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춘천역 광장에 방치된 공사 비품을 뒤로 '화동, 2571' 빈 건물들이 보인다. 사진 박도협 기자

춘천시가 야심차게 준비한 ‘먹거리 문화복합공간’이 이제는 골칫거리가 됐다.

춘천시는 먹거리 문화복합공간인 ‘화동, 2571’을 다 짓고도 아직 정확한 운영시작날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화동, 2571’은 근화동 154-7번지 일원 2만2천여㎡ 부지에 위치해 있으며, 민선 7기 핵심공약 중 하나로 2019년부터 춘천시가 국비 120억원을 들이며 준비한 사업이다. 이는 먹거리 산업 관련 청년창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먹거리 기반 관광자원을 육성하려 추진됐다.

이 사업은 시작부터 삐걱댔다. 공사 과정에서 청동기·철기시대 유구 및 유물 일부가 출토돼 준공이 1년 가량 늦어졌다. 이후 운영 민간 위탁기관 선정에서도 계속 난항을 겪었다.

춘천시는 현재 총 3차례 위탁기관을 공모했지만 모두 무산됐다. 지난해 3월 처음으로 운영 수탁기관 모집에 나섰으나 단 한곳의 신청도 받지 못했다. 올해 2월 두번째 모집 때는 총 2개 업체가 신청했으나 민간위탁심의에서 부적절 판정을 받았다. 지난 7월 이뤄진 3차 모집 때는 가장 많은 5개 업체가 신청했으나 역시 불발됐다. 이에 춘천시는 지난 4일 푸드테크 TF팀을 구성해 위탁업체 선정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화동, 2571’의 홍보는 아직 미비하다. 춘천역 바로 옆에 붙어있는 지리적 이점이 있음에도 팻말 하나 없으며 관련 광고가 많이 부족한 것이 실정이다. 이로 인해 ‘화동, 2571’ 공간을 무심코 지나는 경우가 생긴다. 김성주(디지털미디어콘텐츠·2년)씨는 “춘천역을 가면 ‘화동, 2571’ 건물들이 자연스레 보이긴 하는데 그곳이 어떤 곳인지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화동, 2571’의 명칭을 지적하기도 한다. 먹거리 문화복합공간이라는 장소 특성과는 무관하다는 의견이다. ‘화동, 2571’은 먹거리 복합문화공간의 새주소인 ‘춘천시 영서로, 2571’과 화동(和同)이 합성돼 ‘여러 청년들이 만나 서로 공동체를 이뤄낸다’라는 뜻을 가졌다.

‘화동, 2571’은 현재 모든 시설이 완공된 상태다. 총 6개의 건물이 있으며 청년 창업공간, 공유오피스, 술 체험관, 키친존, 가든존, 파티존 등으로 이용될 예정이다. 이 중 키친존, 파티존 등은 ‘화동, 2571’의 명칭과 마찬가지로 설립취지와 맞지 않는 장소라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또 ‘화동, 2571’ 중앙부에는 위화감이 드는 건물이 덩그러니 존재한다. ‘화동, 2571’ 관계자는 “그곳은 개인 부지라 함부로 건들지 못했다”며 “어쩔 수 없이 저대로 방치돼 있다”고 말했다.

‘화동, 2571’ 개장이 미뤄짐에 따라 이달 15일부터 16일까지 이틀간 열릴 예정이던 술 페스타는 춘천 KT&G상상마당으로 옮겨졌다. 춘천시는 빠른 시일 내로 위탁업체 4차 공고를 낼 예정이다. 또 사회공헌활동이 활발한 기업에게 운영 의사를 타진한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