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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욜로를 벗어나 이제 돈은 통장으로
강호빈 기자  |  20192504@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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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3.25  06:3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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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지갑은 고무줄 몸매다. 이 친구의 몸이 얼마나 자주 왔다갔다 하는지 나도 따라서 희비가 교차한다. 내 지갑이 뚱뚱할 땐 마치 재벌집 막내아들이 된 마냥 돈을 써대고, 홀쭉할 땐 하루 끼니를 컵라면 하나로 버티며 연명한다.

이런 나를 사회는 YOLO(욜로)라고 부른다. 욜로는 인생은 한번뿐이다를 뜻하는 ‘You Only Live Once’의 준말로, 현재 자신의 행복을 가장 중시하고 소비하는 태도를 보이는 사람이다. 욜로라는 단어는 딱 내게 어울리는 단어인 듯 하다.

텅텅 빈 통장을 뜻하는 ‘텅장’ 소유자인 나는 돈이 조금이라도 들어오면 바로 ‘배달의 민족’ 앱에 들어간다. 날 진정한 욜로로 이끄는 떡볶이를 시킨다. 다음날 굶는 것은 다음날의 내가 신경 쓸 일이지 눈앞에 떡볶이가 있는 나는 누구보다도 행복한 사람이다. 이렇게 1~2시간 행복하려 다음날 굶는 사람이 바로 나다. 이런 소비습관은 나를 늘 궁핍하게 만들었다.

내 텅장도 돈 폭탄을 맞은 적이 두번 있다. 첫 폭탄은 군대에서 모은 적금이다. 거의 500만원이 모였다. 인생 처음으로 받은 어마어마한 돈에 나는 욜로를 몸소 실천했다. 매일 배달음식 먹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특히 취미생활에 돈을 많이 투자했다.

‘리그오브레전드(LOL)’라는 게임에 진심인 나는 늘 로망이 있었다. 내 방에 컴퓨터를 들이는 것. 매번 피씨방에서만 즐길 수 있던 내 인생의 낙을 이제 집에서 즐길 수 있다니. 엄청난 영광이었다. 이를 위해 몇 백만원은 당연히 지불 가능했다.

또 게임만이 유일한 취미였던 나는 군대를 가서 유익한 취미를 얻었다. 바로 독서. 군대에서 하도 할 게 없다 보니 자연스레 책을 읽게 됐고 어느샌가 독서가 내 취미가 됐다. 돈이 생겼으니 또 읽고 싶은 책들을 마구 사댔다. 이렇게 내가 하고 싶고 갖고 싶은 것들을 다 사니 다시 텅장으로 돌아왔다.

첫 폭격이 끝나고 두번째 폭격은 방학 중에 한 수상안전 아르바이트였다. 복학하고 돌아온 여름방학때 나는 대학 친구들과 수영장에서 라이프가드 생활을 2달간 했다. 힘든 만큼 들어온 돈은 확실했다. 18개월동안 군대에서 뺑이 쳐서 번 돈을 2개월만에 벌었다. 그렇게 번 돈으로 다시 내 행복을 찾았다. 여행을 다니고 또 떡볶이로 매일을 달렸다. 그 기간은 내가 천국에 있는 것 같았다.

한여름 밤의 꿈이 지나가고 다시 욜로의 양면성을 뼈저리게 느끼는 시기로 돌아왔다. 매일 사용하던 ‘배달의 민족’은 이제 사용하지 않는 앱으로 분류돼 안드로이드가 삭제를 권유하고 있다. 또 올해 가스비 대란이 터지며 가스비가 부담스러울까봐 보일러도 쉽사리 틀지 못했다. 그래서 패딩이 내 피부가 됐다.

욜로들은 저금을 할 수 없는 구조다. 당장 지금을 위해 소비하며 미래 없이 현재만을 산다. 내 주변 사람들 특히 부모님은 이런 내 모습에 걱정을 많이 하신다. 소비습관 바꾸지 않으면 나중에 빚쟁이된다, 가난뱅이된다 등 등짝스매시와 함께 날라오는 일침들이다. 정말 나중의 나를 생각하면 당연한 말들이다. 정말 돈이 필요할 때가 있을 수 있고 그 때 대비가 안 될 수 있다.

처음에는 직장 구하기 전까지만 이런 삶을 즐기기로 마음 먹기도 했다. 그러나 이젠 내 소비 습관이 ‘욜로’인지도 혼돈이 오고 심각성을 깨닫고 있다. 가계부를 쓰는 등 많은 노력 중이다. 이번 기자수첩에 내 실태를 적으며 이젠 욜로를 벗어나기로 다짐해본다.

 

/강호빈 취재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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