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11일 일송기념도서관 4층 교육실에서 시민들이 ‘시민박물관 대학’ 강연을 듣고 있다. 사진 유혜원 기자

문화 역사 강연 프로젝트인 ‘제3기 시민박물관대학’의 막이 열렸다.

강연은 지난 11일 오후 2시부터 4시까지 일송기념도서관 4층 교육실에서 진행됐다. 사전 신청자는 35명이었지만, 현장 참석자가 늘어 약 40명 정도가 참석했다. 참석자의 대부분은 춘천시민이었으며 몇몇 학생들과 교직원도 찾아볼 수 있었다.

본격적인 강의에 앞서, ‘시민박물관대학’의 시작을 알리는 개강식이 있었다. 염정섭 박물관장은 “이번에 개설한 시민박물관대학은 우리 대학이 지역사회와의 협력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려 한다”고 감사 인사와 함께 개회사를 끝냈다.

이번 강의는 ‘1780년 조선 사신의 열하 방문과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주제로 진행됐다. 강연자인 구범진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는 우리가 열하일기를 자세히 공부할 수 있는 이유를 설명하며 강의를 이어나갔다. 조선왕조의 공식 기록은 은폐됐는데 열하일기는 개인 저작물이기에 열람이 자유로웠다. 그는 “그만큼 열하일기는 공식 기록에 쓰이지 못한 것이 쓰였으며, 이데올로기적인 제약이 없다”고 전했다.

이어 구 교수는 열하일기에 실린 허구적 내용 설명이 오늘 강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열하일기에는 8월 11일 건륭과 판첸이 궁에서 불꽃놀이를 했다고 적혀있다. 하지만 정조실록에 쓰인 둘의 만남은 14일로 기술돼, 두 문서에 차이가 있는 것이다.

그는 “사신단 270명 중 입궐 자격을 가진 사람은 통역을 포함한 6명뿐이었는데 박지원은 형을 따라 사신단에 온 것”이라며 입궐 명단에 들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구 교수는 불꽃놀이 장면을 기술할 때 3일 뒤라는 말을 붙이지 않았을 뿐 모두 거짓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그는 “후대 독자들이 거짓이라고 생각한 점은 오히려 그들이 이데올로기적 구속에 걸려 있었다는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거짓을 들여다보려고 하지 않은 것은 독자들이라고 전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