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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의 인문학] ‘빅뱅’처럼 우주가 황금알에서 탄생했다고 믿는 힌두교 창조의 신인 브라마는 43억년 동안 잠자다 우주 창조우주 질서 유지하는 ‘비슈누’ 신은 속세에 황금 거북으로 현전 인도에서 탄생한 불교 역시, 눈부신 황금 광채로 부처님 장식
한림학보  |  news@hallym.ac.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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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3.25  06:4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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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도 바라나시 바가바타 푸라나인 박물관에 있는 미술인 마나쿠의 1740년 작, ‘황금의 우주 알’ 히라가르바. 참고로 바라나시는 힌두교에서 가장 성스러운 지역으로 힌두교인들은 바라나시에 있는 갠지즈 강에 자신의 화장된 유해를 떠내려 보내야 윤회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미지 출처: 구글)

문 1: 인도의 국교(國敎)는 무엇일까요?
답 1: 인도의 국교는 없습니다. 다만 힌두교를 믿는 국민들이 절대 다수를 이루고 있을 뿐입니다.
문 2: 그렇다면 인도에서 힌두교를 믿는 사람들의 비율은 얼마나 될까요?
답 2: 전체 인구의 80% 가량입니다.

2023년 현재 인도의 인구는 16억 3000만명으로 16억 2000만명의 중국보다 1000만명이 많은 세계 1위의 인구 대국이다. 따라서 힌두교도가 인도인의 80%에 달한다는 것은 힌두교도의 숫자가 약 13억 명에 이른다는 것이다. 인구로 치자면 3억 4000만명의 미국, 2억 8000만명의 인도네시아, 2억 4000만명의 파키스탄, 각각 2억 2000만명의 나이지리아와 브라질 국민을 모두 합친 수치. 이 때문에 세계 신도 수로는 기독교, 이슬람교에 이어 세번째로 많은 종교가 힌두교이다. 그런 힌두교에서는 약 3억명의 신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기에 1인당 1신이라는 우스갯소리마저 있는 형국이다. 일본의 신이 700만명에 달한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3만 정도라는 것을 감안하면 무려 1000배에 달하는 규모이다. 하지만 3억명의 신 가운데 으뜸은 단 세 명뿐으로 ‘브라마’ ‘시바’ ‘비슈누’가 그 근간을 형성하고 있다. 이유는 이들이 한 몸이지만 역할에 따라 다른 모습으로 세상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 가운데 ‘브라마’는 우주의 최고 원리를 창조한 신으로 이른바 ‘창조의 신’이다. 더불어서, ‘비슈누’는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는 신이며, 우주를 파괴하는 신은 우리에게도 익숙한 이름의 ‘시바’이다. 천체물리학 또는 우주물리학의 개념을 빌어 설명하자면 ‘우주 생성 이론’인 ‘빅뱅’에 관여하는 신이 브라마이며, 이후부터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는 ‘우주 팽창 이론’을 관장하는 이가 비슈누,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주의 소멸에 관한 ‘빅 크런치’를 주관하는 이가 시바인 셈이다. 참고로 ‘빅 크런치’는 ‘빅뱅’의 반대 개념으로 최초의 우주인 ‘빅뱅 특이점’으로 우주가 돌아간다는 이론이다. ‘빅뱅 특이점’이란 우주가 최초로 탄생한 하나의 작은 출발점을 뜻하고.

‘색깔의 인문학, 금색’ 편에서 인도 신화에 주목하는 이유는 ‘빅뱅’을 만든 브라마 신이 물속 황금알에서 태어났다는 데 있다. 그런 브라마 신은 한번 세상을 창조하고 나면 약 43억 2000만년 동안 우주가 지속되고 그의 하루가 끝나 브라마가 잠자리에 들면 세상의 모든 존재하는 것들은 다 해체되거나 분해되어 버린다. 물론 브라마의 수면 시간은 역시 하루인 43억 2000만년으로 그가 다시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새로운 우주가 탄생한다. 그렇게 볼 때, 힌두교에서 바라보는 우주물리학적 ‘빅뱅 특이점’은 다름 아닌 황금알이며 우주의 탄생과 소멸 주기는 43억 2000만년이다.

힌도교에서 브라마가 태어났다고 여겨지는 황금알은 산스크리트어로 ‘히라가르바’라 일컬어지며 ‘황금 자궁’으로도 번역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비슈누나 시바와 달리, 브라마를 숭배하는 힌두 교단이나 종파가 인도에는 없다는 것. 말하자면, 탄생 기원에 관심을 지니는 종교인과 신도들은 인도 대륙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속인이나 종교인 모두 현세와 내세에 관심 있을 뿐, 어디에서 왔는지에 대한 과거사에는 별 관심이 없는 것 같아 조금 씁쓸해지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편, 힌두교에서는 세계의 질서와 도덕이 문란해졌을 때 비슈누, 즉 현세의 신이 ‘황금색 거북’의 모습으로 나타나 세상을 구원해 준다고 믿고 있다. 실제로 인도와 네팔 등지에서는 노란 거북이가 발견되면 비슈누의 재림이라는 풍문과 함께 항간이 떠들썩해지곤 한다.

그렇다면 인도에서 탄생했지만 정작 인도에서는 그다지 인기가 높지 않은 불교의 경우는 어떠할까? 같은 대륙에서 탄생한 종교답게 부처님을 상징하는 색 또한 금색이다. 이는 부처님의 말씀이 금처럼 환하고 신비롭다는 까닭에서다. 그런 까닭에 불상도 금으로 도금해 몸에서 광채가 나는 것과 같은 효과를 자아내는 것은 물론, 부처님을 모신 사당과 절 곳곳을 황금 장식물로 꾸며 극락 세계를 화려하게 묘사하는 종교가 불교이다. 그런 이유로 불교 국가에서의 황금 장식은 서구 기독교 세계에서의 스테인드글라스 만큼이나 자연스럽다. 일본을 위시해 태국, 미얀마, 라오스, 티벳, 부탄, 대만 등의 불교 국가를 방문하면 수많은 불화를 비롯해 불교 건축물과 불교 작품들이 금으로 장식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고 보면 일본이 자랑하는 교토의 금각사 역시, 온통 황금으로 뒤덮여 있고. 해서, ‘재팬’(Japan)의 중국식 표현을 마르코 폴로가 이탈리아어로 음차한 ‘지팡구’인 일본은 중세 유럽에서 금이 넘쳐나는 나라로 널리 알려져 왔다. 인상적인 것은 일본 탄생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태양의 여신 아마테라스 또한 금과 동일시 되고 있다는 사실. 이래저래 금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의 국가가 일본이라고나 할까?

그럼, 다음 시간에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이집트와 멕시코 등의 황금 관련 신화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자. 3월말인데도 마치 5월을 연상케 하듯 수은주가 치솟고 있다. 신록이 가득한 교정이 멀지 않은 느낌이다. 모두들, 예상보다 빨리 앞당겨진 신록의 계절을 만끽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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