 대한 불신으로 인해 동거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 동거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함께 살면서 서로에 대해 알고, 자신과 맞는 배우자를 찾아 성공적인 결혼을 하겠다’고 주장한다. 개인주의가 만연해 지면서 지금 이 시대의 젊은이들은 책임을 요구하는 결혼에 많은 부담을 느껴 동거를 선택하게 된다.

  처음에는 로맨틱한 사랑을 꿈꾸며 동거를 시작한다. 그러나 우리는 그 내막을 자세히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동거는 서로 좋아서, 마음이 맞아서 살다가 사이가 삐걱거리게 되면 아무런 법적 절차 없이 둘의 합의만으로 관계를 정리하면 그만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그에 따르는 위험 부담성이 크다.

  동거는 친구처럼 함께 사는 것은 넘어 육체적 관계가 따르게 된다. 육체적 관계가 지속될 경우 동거녀는 임신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동거를 하다가 결혼을 한다면 임신을 해도 별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동거 도중 헤어지게 된다면 임신은 큰 문제가 되는 것이다. 서로에 대한 책임이 전제되지 않은 관계이므로 여성은 미혼모가 되거나 낙태율을 높이는 주범이 된다. 한국은 ‘낙태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쓸 정도로 낙태가 공공연히 자행되고 있다. 동거가 이런 사회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것을 생각해 볼 때 동거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우리 나라는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급격한 변화를 겪게 되면서 문화나 가치관에 있어서도 혼란이 많다. 그래서 사회현상에 대해서 이중적인 잣대로 재는 경우가 많다. 최근 들어 동거에 대한 찬성비율이 높아졌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이중적 가치관을 염두하며 이것을 그대로 받아드려서는 안될 것이다. 남이 동거를 한다면 둘이 사랑한다면 할 수 있다고 가볍게 생각 할 수 있으나 자신의 상황이 될 때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자신의 결혼상대가 전에 다른 여자, 또는 남자와 동거한 경험이 있다면 그와 결혼할 수 있겠는가? 혹, 결혼한다 할지라도 후에 그것이 문제가 되지 않겠는가?

  지금 당장은 좋아하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아침을 시작하고, 밥을 먹으며, 잘 수 있어 동거가 좋고 편할 수 있다. 그러나 동거가 가져올 수 있는 문제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한다. 동거가 진짜 양인지, 양의 탈을 쓴 늑대인지를 말이다.

/ 이혜연(사회과학부·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