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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의 인문학] 미 초등학교 교사가 실시한 눈동자 색 차별 실험 초3 학생들을 갈색과 푸른색의 두 그룹으로 나눠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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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9.24  09: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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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틴 루터 킹 목사가 1968년에 암살되자 제인 엘리엇이 초등학교 3학년생들을 푸른 눈과 갈색 눈 및 기타의 두 그룹으로 나눈 뒤, 차별을 실시하며 그들의 반응을 살폈던 실험은 반세기가 지난 지금까지도 미국 등에 큰 반향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사진은 푸른 색과 갈색의 눈동자를 나란히 편집한 모습.

차별 실시한 당일에 친한 친구들도 서로 갈라서게 만들고
차별 제안한 선생도 푸른 눈을 지녔다는 이유로 핀잔 들어



이번엔 갈색 문학과 관련된 두 번째 이야기이다. 「갈색 아침」에 이어 소개할 작품은 미국의 방송인이었던 윌리엄 피터스가 지은 <푸른 눈, 갈색 눈>이다. 초등학교 교실에서 벌어졌던 차별과 불평등에 관한 어린이들의 다양한 반응을 잘 묘사한 책으로 미국에서 실제로 행해졌던 실험을 바탕으로 저술됐다. 어린이들의 눈 색깔에 따라 차별적인 대우를 실시하며 당사자들의 행동을 살폈던 이 실험은 1960년대 미국의 한 초등학교에서 제인 엘리엇이란 교사가 시행했던 것으로 윌리엄 피터스는 당시에 이 실험을 촬영한 PD였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평범한 초등학교 교사였던 제인 엘리엇은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당하자 엄청난 충격에 빠진다. 하지만 마틴 루터 킹 목사가 암살당한 다음에도 미디어에서만 요란을 떨 뿐, 그녀가 사는 세상에서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평온한 나날이 지속된다. 이에 덕욱 큰 충격을 받은 그녀는 차별이 얼마나 나쁜 것인지를 세상에 알리기 위해 자신이 가르치는 초등학교 아이들을 대상으로 하나의 도발적인 실험을 실시하기로 결심한다.

그녀가 택한 실험 방법은 3학년 아이들을 눈 색깔에 따라 푸른 눈과 갈색 및 기타 눈 색깔을 가진 두 그룹으로 나누는 것이었다. 그리고 실험이 실시된 금요일에 갈색 눈 및 기타 눈 색깔을 가진 아이들에게만 쉬는 시간을 5분 더 주고 줄 반장도 시켜주며 앞자리에도 앉을 수 있도록 배려한다. 반대로 푸른 눈의 아이들은 이러한 혜택들에서 제외시키는 것은 물론, 아이들이 실수할 때마다 “푸른 눈이 그렇지 뭐”라며 핀잔을 준다.

아이들의 분위기는 일순간에 바뀐다. 선생님이 대 놓고 차별을 실시하자 갈색 눈의 아이들은 점점 푸룬 눈의 아이들을 무시하고 친했던 이들과도 당장 거리를 두게 된다. 이에 푸른 눈의 아이들은 점점 위축되고 실수도 많아진다. 몇몇 아이들은 울며 더 이상 학교에 나오지 않겠다는 말도 한다. 더욱 놀라운 것은 푸른 눈을 지닌 교사 제인이 실수를 하자 갈색 눈을 지닌 아이 가운데 한 명이 “푸른 눈이어서 그렇다”는 지적을 한 것이다. 그렇게 아이들 사이에서만 유지되던 차별적인 분위기는 교사에게까지 번져 나가게 된다.

학교가 끝날 무렵, 제인은 푸른 눈의 아이들을 모아 놓고 기분이 어땠는지를 물어본다. 이에 아이들은 “끔찍했다”고 말하고 다음 주 월요일에는 학교를 나오고 싶지 않다고 말한다. 그런 아이들에게 제인은 오늘 수업이 잘못됐으며 사실은 푸른 눈이 더 우수하다고 알려준다. 더불어서 다음 주 월요일에는 푸른 눈의 아이들이 모든 특권을 가질 것이라고 말하고 갈색 눈의 아이들에게는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다음 주 월요일이 되자 푸른 눈과 갈색 눈 아이들의 처지는 180도 뒤바뀌며 갈색 눈의 아이들은 자신들의 특권이 없어진 것에 매우 당황하게 된다. 하지만 기대했던 바와 달리, 푸른 눈의 아이들은 갈색 눈의 아이들이 지난 금요일에 자신들에게 했던 차별적인 언어와 행동보다 훨씬 차분한 반응을 보여준다. 차별을 당해 보았기에 차별당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게 된 초록 눈의 아이들은 갈색 눈의 친구들에게 그들이 자신들에게 했던 바와는 달리, 더욱 완화된 방식으로 접근한 것이다. 결국, 하루씩의 차별 실험이 끝나고 실험이었음을 알리는 선생님의 고백과 사과 속에 푸른 눈과 갈색 눈의 아이들은 서로에게 미안함을 느끼며 서로 부동켜 안고 울게 된다.

제인 엘리엇은 이 실험 이후, 교사를 그만두고 차별 방지에 관한 사회적 인식 제고를 위해 지속적으로 어린이들과 성인들을 대상으로 한 수많은 실험을 이어간다. 이 과정에서 특히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그녀의 차별 실험이 반인권적이라는 비난도 받았지만 제인은 이에 굴하지 않고 계속해서 관련 실험을 지속해 나갔다.

문학에 「갈색 아침」과 「푸른 눈, 갈색 눈」이 있다면 교양서로는 인도의 마르크스주의자인 비자이 프라샤드가 저술한 「갈색의 세계사」가 있다. 이 책은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제3 세계를 둘러싸고 벌어졌던 프로젝트의 흥망성쇠를 추적하고 있다. 참고로, 192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제3 세계가 벌였던 프로젝트는 제1 세계인 자본주의 국가들과 제2 세계인 공산주의 국가 어느 곳에도 속하지 않고 독자적인 노선을 걷고자 했던 식민 국가들의 노선과 노력에 관한 것이다. 제3 세계의 선두 주자로는 대표적으로 인도와 인도네시아, 이집트, 이란, 유고슬라비아, 아르헨티나, 쿠바 등을 들 수 있는데, 저자는 이들 국가를 포함해 알제리와 볼리비아, 티베트, 베네수엘라 등에서 벌어졌던 역사적 상황과 비극들을 자세히 기술하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 책의 영어 원제가 The darker nations, 즉 「더 어두운 국가들」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출판사와 번역자는 번역서의 제목을 「갈색의 세계사」로 바꿈으로써 제1 세계의 밝은 색이나 제2 세계의 빨간 색에 속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비극과 안타까움이 짙게 배인 색으로서 갈색을 택했다는 것이다.

이제 두 학기에 걸쳐 갈색과 관련해 소개했던 이야기를 마치고자 한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단 두 개 남은 색깔 가운데 하나인 은색에 대해 이야기를 풀어보도록 하겠다. 그렇다면 마지막 색은? 여러분들이 짐작할 수 있는 대로 바로 ‘금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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