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내 유일하게 집회금지가 이루어지고 있는 우리 대학 운동장의 모습이다. 사진 이연희 기자

도내 유일하게 시행 중인 우리 대학의 ‘집회 금지 기간’ 학칙이 논란이 되고 있다.

우리 대학은 시험기간 중 집회 행위 및 강의실 대여를 불허하고 있다. 현재 학생행정 학칙 중 학생생활 규정 제 5장 14조에는 ‘매학기 중간시험 및 기말시험 개시 1주일 전부터 시험 종료시까지는 각 단체는 일체의 집회를 가질 수 없다’고 명시돼 있다. 2017년 이후 6년간 이어지고 있는 이 학칙은 학우들의 학습 분위기 조성을 이유로 시행되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 대학 스포츠 리그인 ‘인트라뮤랄리그’ 역시 시험 일주일 전부터 진행을 멈춘다.

‘집회 금지 기간’ 중 각별히 단속되는 곳은 대운동장이다. 우리 대학 학생생활관은 운동장과 근접해 운동장의 대형 조명과 바로 마주한다. 그 때문에 이 기간 동안 대운동장 조명은 야간에 켜지지 않는다.

8관 사생인 김지헌(영어영문·2년)씨는 “운동장 조명으로 수면에 방해 받을 때가 종종 있다”며 “시험기간 같이 수면시간이 중요한 기간에 조명이 꺼져있어 개인적으로는 만족한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도 이 학칙을 가진 대학은 우리 대학이 거의 유일하다. 실제로 인근의 강원대·송곡대·춘천교대·한림성심대 등 총 4개 중 어느 대학도 학칙에 집회 금지 기간을 정해두지 않았다. 이들은 대학이 정해놓은 집회 신고 양식에 맞춰 교내에 제출하면 시험기간에도 집회 활동이 가능하다.

가톨릭관동대만이 ‘정기 시험기간 중에 운동 경기에 참가하려 하는 학생은 정해진 허가절차 외에 교무처장의 협의를 받아야 한다’며 시험기간에 평소보다 엄격한 기준으로 집회를 허용하고 있다. 대부분의 대학들은 정치 활동 목적의 집회만을 금지하고 있다.

이 학칙이 잘 지켜지고 있는지에도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 19일 전현태(디지털미디어콘텐츠·2년)씨는 H Stadium 풋살장에서 지인들과 풋살을 진행했다. 당시 그는 “주변 골프장과 농구장을 사람들이 모두 이용하고 있어 별생각 없이 들어가 운동을 했다”며 “그러던 중 약 40분이 지났을 때 캡스 직원이 와 집회 금지 기간이라 사용 불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전씨는 풋살장만 제한되고 농구장과 골프장을 사용하는 인원들은 별다른 제재가 없었다는 점을 이야기하며 억울함을 토로했다.

캡스 측은 당시 “누군가 풋살장 사용하고 있으니 제재하라”는 연락을 받았으며 “정확한 집회 금지 구역을 알지 못해 신고 내용을 듣고 행동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집회 금지 기간을 담당하는 학생지원팀 측은 “H Stadium 전체가 집회 금지 구역이다”라며 “직원들이 퇴근했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일이며 주변 기관과 소통이 중요할 것”이라고 전했다.