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등교를 하고 있는 학생들과 대학가 원룸촌의 모습이다. 사진 박도협 기자

현대사회의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캠퍼스 캥거루족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캠퍼스 캥거루족’이란 경제적 여유가 되지 않아 부모님과 동거하는 청년들을 일컫는 ‘캥거루족’이란 단어에서 파생된 신조어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서도 캠퍼스 인근에서 거주하는 사회 초년생을 의미한다.

이런 현상이 생기게 된 이유로는 도심 지역의 부동산 값 및 임대료 급증이 꼽히고 있다. 도심 지역에 비해 대학가 근처 원룸들은 학생들을 상대로 하기에 비교적 값이 싸다. 이로 인해 취업 후 직장 근처로 이사했다 대학가로 돌아오는 직장인들이 생겨나고 있다. 오히려 대학생들이 개강 전후 살 곳을 찾지 못하고 있기도 하다.

또 캠퍼스 캥거루족은 이수 학점을 다 채워 졸업할 자격을 갖췄으나 졸업을 유예하는 대학생들을 뜻하기도 한다. 졸업 유예는 취득 학점과 성적 평점 평균, 졸업논문이나 시험 등의 요건을 모두 충족한 상태지만 졸업을 하지 않는 경우를 말한다. 23년 2월 기준 우리 대학의 졸업 유예생은 71명이며 8월 졸업 유예생은 61명이다.

교무팀은 캠퍼스 캥거루족의 근본적인 원인을 취업 문제로 보고 있다. 취업 스펙을 쌓는 용으로 준비하는 대다수의 대외활동 지원 대상이 졸업 예정자까지기 때문이다. 한편 유예생은 수강 신청이 가능해 낮은 성적을 받은 강의를 대체 재이수하려는 경우도 있었다.

학생들의 입장 역시 비슷했다. 졸업 유예를 고민 중인 신윤철(디지털미디어콘텐츠ㆍ3년)씨는 “대학생 대상 공모전이나 대외활동을 하며 전공ㆍ희망직종의 경험을 기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주변을 보면 대부분 취업이 힘든 현실을 도피하는 목적으로 유예를 신청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씨의 말처럼 사회 진출 전까지 최대한 여러 가지 경험을 해보거나 학생 신분으로서 학교생활을 충분히 누린 뒤 4학년쯤부터 취업을 준비하고 싶다는 의견도 많았다. 심리적 부담감으로 대학 근처에서 지내며 취업을 준비하는 이들도 있었다. 기업ㆍ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학생들 역시 ‘대졸 백수’보다는 재학 신분으로 남아있는 게 편하다는 입장이다. 본가에 비해 캠퍼스 주변의 상권이 나아 캠퍼스 캥거루족을 자처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취업난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캠퍼스 캥거루족은 계속해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우리 대학 관계자는 “학생 개인의 관심도 필요하나 대학 측에서도 신경 써야 할 부분”이라 말했다. 이어 “여러 부서의 긴밀한 협조와 지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