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하계 동계 올림픽, 월드컵 등 수많은 국제 행사를 치러 왔고, 심지어 91년 강원도 고성에서 잼버리대회를 훌륭하게 치러낸 경험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 같은 세계스카우트잼버리 대회 준비 부족과 대처는 처음 보는 듯하다.

청소년 시기에 좋은 추억과 좋은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을 것이다. 그래서 이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는 고성 대회 이후 32년 만에 열리는 것이어서 수많은 언론에서 대한민국이 그동안의 문화강국, 경제 대국으로서 한국의 성장을 전 세계 청소년들과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라고 보도했다. 이어 정부의 담당 부처에서는 “세계 청소년들의 한국 이해와 우리 청소년들의 글로벌 역량 강화를 위한 좋은 기회가 될 것이므로 이에 따른 무형 효과는 훨씬 더 크다고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조직위원회의 대회 진행 미숙과 준비 부족은 참가한 청소년들과 그들을 위해 수고하고 노력한 청소년지도사들에게 아쉬움과 상처가 더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 이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를 바라보는 청소년계 사람들 마음일 것이다.

꿈은 좋은 추억으로 시작한다고 한다. 청소년기는 다양한 사회적 경험과 관계 그리고 관심이 성장하는 시기이다. 이렇기에 수많은 국가의 기관과 학교 및 사회에서 걱정과 기대를 가지고 바라보며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라고 있는 것이다.

우리 대학에는 청소년학 협동전공이 있다. 꽤 오래전부터 진행해온 과정임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져 있지는 않다. 꿈을 키우기보다 성적으로 줄서기를 강요받는 청소년들, 살인적인 경쟁 시스템 속에 붕괴된 교실, 거대한 사교육 시장, 그래서 불평등을 완화하기는커녕 재생산하는 주요 통로가 되어버린 교육. 한국 사회가 해결해야 할 뿌리 깊은 문제가 바로 교육 문제다. 그래서 청소년학은 청소년활동, 상담, 보호, 복지등 다양한 사회적 환경속에서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사회적 체계를 배우고 나누며 지도하는 전문성을 배우는 과정이다. 한번은 제 강의에 참여한 수강생들에게 왜 우리대학에 청소년학 협동전공을 선택했냐고 물었다. 다양한 답변이 나왔지만 그 중에서도 기억남는 답변이 있다. “왜 청소년에 관심을 가졌냐구요? 작은 변화에도 큰 변화를 만들 수 있잖아요” 그리고 이어지는 대화속에서 청소년기에 가졌던 다양한 체험과 활동 그리고 경험이 작지만 더 변화를 위해 움직이려고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우리나라는 1993년 제1차 청소년정책 기본계획을 시작으로 2023년 제7차 청소년정책 기본계획까지 30년간 이어온 청소년정책이 최근 급격한 사회변화로 새로운 기회와 도전에 직면해 있다. 특별히 지속적인 인구감소는 과거에 비해 경험할 수 없었던 다양한 문제들을 야기하고 있다. 청소년의 신체적 성장 속도가 빨라져 종래에 비해 사춘기가 일찍 도래하는 한편, 고도의 사회분화가 이루어진 산업사회에 진출하기 위해서 보다 많은 지식과 기술을 습득해야 하기 때문에 청소년은 더욱 오랜 기간동안 학습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어야 한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추구하는 이상적 가치와 사회에서 통용되는 현실적 가치간의 괴리로 인해 정신적갈등을 겪는다. 그래서 제7차 청소년정책 기본계획에서는 이러한 인식에 기초하여 청소년 정책의 기본방향을 사회적 환경 개선, 취약성 해소, 공정한 성장기회제공, 안전한 환경조성등으로 구성하였다. 이를 위해 청소년 지도사 역량강화등으로 청소년 지원체계 전문성을 강화하였다.

우리 대학에 청소년을 꿈꾸는 이들에게 청소년학의 미래를 꿈꾸며 이제 우리 대학의 청소년학 협동전공은 청소년들이 학교 안팎에 변화의 씨앗을 뿌리고 스스로가 문제해결능력·도전정신 키우도록, 교육 기회 박탈당하지 않도록 하고 나아가 ‘삶의 주인공’ 되도록 돕는 사회혁신가들을 배출하는 과정이 되기를 원한다. 

/전성원 사회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