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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중 문화생활로 풍성한 삶 만들자!
이제 기말고사가 끝나면 학생들이 방학을 맞는다. 방학은 말 그대로 ‘배우는 학문을 잠시 놓는다’라는 의미로 ‘공부를 하지 않는
것’과는 다르다. 즉 일정한 장소에서 배움을 받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서 배움을 지속하는 것을 의미한다. 과거 필자가 들었던 말 중에서
공부란 약간 기운 오르막의 물살을 헤치며 나아가는 배로 비유된 내용이 있었다. 일정하게 노를 젓지 않으면 배는 당연히 뒤로 움직인다. 따라서
뒤로 가지 않으려면 일정한 속도로 노를 저어야 배가 뒤로 가는 것을 방지할 수 있고,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물살보다 빠른 속도로 노를 저어야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학은 이처럼 최소한의 노를 저어야 그 자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에서 우리가 할 바를 일깨워준다.
방학 기간 중에 많은 공연단체들은 저마다 보다 시간적으로 여유가 있는 학생관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이를
효과적으로 이용하면 다양한 내용과 풍성한 볼거리를 동시에 만족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먼저 소개할 연극은 ‘극단 무천’의
『레퀴엠』이다. 무천의 10주년 기념공연으로 올려지는 이 연극은 12월 15일부터 25일까지 문예회관 대극장에서 공연된다. 부조리 작가로 유명한
장 아누이의 작품을 번안한 연극으로 쟁쟁한 많은 수의 연기자가 등장함은 물론 연출을 맡은 김아라 씨의 감각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된다.
『레퀴엠』은 잘 알다시피 모차르트가 죽기 직전 마지막으로 작곡을 하던 곡명이다. 장송곡으로도 자주 연주되는 이 곡을 제목으로
정한 것부터 의미가 돌출된다고 하겠다. 사회적으로 성공한 극작가가 자살을 하고 그의 유언에 따라 작가의 삶에 의미가 있던 사람들이 유언장을
공개하기 위해 모여든다. 대개가 사회적인 명망이 높은 사람들로 이들은 뜻하지 않게 산사태로 고립되면서 각자의 내면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그들의
대화는 점차 문 밖에서 짖는 개의 소리와 합쳐지고…. 존재론적 인간의 고독한 내면을 형상화했다고 알려져 있다. 20일까지는 사랑티켓으로 관극이
가능하며 745-6078로 문의하면 된다.
다른 하나는 ‘극단 목화’의 『지네와 지렁이』이다. 이 연극은 12월 20일부터 내년 2월 17일까지 대학로에 위치한 아룽구지
극장에서 공연된다. 우리나라 대표적인 작가이자 연출가인 오태석의 작품 『춘풍의 처』로 우리 학교를 방문한 적도 있다. 연극은 전통적인 산대놀이의
방식으로 진행되며 각 이야기 속에 많은 사회문제들을 제시한다. 산대놀이는 ‘산대’에서 행해졌던 다채로운 방식의 고유한 광대놀이로 연극은 이런
산대놀이의 방식을 응용해 무대화됐다고 한다. ‘10년 후의 우리들은 어떤 것들을 후손에게 남겨줄 수 있을 것인갗라는 문제로부터 시작된 작가의
고민은 ‘현재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갗라는 당면문제를 제시하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는가에 대한 소망을 피력한다. 역시 사랑티켓으로 관극이
가능하며 본교학생증을 제시하면 8,000원에 입장이 가능하다.
이 밖에도 16일까지 문예회관 소극장에서 공연되는 ‘변방연극제’와 국립극장 별오름 극장에서 16일까지 공연되는 『사막을
걸어가다』도 눈길을 끌고, 인간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창작뮤지컬인 『오 헤피 데이』도 재미있게 관극할 수 있는 작품이다. 보다 자세한 것은
인터넷 등을 이용해 알아볼 수 있고 많은 정보를 종합하여 작품을 선택하는 것도 소중한 문화경험으로 꼭 필요한 일임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결코
짧지 않은 방학을 잘 활용하여 자신의 삶을 풍성하게 만들 것을 다짐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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