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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영화 ‘랜드 앤 프리덤 (Land and Freedom)’‘땅과 자유’의 쟁취…스페인 혁명에 대한 찬사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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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02.09.0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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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켄 로치 감독의 ‘랜드 앤 프리덤(Land and Freedom)’은 얼마전 우리학교 학생회관 앞에서 진행된 ‘96가을 민중 학술문화제’행사 중 상영돼 우리에게도 낯익은 영화이다. 이 영화의 배경은 1936년 스페인 내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인에서는 파시즘에 맞서 사회주의 혁명당 ‘품(POUM)’산하 의용군을 조직한다. 여기에는 무정부주의자들이나 영국인, 미국인, 아일랜드인 등으로 구성된 국제 의용군도 참가한다.

  ‘땅과 자유’를 염원하며 투쟁했던 스페인 내전의 역사적 의의는 내분으로 말미암은 혁명의 실패와 더불어 오랫동안 손상 당해 왔다고 이 영화는 말하고 있다. 이 영화의 핵심은 전투장면이 아니다. 인상적인 장면은 정치토론 장면이다. 의용군이 접수한 토지를 국유화 할 것인가 말 것인가를 놓고 벌이는 뜨겁고 격렬한 논쟁은 그들에게 땅과 자유는 이데올로기를 넘어서 절박하고 다급한 삶의 문제였음을 나타내고 있다.

  구식 독일제 소총과 남루한 복장으로 어렵게 싸워나가던 의용군은 정규 공화국 군대와의 통합 압력을 받지만 대부분의 국제의용군 전사들은 정체성을 지켜 독립적 조직으로 남을 것을 결정한다. 의용군은 스탈린주의를 따르는 국제공산당에 의해 오히려 체포되고 무장해제 당한다. 공산당은 의용군을 전쟁수행에 반대하는 ‘사회주의적 파시스트’로 간주하고 공격한다. 지원을 약속했던 공화국의 배신으로 말미암아 의용군은 후퇴하고 만다. 결국 피로써 쟁취한 땅과 자유는 몇주 후 정부가 모든 토지를 원래 소유주에게 돌려줌으로써 사라져 버리고 만다.

  이 영화는 스페인 혁명의 실패원인을 스탈린주의자들에 의한 배신으로 보고 있다. 켄 로치 감독은 자신의 열정과 소신을‘랜드 앤 프리덤’을 통해 잘 나타내고 있다. 예산 부족으로 전투신을 실감있게 찍지는 못했지만, 연기자들은 깊은 공감에서 우러나오는 뛰어난 연기로 감동과 분노의 교차를 탄력있게 보여주고 있다. 특히 블랑카 역의 로사나 파스토르와 비달 역의 마르크 마르티네즈는 뛰어난 조화를 이룬다. 데이빗 역의 이안 하트는 청년 데이빗이 품었던 하늘을 찌를 듯한 열정을 온몸으로 보여준다. 그의 순수했던 이상만큼 마지막 내전의 실패 이후 보여준 좌절감은 우리에게 더 큰 공감을 자아낸다.

  그는 애인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쓴다. “만약 승리했다면 우리는 세상을 바꾸어 놓을 수 있었을텐데…” ‘랜드 앤 프리덤’이 이루지 못한 희망은 좌절만은 아니다. 그것은 정치가 삶이었고 동지들간의 뜨거운 믿음으로 하나가 되었던 그리고 민중 스스로가 땅과 자유를 쟁취했던 잊혀질 수 없는 몇 개월의 역사에 대한 찬사이다. 스페인에서 배신당한 혁명은 이미 동유럽과 러시아에서 또 다시 배신당했고 그 여파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여전히 남아있다. 이데올로기 문제는 결판났다고 생각하거나 정치가 일상생활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남의 일로 간주되는 현실속에서 ‘랜드 앤 프리덤’은 우리에게 새로운 고민을 안겨준다.

  의용군에 참전한 데이빗은 스페인을 등진다. 하지만 그의 장례식 때 그가 일생을 간직해 온 ‘스페인의 마른 흙’과 더불어 묻히고 만다. 그 속에서 말하고자 하는‘랜드 앤 프리덤’의 메세지는 단호하다. “투쟁은 계속된다!” 이 영화는 조지 오웰의 ‘카탈로니아 찬가(풀무질 출판사)’와 인식을 공유하고 있다.‘랜드 앤 프리덤’의 감상과 더불어 읽어본다면 더 없이 좋을 것 같다.

/ 박정호(법학과·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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