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 > 오피니언
[기자수첩] 인생을 뷰파인더로 바라보다
박도협 기자  |  Adebayor_10@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23.10.28  07:57:48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만약 당신의 사진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충분히 가까이 가지 않았기 때문이다.”

맞다. 피사체에 가까운 접근을 가져갈수록 결과물의 강조 및 부각 효과가 명료해져 사진작가가 찍은 사진에서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 것인지 독자가 이해하기 쉬워진다. 더불어 접근할수록 자신이 포커싱한 피사체의 선명도가 강해져 사진 퀄리티도 올라간다.

보도 사진계의 전설 ‘로버트 카파’가 가볍게 던진 코멘트는 그가 사후 70여 년이 지난 현재에 이르러서도 사진을 찍는 모든 이들에게 어느 정도 통용되는 진리가 됐다.

문득, 로버트 카파는 단순히 사진을 잘 찍으려고 했던 코멘트가 아닌 피사체에 한걸음 더 가까이 접근하는 수고스러움 속에서 발견하는 미덕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었던 것은 아니었겠느냐는 생각이 들었다.
좋은 사진을 건졌을 때의 뿌듯함은 잠시다. 정작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하는 본인조차 사진을 찍어놓고 굳이 다시 꺼내보는 일이 많지 않다. 인간의 소유욕은 사진 영역까지 침범한다. 원하는 사진을 찍고 나서는 만족감으로 인해 좋아하는 사람과 완벽한 구도의 사진을 찍었을지라도 처음 포착했을 때의 감동은 어쩌면 당연하게 반감될 뿐이다.

하지만, 이른바 ‘발줌’을 통해 내 자신이 피사체에 다가가며 결과물이 어떻게 나타날까 먼저 예상해보며 가지는 기대감과 설렘은 언제나 새롭다.

이따금씩 셔터를 누르기 전 분주히 움직이던 나의 모습을 회상하면 굉장히 센치해지고 찰나의 순간을 기록하는 본인 스스로가 멋있다고 느껴질 때가 있다. 어쩌면 사진과 인생을 동일 선상에서 바라봤을 때, 우리는 결과물에만 광적으로 집착하는 삶을 살고 있지 않는가? 물론 과정과 결과 두마리의 토끼를 잡는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성공 여부는 일련의 과정이 있기에 자연스럽게 발생하는 ‘디폴트값’이다.

본인 또한 기억을 되짚어 봤을 때, 고3 당시 입시를 준비하면서, 친구들과 오랜 시간 같이 도서관에서 같이 공부하며 흘린 땀방울, 서로의 대학 입시정보를 알아봐 주며 키워간 우정은 대학교에 합격했을 때의 기쁨보다 훨씬 소중한 가치였던 것 같다.

성과 지향적인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현대사회에 본인이 어쩌면 합당하지 못한 잣대를 들이민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삶을 살아가는 데 있어 단순히 낭만을 좇으라는 듣기 좋은 말을 하고 싶은 것은 더더욱 아니다. 오늘 하루 내가 좋아하는 카페에서 열심히 사진을 찍었지만, 마음에 드는 결과물을 얻지 못했을지라도 의외의 장소에서 의도치 않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는 법이다.

다시 한번 독자들에게 묻고 싶다.

“그대들도 목표에 사로잡혀 일련의 과정들을 망각한 채 인생을 살아가지 않는가?”

 

 

/박도협 사진부 기자

   
 
박도협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인기기사
1
[사진기획] 正論直筆
2
[보도] 2023 학생회·연합회 공약 이행 ‘양호’
3
[보도] 탈북민이 전하는 분단의 아픔과 미래 안보
4
[보도] “이공계 여대생 취업고민 그만” 27일‘W-star 특강’열려
5
[기획] ‘1차 예결산 심의’, 잡음에도 큰 피해 없어
6
[보도] 세상 유일 작품 직접 만드는 “문화콘텐츠 메이커스”
7
[보도] 1학기 학사신청, 내달 5일 오후 5시까지
8
[사회] 문화도시 춘천, 문화 예산 축소 ‘몸살’
9
[사회] 실천하는 이웃 사랑, ‘김장 나눔 행사’ 개최
10
[사회] 의암스카이워크 3월까지 운행중단
신문사소개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24252 강원특별자치도 춘천시 한림대학길 1 캠퍼스라이프센터 9-308호 한림학보사
제보 및 문의 : news@hallym.ac.kr / 033-248-2871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손성민(간사)
Copyright © 2005 한림학보. All rights reserved. news@hallym.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