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빅맥 햄버거 하나마다에 열대우림 한 조각이 들어있고, 10억개의 햄버거가 팔릴 때마다 또다른 백가지 생물종들이 사라진다는 걸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지글거리는 스테이크 속에 동물들의 고통과 표토 부식, 삼림 남벌, 경제 손실, 건강 손상이 함께 들어 있다는 것도 깨닫지 못하고 있으며 독극물들이 먹이사슬에 축적돼 우리 자손들과 지구를 중독시키고 있다는 것 또한 보지 못하고 있다. <육식 건강을 망치고 세상을 망친다> 중

  채식 열풍이다. 한 방송사의 다큐멘터리는 육식의 건강상의 부작용과 동물 학대 등을 폭로했고 이를 본 사람들은 ‘이거 큰일이군’하는 반응을 보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과 영양을 걱정하며 서둘러 채식으로 바꾸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육식이 우리가 살고 있는 환경까지 위험수위로 몰아넣을 수 있다는 것을 걱정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

  ‘햄버거 하나에 열대우림 한 조각이 들어있다’라는 말이 무슨 뜻인지 얼핏 이해가 가지 않는다. 푸른생명 채식연합 이광조 서울, 경기 대표는 ‘채식이 세상을 바꾼다’라는 글을 통해 “동물시체를 만들기 위한 방목지를 만들기 위해 파괴되는 숲은 3조1천8백억평으로 매년 우리 나라 남한만큼의 숲이 잘려나간다”며 “이로 인해 적게는 1천종, 많게는 1만종의 생물종이 멸종된다”고 고발하고 있다. 반면 “채식으로의 전환은 매년 1인당 1천2백24평의 나무를 살릴 수 있는 효과를 가져오며 한사람이 6만평 이상의 숲을 보호하게 된다”고 말한다.

  또한 나무를 베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소를 기르기 위한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는 사실은 충격을 준다. 나무가 베어나간 곳에 숲은 사라진다. 그곳에서 길러지는 소들은 각종 살충제와 몸을 빨리 크게 하고 살찌우기 위한 호르몬제, 항생제를 맞으며 비대한 몸으로 자라난다. 그 크기에 걸맞게 배설물도 어마어마하다. 한 마리의 소가 배출하는 배설물의 양이 사람 15명∼16명의 그것과 같기 때문이다. 더미로 생산되는 거름 중에 반 이상이 재활용될 수 없는 사육장 처리시설에서 배출된다. 동물을 키우면서 드는 물의 양도 대단한데 이렇게 처리해버리는 배설물 때문에 남아있는 물마저 오염된다. 동물을 키우는데 드는 엄청난 물소비로 수자원이 바닥나고 더 깊은 우물이 필요해질만큼 심각한 상황에 이르렀다.

  「핵시대의 절망과 개인의 힘」의 저자인 조애나 메이시는 “소를 기르고 가공해 햄버거를 만드는 일이 중단되면 수자원을 고갈시키는 주된 원인인 목장과 축산물 가공공장도 사라질 것”이며 “관개와 수력발전에 쓸 수 있는 물의 양은 지금의 2배로 늘어나는 반면, 식단변화로 예전의 식량 생산에 쓰이던 물의 양은 90%이상을 절감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한편 육식의 부작용 중에서 동물의 생존권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건강상의 문제, 환경 문제 등과 더불어 제기되고 있는 중요한 사안이다. 동물을 길러 파는 일부 업자들이 동물을 학대하거나 한낮 상품으로밖에 취급하지 않기 때문이다. 태어난 지 얼마되지 않는 숫송아지나 숫돼지는 고기 맛을 좋게 하기 위해 거세당하곤 한다. 또 양계장 닭은 좁은 공간안에서 스트레스를 받아 서로 쪼는 것을 막으려고 부리를 잘리기도 한다. 이처럼 동물의 생존권조차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인간의 권리조차 논할 수 있겠느냐하는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요즘들어 부쩍 채식에 관심이 많아진 모습은 자신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에만 치중해있으며 한때의 신드롬처럼 금새 사라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육식의 폐해가 생명의 존엄성 침해, 환경, 기아, 건강, 정신 등에 끼치는 문제가 심각한 수위에 다다른만큼 채식에 대한 연구와 관심만은 지속돼야겠다. 채식은 인간과 환경의 조화로운 삶을 위한 하나의 지침이기 때문이다.

/ 홍수경 기자 hsk@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