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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원] 말하는 즐거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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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3.09.23  04:2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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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일상 속에서 늘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하면서 살아간다. 전혀 말하지 않고, 글을 쓰지 않고 하루라도 살 수 있을까? 아마 어려울 것이다. 성격에 따라 조금 덜 힘들고 더 힘든 차이가 있을 뿐일 것이다. 글로 하는 의사소통도 물론 중요하지만, 특히 다른 사람과 얼굴을 마주하고 표정을 살펴가며, 대화를 나누는 즐거움은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우리의 인생에 있어서 너무나도 중요하다. 사실 우리는 이것이 이다지도 중요한지 잘 깨닫지 못했었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가 우리에게 그 평범함의 소중함을 깨닫게 해주었다. 마스크를 벗고 친구와 시답잖은 평범한 내용의 대화를 나누며 웃을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말을 할 때 우리는 대개 어떤 말을 어떻게 할지 생각한다. 단어를 고르고, 그것을 적절한 어투로 상황에 맞게 전달하곤 하는 데 신경을 쓰곤 한다. 그런데 사실 좀더 단순하게 보이지만, 우리가 목소리를 내고 입술과 혀를 움직여 발음을 하는 것도 의사소통의 대단히 중요한 부분이다. 간단한 대화를 할 때에도, 짧은 단어를 말할 때에도 상상을 초월하는 많은 뇌신경 구조와 크고 작은 근육들이 관여하며, 그것도 그 근육들이 내가 익숙해져 있는 원하는 속도로 정확한 타이밍에 움직여야만 비로소 나와 같은 모국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그 복잡함은 우리가 그것을 마음대로 하지 못할 때에 오롯이 드러난다. 오늘도 누군가는 크고 작은 건강상의 문제로 인하여 그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목소리와 발음, 공명의 문제로 괴로워하고 그 소중함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을 것이다. 사실 조금만 ‘관찰’을 해보면 내 주변에도 크고 작은 의사소통문제를 가진 사람이 있을 수 있다. 관찰은 언어재활사가 수행하는 언어치료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고 기본이 되는 행위이며, 관찰의 대상에 대해 목적의식을 가지고, 애정을 가지고 바라보아야만 비로소 원하는 것을 알아낼 수 있기 때문에 쉬운 일만은 아니다.

언어재활사는 인간의 의사소통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의사소통의 다양한 문제들을 평가하는 기술, 그리고 의사소통장애를 행동적인 방법을 통해 치료하는 전문가이다. 다른 많은 직업들도 각자의 보람이 있겠으나, 다른 사람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바가 큰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무엇보다도 인간에게 이다지도 소중한 ‘의사소통’을 회복시키거나 습득시킨다는 점은, 대상자가 함께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으로서 마땅히 가져야 할 가장 근원적인 무엇인가를 회복하도록 돕는다는 치명적인 매력으로 다가온다. 오늘도 언어재활사가 되고자 많은 학생들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다른 사람의 의사소통을 소중히 생각하고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는 이 학생들에게 마음으로부터 응원을 보낸다. 오늘은 내가 하는 한마디 한마디의 말이 어떻게 나오는지 한발 떨어져서 바라보고 그 소중함을 되새겨보면 어떨까?
 

 

/이승진 언어청각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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