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루브르 박물관의 대회랑에 걸린 다비드의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이다. 사진 차소은 학우 제공

올해 1월부터 6월 말까지 스페인 빅 대학에서 생명공학을 공부한 차소은(의예ㆍ2년)씨를 만났다.

Q. 교환학생을 신청하게 된 계기가 무엇인가?

A. 의예과 자체가 ‘교환학생 기회가 있다면 무조건 가라’는 분위기라 선배들의 추천을 많이 받았다. 또 지금이 아니면 갈 기회가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 마지막 유럽 여행이라는 마음으로 지원했다. 스페인을 고른 이유는 어릴 때 유럽을 다녀온 적이 있었는데 스페인과 포르투갈만 가보지 못해서 선택했다.

Q. 교환학생을 준비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A. 비자 심사 신청이 힘들었다. 이미 3개월 치 심사 자리가 꽉 차있었기 때문이다. 비자 심사는 서류만 잘 준비하면 면접은 의외로 쉬우니 교환학생을 희망하는 학생들은 비자 심사 신청만 유의했으면 좋겠다. 스페인에서는 영어로만 대화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스페인어 소통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Q. 교환학생의 하루일과는 어떻게 되는가?

A. 1교시가 오전 8시에 시작한다. 우리나라 학교들과 달리 학생들의 출석률이 저조한 편이라 항상 수업에 가면 학생들이 많이 없었다. 단란한 오전 수업을 몇개 듣고 나면 점심시간이 된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실험 수업을 들었고 오후 2~3시쯤 귀가했다. 항상 동네에 있는 큰 마트에 들러 장을 보고 행복하게 집으로 향했다.

Q. 교환학생으로 들었던 수업 중 특색 있던 수업은 무엇인가?

A. ‘Aquatic Eco System’이다. 학생들이 직접 동네 호수 3곳을 돌며 샘플을 채취하는 실습을 했다. 줄자로 호수 크기를 재보고 채취해온 샘플을 현미경으로 관찰하며 호수 속 생명체와 화학적 물질 등을 파악했다. 추운 날씨에 떨며 허리 위로 오는 장화를 신고 실습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 포르투갈 신트라의 헤갈레이라 별장 앞에서 촬영한 사진이다. 사진 차소은 학우 제공

Q. 교환학생 기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여행 장소는 어디인가?

A. 스위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스페인 외에 10곳 정도를 다녀왔다. 이탈리아에서는 마르게리타 피자를 자주 먹었다. 특이한 점은 모두 ‘1인 1판’을 한다는 점이다. 처음에는 상상도 못했지만 어느새 피자 한판을 시키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영국과 오스트리아도 기억에 남는다. 평소 뮤지컬을 좋아하는데, 영국에서 일정을 마치고 일찍 숙소로 가기 아쉬워 버스에서 충동적으로 뮤지컬 티켓을 끊었다. 펜도 없어 화장품으로 손에 예약 번호를 받아 적었다. 커튼콜 때 우리나라와 달리 다함께 떼창을 하는 모습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또 공연이 끝나고 나온 극장 앞 길거리 이곳저곳에서 뮤지컬 OST가 들려 행복했다.

Q. 교환학생을 다녀오고 난 후 처음 기대했던 것과 달랐던 점은 무엇인가?

A. 교환학생을 가기 전에는 각국을 여행하며 나라 별로 친구를 한명씩 사귀고 오자는 원대한 꿈이 있었다. 하지만 막상 가보니 스페인 학생들은 학생들끼리 커뮤니티가 너무 뚜렷하게 형성돼 있어 대화에 끼기 힘들었다. 타 국가 교환학생들과는 관심사가 상당히 달랐다. 나이도 18살부터 28살까지 다양해 더 다가가기 어려웠던 것 같다.

Q. 한국 학생들과 스페인 학생들의 차이점이 있는가?

A. 출결을 자유롭게 생각한다는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교수도 학생이 안 나오다가 갑자기 오면 반기며 수업에 오지 않는 동안 무엇을 했는지 ‘스몰토크’를 한다. 또 학생들이 발표를 할 때 쇼맨십이 좋다. 대본을 그대로 말하는 게 아니라 청중의 반응을 살피면서 소통하는 것이 대단해 보였다. 레포트도 어렸을 때부터 써서 그런지 질적으로 많이 차이가 난다고 생각했다.

Q. 교환학생으로 다녀온 학교의 특징이나 차별화된 점은 무엇인가?

A. 교환학생이 많다. 그 특징이 이 학교를 선택하게 된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다. 타 학교들의 홈페이지는 구식이라 한국인이 가면 소통이 안 돼 너무 답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반면 빅 대학은 홈페이지가 잘 관리돼 있고 문의할 수 있는 창구도 많았다. 피드백도 빠르고 학생이 놓친 일정들까지 이메일로 알려줘 지속적으로 관심을 받는다는 느낌이라 좋았다.

Q. 교환학생을 희망하는 학우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는가?

A. 스페인 교환학생을 희망한다면 스페인만의 문화인 ‘시에스타’를 꼭 기억하고 가면 좋겠다. 낮잠을 자는 시간이라 모든 가게가 문을 닫는다. 또 우리나라에 비해 비교적 식사 시간이 늦다. 점심을 오후 3시쯤, 저녁을 오후 9시쯤 먹는다.

마지막으로 모든 교환학생 희망자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고 전하고 싶다. 지금이 아니면 못해볼 경험이니 계속해서 도전하는 자세를 가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