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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루나ㆍ테라’ 폭락… 무너지는 코인 시장업비트 등 입출금 잠정 중단 투자자, 권 대표 고소ㆍ고발
이지현 편집장  |  augjh8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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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5.21  08:4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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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러스트 유현승 기자

한국 가상화폐 루나와 테라가 급락해 가상화폐 시장에 큰 파장을 일으켰다.

테라ㆍ루나코인이 일주일 만에 폭락했다. 폭락 전 14만원까지 올랐던 루나는 99.99% 폭락한 0.3원까지 떨어졌으며 그간 1달러로 가치를 고정해 온 테라도 14센트로 가치고정이 무너졌다.

루나ㆍ테라코인은 애플 엔지니어 출신인 권도형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블록체인 기업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가상화폐다. 테라폼랩스 본사는 싱가포르에 있지만 한국인 대표의 블록체인 기업이 발행한 코인이라는 점에서 이른바 ‘김치코인’으로 분류된다.

이번 사태는 테라의 하락세에서 시작됐다. 테라폼랩스는 연 20%의 이율을 지급한다고 홍보해왔으나 이달 초 테라의 가격이 1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시스템이 불안정해지자 자매 코인인 루나의 가격도 함께 급락한 것이다. 일주일 만에 시가 총액 대부분이 증발한 상황이다.

루나와 테라가 폭락하자 가상화폐 거래소들은 잇따라 상장을 폐지했다. 국내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와 빗썸, 코인원, 코빗은 루나를 투자 유의 종목으로 지정하거나 거래 지원을 중단한 상태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인 업비트는 루나 폭락 사태에 “지난 20일부터 루나 거래 지원을 종료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그 외 국내 5대 거래소 모두 입출금을 잠정 중단했다.

경제 매체 비즈니스 인사이더는 “죽음의 소용돌이(death spiral) 현상을 피하지 못해 테라가 폭락하고 루나도 97% 추락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도 “모든 것이 무너졌다”며 “최근 금융시장에서 애정의 대상이었던 테라가 죽음의 소용돌이로 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는 가상화폐 시장의 최대 난관으로 꼽힌다. 가상화폐 업계는 권 대표가 테라를 지원하기 위해 만든 비영리단체 ‘루나파운데이션 가드’가 수십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는 점도 우려하고 있다. 테라 유동성 공급을 위해 비트코인을 처분하는 사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두 코인 폭락으로 지난 11일 비트코인 가격은 3만 달러선이 무너지기도 했다.

국내 최대 가상화폐 커뮤니티 코인판에는 루나 포럼도 신설됐다. 최근 폭락을 맞은 루나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관련 게시판을 따로 만든 것이다. 게시판에는 루나 코인 관련 피해자들이 빠른 속도로 글을 올렸다. 글을 올린 한 투자자는 수익률이 –99.98%가 돼 2억 손해를 본 자신의 계정을 캡처한 사진과 함께 “10년 가까이 잠도 안 자고 코인으로 어렵게 번 돈”이라면서 “정말 믿어지지 않고 받아들여지지도 않는다”고 허망함을 드러냈다.

또 다른 투자자는 “오늘 밤이 제 마지막 밤일 것 같습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일부 투자자들은 권 대표를 향한 적개심을 보였다.

피해자는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루나ㆍ테라 폭락 사태로 전 세계 개인 투자자들이 재산 손실의 고통과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17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루나ㆍ테라 폭락 사태는 가상화폐 투자가 활성화된 미국은 물론 테라폼랩스 본사가 있는 싱가포르와 영국, 스페인, 인도, 나이지리아 투자자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쳤다.

나이지리아의 실직자 노페 이사(25)씨는 로이터 통신에 “루나가 하락세를 보이며 5천 달러(635만원)를 모두 날렸다”며 “내가 가상화폐에 홀렸다는 걸 믿을 수가 없다”고 호소했다.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인 ‘레딧’의 투자 토론방에도 거액 투자 손실에 절망하는 글들이 넘쳐나고 있다.

이에 가상화폐에 관련 국내 규제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태로 가상화폐에 대한 규제와 투자자 보호 등 기본법 제정에 대한 요구도 커진 상황이다. 금융당국은 대대적인 코인 거래소 점검에 나서기도 했다.

한편, 이번 사태로 피해를 본 투자자들 일부가 지난 19일 권 대표 등을 검찰에 고소 및 고발했다. 투자자들의 대리 법무법인 엘케이비앤파트너스 김종복 변호사는 권 대표와 테라폼랩스 공동창업자인 신현성씨를 사기ㆍ특정 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과 유사수신행위의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남부지검 금융ㆍ증권범죄합동수사단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고소장에 이름을 올린 투자자는 5명이다. 총 피해액은 14억원 가량이며 5명 중 1명은 5억원 이상의 손해를 본 것으로 전해진다. 김 변호사는 “피해 문의가 많이 오고 있는데 고소가 계속 지연되다가는 수사 적기를 놓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절차가 마무리된 5명에 대해서만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업비트 등 거래소에 대한 손해배상 소송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법리검토를 하고 있다”고 답했다.

또 이들은 법적 대응에 동참할 투자자들의 신청도 계속 받고 있다. 금융당국 조사에 따르면 루나 코인 투자자는 약 28만 명으로 추산된다. 투자자들이 모인 온라인 카페에서도 테라폼랩스 대표를 고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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