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인문학연구소에서는 제29회 집담회를 개최했다. 이번 집담회는 ‘조선후기의 지역 차별과 그 극복 노력 - 경상도와 평안도를 중심으로’라는 주제로 인문학연구소 세미나실에서 오수창(인문·사학) 교수가 진행했다.

  오교수는 평안도와 경상도를 중심으로 연구한데 대해 “평안도와 경상도는 조선후기에 매우 소외된 지역이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며 “지역 차별의 문제를 근대 민족 수립과정의 한 측면으로 살펴봤다”고 밝혔다. ‘조선후기 지역 차별의 실상’에서 우선 ‘영남인의 정치적 위상’을 살펴보며 “조선중기에 성리학을 선도했고 사족층들이 사회를 주도했다”며 “그러나 인조대 이후 영남인들은 정치적으로 쇠퇴했고 학문적으로도 이황이나 조식의 학문을 시대변화에 맞춰 발전시킬 흐름이 끊어졌다”고 말했다. ‘평안도민의 정치적 위상’이라는 소주제에서는 “평안도에 사족층이 결여됐고 조선중기이래 지식인 및 정치인들이 일반적으로 서북 지역에 대한 차별의식 위에 정치와 정책을 수립했다”며 “정부를 이끌고 가던 세력의 문화적 이질감을 가졌고 문·무과 급제자를 차별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조선후기 지역통합 정책과 그 한계’라는 주제아래 ‘영남 사족 수용정책’을 언급하며 “조선은 사족과 사대부가 핵심주체를 이루는 사회였다”며 “조선의 사족이 성장하는 데 이념적, 사회적 토대로서 가장 중요한 지역인 영남의 인사들을 정국운영에서 배제한 것은 부당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황속에서 “영남인들은 등용을 위해 노력했지만 영남인들에게조차 지지를 받지 못했다”며 “복고적이고 정치적 역학관계 속에서 추진되는 중앙의 등용 정책에 대해 호응하려는 의지도 강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오교수는 ‘평안도 무사정책’이라는 주제로 ▲자유로운 성격속에 경쟁하는 사회질서의 성격 ▲평안도의 경제적 성장 ▲지역적 특징을 이용한 새로운 문화기준 수립의 노력 ▲18세기 평안도 유생·무사층의 진출실패 등을 정리했다. 또 평안도 등용과 진출의 한계점에 대해 “조선후기의 정치체계가 지역차별을 극복하고 그 중심에 평안도의 새로운 역량을 끌어들이기에 힘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지역 통합은 조선후기 사회의 필수적 과제였음에도 불구하고 “중앙의 차별을 받던 경상도와 평안도의 노력은 실패로 돌아갔다”며 “이는 정치적인 역학관계 또는 전통적인 권위와 사회질서를 벗어난 새로운 전망을 가지지 못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한 지역의 사회성격과 역량은 가변적인 것이므로 오늘날 지역문제에 대한 역사적 맥락으로 이해하는 오해는 없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홍수경 기자 laught12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