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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 정계ㆍ연예계ㆍ스포츠 뒤흔드는 ‘학교폭력’2년전 휩쓴 폭로전 되풀이 될까 과거 '아빠 찬스' 떠오른다 지적도
김정후 기자  |  kjh2715c@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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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3.04  06:3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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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폭력의 주홍글씨가 스포츠와 연예계에 이어 정계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25일 정순신 변호사의 국가수사본부장 임명이 취소됐다. 윤석열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지 하루도 되지 않아 정 변호사가 사의를 표명, 즉각 처리된 것이다. 그 배경에는 아들의 학교폭력 논란이 있었다. 2년전 수많은 폭로로 대한민국을 발칵 뒤집었던 학교폭력이 정계까지 그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정 변호사의 아들인 정모씨의 학교폭력 전과는 임명 당일 KBS의 보도가 터지며 수면 위로 올라왔다. KBS에 따르면 정씨는 동급생인 피해자에게 폭언과 공개적인 모욕을 서슴치 않았다. 이런 괴롭힘에 시달리던 피해자는 정신과에서 ‘자살 위험’ 진단을 받았으며 실제로 자살을 시도하기까지 이르렀다. 또 이데일리가 공개한 판결문에서는 학교폭력위원회(학폭위)가 ‘정군이 A군과 B군에게 비하하는 발언, 무시하는 발언,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발언 등 지속적으로 언어폭력을 행사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학폭위는 학교 측에 강제전학ㆍ서면사과ㆍ특별교육 이수 10시간ㆍ학부모 특별교육 이수 10시간 등을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논란이 국민적 공분을 산 데에는 정 변호사의 그릇된 처신도 있었다. 정씨로 인해 열린 학폭위에서 정 변호사는 직접 아들을 변호했다. 그는 ‘언어적 폭력은 맥락이 중요하다’ ‘친해지려고 한 것이다’ ‘오히려 원치 않는 기숙사 방에 배치하는 것이 제도적 폭력’이라는 주장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담당 교사는 법정 증언에서 ‘정군의 1, 2차 진술서에서 회피하는 모습이 강한 이유는 아버지가 써 준 걸 보고 썼기 때문’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씨가 평소 아버지의 직위를 과시하는 언행을 일삼은 것도 한몫했다. 정씨의 친구들은 그가 아버지 자랑을 하며 ‘검사라는 직업은 다 뇌물을 받고 하는 직업이다’ ‘아빠는 아는 사람이 많은데, 아는 사람이 많으면 다 좋은 일이 일어난다’ 등의 발언을 했다고 증언했다.

강제전학 처분을 받은 정씨가 서울대학교에 진학했다는 점도 논란의 불씨를 키웠다. 정 변호사는 아들의 전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정시로 합격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정씨의 대입 당시인 2020학년도 서울대 정시모집 일반전형 요강에는 ‘학내·외 징계 여부 및 그 사유 등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 서류를 요청할 수 있으며, 감점요소로 활용할 수 있음’ ‘최종 합격자 선정 시 교과외 영역(학내 외 징계 포함)은 감점 자료로 활용함’이라고 명시돼 있다. 이에 서울대는 “수시면 몰라도 정시였지 않느냐”며 “다른 부분 득점이 높아서 일부 감점해도 그게 상쇄됐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2년전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군 학교폭력 폭로는 스포츠에서 시작된 바 있다. 시작은 당시 인천 흥국생명 핑크 스파이더스에서 선수 생활을 하던 이재영ㆍ이다영 자매였다. 익명 배구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그녀의 학교폭력 전적에 대한 폭로가 올라왔고 구단과 선수 모두 의혹을 인정했다. KBO에서는 키움 히어로즈의 안우진을 필두로 국가대표 출신인 두산 베어스 이영하, 아마추어 야구 선수 김유성 등에게 학교폭력 논란이 일었다. 이중 안우진은 국가대표 자격 영구 박탈이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에 지난 1월 SSG 랜더스의 추신수가 안우진의 국가대표 발탁을 지지하는 발언을 하면서 논란이 재점화되기도 했다.

이렇게 스포츠에서 시작된 불길은 연예계로 옮겨붙었다. 익명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배우와 가수를 가리지 않고 폭로가 우후죽순 올라왔다. 거짓임이 밝혀진 경우도 있었으나 사실임을 인정하고 은퇴를 선택한 연예인도 있었다. 아이돌로 활동하던 서수진씨는 학교폭력 의혹을 부정하며 소속사와 함께 법적 대응을 예고했으나 악화된 여론을 버티지 못하고 탈퇴했다. 서씨가 소속됐던 걸그룹은 해당 논란으로 타격을 입어 장기간 활동을 하지 못하기도 했다.

정계는 정순신 변호사의 아들 학교폭력 가해 사건이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주간 조선의 보도에 따르면 여권에서는 ‘적어도 제2의 조국 사태는 피했다’는 안도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왔다. 천하람 국민의힘 전당 후보는 “아들이 마땅히 받아야 할 벌을 면하도록 검사 출신 법조인이라는 지위를 이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조국, 곽상도에 이어서 국민께 큰 박탈감을 드렸던 ‘아빠 찬스’의 악몽이 되살아난다”고 지적했다.

야권에서는 ‘정순신 아들 방지법’을 준비 중이다. 해당 법안에는 대입 정시에 학교폭력 연루 여부 등 인성 평가를 반영하고 고위공직자 임명 시 그 자녀의 학교폭력 전력도 조회하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또 정 변호사가 검사 출신이라는 점을 들어 윤석열 정부의 인사 검증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2년전 학교폭력 폭로 사태와 마찬가지로 정계 역시 추가 폭로의 바람이 불어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 일러스트 김용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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