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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춘천시민들은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
지난 29일 발표된 감사원의 특별감사 결과는 한마디로 모든 국민들에게‘망연자실’을 넘어 ‘분노’가 치밀어 오르게 한다. 국민의
혈세인 공적자금을 투입한 많은 기업과 금융기관 등이 배우자나 자식에게 증여하는 방법, 재산을 신고하지 않는 등의 수법으로 총 7초1천5백억원의
공적자금을 빼돌려 재산을 은닉했음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거리로, 집에서 거리로 내쫓기는 많은 서민들이 듣기에는 황당한 이야기가 아닐 수
없다. 고용불안, 비정규직으로 하루하루를 연명하기도 빠듯한 일상을 가진 사람들에게 ‘근무중 골프’로 구속된 고위 관리직의 여유는 차라리 기가
막혀 허한 웃음만 나온다.
지난 4년동안 김대중 정부는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부분에 주조조정의 칼을 댔다. 그중 강도 높게 진행된 것이 바로
‘금융’부분이었다. 감사원은 20일 공적자금에 대한 특별감사결과를 발표하면서 체계적인 관리의 필요성과 함께 공적 자금이 해온 순기능에 대해서
매우 강조했다. 공적 자금 투입이 없었다면 부실 금융기관 퇴출·정리, 금리 하향 안정, 금융중개기능 회복, 대외신인도 향상 등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것이 감사원의 주장이다. 하지만 정말 부실 금융기관이 퇴출됐는가? 금리가 하향 안정됐는가? 이러한 얘기는 이 나라 어디든 그러하겠지만
특히 춘천에서는 더더욱 먼 얘기이다.
우리학교 후문에 있는 닭갈비 골목을 따라 쭉 내려가다 보면 눈에 띄는 건물이 있다. 검정색 천으로 둘러 쌓여 있고 그 위에는
‘춘천상호신용금고(이하 춘천금고) 퇴출 및 금융비리척결’을 골자로 한 전단지와 피씨들이 어지럽게 붙어있다. 무슨 연유로 가게문을 닫고 춘천금고의
퇴출을 말하고 있을까? IMF이후 국내 경제사정이 악화되자 정부는 대출동결과 이자제한의 한시적인 방침이 지시됐다.
하지만 춘천금고는 이러한 방침에도 불구하고 당초 대출당시 약정했던 16.5%의 이자율을 사문서를 위조해 임의로 29%의
이자율을 명시해 부당하게 서민들의 재산을 갈취했다. 이 뿐 아니라 악화된 경제사정을 악용해 경제성이 좋은 부동산만을 골라 감정가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경매해 대출금 미상환 거래자의 주택, 토지, 임야 등을 무차별 취득한 후 서민들을 거리로 내몰아 왔다. 이에 대해 춘천금고는
IMF이후 대출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는 부당하다는 확정판결이 지금까지도 계속 나오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되돌려 주기는커녕 오히려 맞고소를 하는
등의 으름장을 놓고 있는 상태이다.
또한 대다수 채무자들이 채무를 변재 하겠다는 의사표시를 분명히 했음에도 불구하고 임의, 강제경매를 강행함에 따라 아무런 대책
없이 피해자들을 거리로 내몰았다. 실제로 피해자와 합의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잔금을 치루기 이틀 전에 갑자기 관계자들이 들이닥쳐 온갖 짐들을
끌어내고 다른 사람에게 팔아 넘기는 등 상식적으로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행태를 보여왔다. 계속해서 말을 바꾸거나 혹은 아예 얘기조차 되지
않았다는 말로 일관하며 서민들을 우롱해 왔던 것이다. 또한 대출커미션까지 과다하게 요구해 수백만원씩에 달하는 커미션을 부당하게 착복한 점을
피해자들의 폭로와 증거에 의해 전모가 드러나고 있다.
피해자들은 2만 여명이 넘는 춘천시민들의 서명을 받아냈고, 각종 탄원서와 사실을 증명하는 각종 자료, 심지어 녹취록까지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뜻 변호사와 지방언론들이 손을 내밀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실제로 한 지방언론도 신문에 실으려고 각종 자료와 취재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도 포기를 했다고 한다. 이러한 사정은 변호사의 섭외시에도 마찬가지이다. 지방에서 이러한 거대한 공금횡령과 금융비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언론은 함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대해 금융계 일부와 춘천지역사회 일부에서는 특정고교 인맥으로 형성된 커넥션이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를 있기도
하다. 이러한 재반 비리로 인해 검정천에 쌓여진 춘천시민들의 갖가지 살림살이는 춘천금고 관계자들의 홀대에 쓰레기처럼 취급되었다. 몇십년 동안
간직했던 살림살이를 내동댕이치고 무작정 끌어내 집에서 내쫓긴 서민들을 이제 추운 겨울에 무엇을 해야 할지, 어디에 살지 갈길이 막막하다.
서민들의 피해만이 극심한 금융비리는 반드시 척결되어야 한다. 이러한 썩어 빠진 금융기관에 왜 공적자금이 투입됐는지, 그리고 관련자는 왜 처벌되지
않고 있는지 반드시 철저한 조사와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
/ 김진희 기자 real-li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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