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감정이라…. 솔직히 말하면 정확히 그것이 무엇인지 잘 모른다. 그러나 학교 주변에 걸려 있는 Banner들이나 학생들의 시위를 보면 한국 땅에 주둔해 있는 주한 미국 군인들이 한국 땅에서 자행한 잘못들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이 지면에서 한국에 있는 몇몇 미국사람들의 잘못된 행동에 대해 사과하거나 불가피하게 일어날 수밖에 없는 일들에 대해 부인하려고 이 글을 쓰고 싶지는 않다. 지금까지 30년을 넘게 살면서, 물론 그 중의 3분의 1은 한국인이든 미국인이든 문화적인 차이는 있지만 동일한 인간이요, 또한 인간으로서 유사한 감정과 이성과 성향을 가진 사람들임에 틀림없음을 봐왔다.

  미국인이든 한국인이든 모든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과 만족을 추구하며 살아가고 그것을 위해 온갖 수단과 방법을 다 동원한다. 그리고 점점 더 사람들은 자기중심적이고 이기적이고 기계적으로 변해 가고 있다. 결국 한국인이 갖는 반미라는 감정은 한국과 미국간의 관계에 있어서 뭔가 만족스럽지 못한 것들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아닌가? 서로의 관계 속에서 불편한 문제들로 인해 감정이 상한 것이 아닌가?

  자본주의 사회에 있어서 가장 큰 관심이 되는 ‘물질·돈’중심의 사고에서 서로가 이익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결코 양보하지 않고 어쨌든 손해보지 않고 최고의 이익을 추구하려는 각 나라와 개인의 입장에서 많은 기득권을 가지고 있는 쪽이 좀 더 약한 쪽을 압박하고 약자는 이러한 압박을 벗어나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이 사실이다. 약자의 신음과 고통의 호소도 당연하다. 모든 사람들은 다른 사람보다 자신을 먼저 생각하고 자신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들을 힘들게 하는 못된 마음을 다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국가간에 개인간에 발생하는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해 단순히 감정적으로 반응하며 서로를 적대하고 비난하고 폭력까지 사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점점 더 서로의 관계는 어려워지리라 생각한다.

  우리는 서로의 관계 속에서 한 쪽만이 피해를 당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피해를 주고 상처를 주고 또 이익도 서로 나눠 갖고 살아간다. 그 어느 누구도 이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한국의 문화와 음식, 사람들을 무척 사랑한다. 결코 내 자신이 미국인이고 이곳에 있는 사람들을 한국인들이라고 해서 다른 사람들처럼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는 동일한 사람으로서 서로 사랑하고 이해하고 높여 주고 함께 살아가야 할 그런 존재들이다.

/ Leslie Benfield(교양교육부·영어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