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학본부 2층 교무회의실에서 열린 ‘키워드 한국공론장’ 강연에서 이준웅 서울대 교수가 공론장의 이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박도협 기자

이태원 참사 1주기를 맞아 춘천시민과 대학생이 함께하는 유가족 간담회가 개최됐다.

지난 26일 오후 6시 반부터 8시까지 강원대학교 사회대 001호에서 “기억, 추모, 그리고 진실을 향한 약속”이라는 주제로 이태원 참사 1주기 유가족 간담회가 열렸다. 앞서 지난 20일과 24일에는 춘천 명동과 강원대에서 서명운동과 굿즈 배부를 하며 사전 홍보가 있기도 했다.

이번 행사는 강원대 생활도서관이 주관하고 ‘민주주의와 민생, 사회공공 실현을 위한 춘천공동행동’의 공동 주최로 실시됐다. 강원대 생활도서관은 강원대 학생 자치기구로 이태원 참사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 유가족 간담회와 SPC 규탄 행동, 노동 강연 등을 진행한 바 있다. 춘천공동행동은 춘천시민단체 연대체로 지역 내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간담회는 이태원 참사 1주기를 앞두고 춘천지역 대학생과 시민들에게 참사 이후의 문제점 및 현황을 알리고 연대할 때 진실을 밝힐 수 있음을 나누려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춘천시 대학생과 시민 32명이 참석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마음을 모았다.

고(故)이남훈씨 유가족과 강릉 출신 고(故)최혜리씨 유가족은 참사 이후의 1년을 행진과 서명운동, 집회 등을 하며 보낸 ‘길에서의 1년’이라 표현하며 입을 열었다. 진상 규명 특별법에 대해서는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과 안전한 미래를 만드려면 꼭 제정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고(故)이남훈씨의 어머니 박영수씨는 당시를 회상, “마약 단속을 목적으로 아이들을 알몸 상태로 인계하고 카드 내역도 동의 없이 인쇄해 갔으며 통화기록은 삭제돼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일은 명백한 인권 유린이라며 희생자들의 명예 회복뿐만 아니라 안전한 사회를 만들려면 원인파악 및 책임자 처벌과 합당한 안전대책을 수립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또 특별법 통과 등을 이뤄낼 수 있었던 건 많은 분들의 연대 덕분이라며 감사 인사를 했다.

유가족들은 우리 모두가 ‘나라를 상대로 안전과 생명을 보장받지 못한 피해자’라는 입장을 내비쳤다. 더불어 간담회에 참석한 많은 희생자 또래 청년들에게는 “이런 피해를 입었다는 것을 잊지 말고 나라에 당당히 권리를 요구하고 소리치길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후에는 방청객 질의응답과 온라인 추모 캠페인 참여 시간이 있었다. 참여자들은 희생자의 생전 일화와 세상을 바꾸려 노력하는 유가족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또 한번 마음을 나눴다. 끝으로 이태원 참사 특별법 즉각 제정을 다 함께 외치며 간담회는 막을 내렸다.

간담회에 참여한 조재현(철학ㆍ4년)씨는 “또 다른 비극과 리본이 나오지 않도록 모두의 노력과 관심이 필요해 보인다”고 소감을 밝혔다. 진행자 이이랑씨는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시민 공동체 모두의 책임이다”라며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